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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열매마를 심고나서

by 감사화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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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에 임광사에 들렀다가 스님으로부터 씨 열매마를 몇 개 받았다. 마라고 하면 땅에 심어서 뿌리를 캐서 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어, 열매마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라 열매마가 무엇이냐고 여쭈어봤더니 효능은 보통 땅에서 캐서 먹는 뿌리 마보다 낫다고 하시면서 수확하기도 좋고 맛도 마와 비슷하다 하시면서 한 번 심어보고 어떻게 자라고 열매마가 맺히는지 잘 관찰해보라고 하셨다. 매실밭에 심으면 매실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많은 열매마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 길로 텃밭으로 가서 씨 열매마를 매실나무 근처에 심고 어떻게 싹이 나고 넝쿨이 어떻게 뻗어 나는지 관찰해 보기로 했다. 심고나서 바로 열매마가 어떻게 싹이 돋고 꽃과 열매를 맺을 지 기대가 되고 궁금했다.

씨 열매마를 심고 나서 한참 동안 싹이 돋을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았다. 혹시 땅속에서 썩어버린 것일까 하는 생각에 심은 곳을 호미로 파볼까 하다가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새싹이 돋아났는데 마와 비슷하였다. 그래서 고추 지지대로 매실나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더니 그것을 타고 이내 매실나무로 넝쿨을 뻗으며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열매가 열리려면 꽃이 피어야 하는데 꽃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8월에 들어서 마디에 조그마한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는 잊어버리고 있다가 최근에 보니 제법 큼직한 열매마가 넝쿨의 마디 곳곳에 매달려 있어 신기하기만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의외로 열매마를 재배하는 곳이 많았다.

<잡초 사이에서 넝쿨을 뻗으며 자라고 있는 열매마 (6월 10일)>
<매실나무를 타고 올라 맺힌 열매마 (9월 5일)>
<넝쿨의 잎이 난 마디에 하나씩 매달린 열매마>
<한창 잘 자라고 있는 열매마>
<매실나무 가지로 타고 올라가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마>
<땅속에 아닌 하늘에 매달린 열매마>

열매마는 하늘마, 줄기마, 우주마, 넝쿨마 등으로 불리며, 동의보감에 몸이 허약하고 과로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더하며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심장을 좋게 한다고 한다. 이러한 열매마는 일반 마처럼 끈적끈적한 점액질인 뮤신이 위벽을 보호하고 소화를 촉진시키면서 칼슘 성분이 일반 마의 3배 이상 높아 뼈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열매마는 주스를 만들어 마실 수 있고, 또한 고소한 전을 붙여 먹어도 좋다고 한다. 또한 열매마는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도록 돕는 장기인 신장을 튼튼하게 하며,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아르기닌이 풍부하여 근육을 강화하면서 운동 효율을 높여주고, 껍질에 있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까지 섭취할 수 있어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열매마는 일반 마와는 달리 넝쿨을 뻗으며 대기 중에 열리기 때문에 재배할 때 농약을 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자라 수확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열매마를 껍질 채 날 것으로 먹을 수 있는데, 생으로 먹을 때 가장 영양소를 최대한으로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열매마를 익히면 뮤신 등의 영양분이 파괴된다고 하여 껍질까지 함께 날 것을 먹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 올해 처음 열매마를 심고 곧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많이 심어 형제자매들과 주위의 아는 분들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할까 한다. 오늘 오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배추 모종을 심고 왔는데, 영근 열매마 두 개를 첫 수확하여 껍질 채 날 것으로 먹어봤는데 뮤신 성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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