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한달 하고도 보름이 훌쩍 지나버렸다. 나이에 따라 세월이 빨리 흘러간다는 말이 있지만, 일흔을 앞둬서인지 정말 시속 70km 이상의 빠르기로 하루가 잠깐 사이에 지나가고 마는 것 같다. 지난날들을 한번씩 되돌아보면, 하루 하루가 기적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무사히 하루 24시간을 넘기는 것이 얼마나 기적인지를 실감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밤 늦게 잠자리에 들 때까지 무탈하게 지낸 오늘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희귀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 가운데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세상살이에서 용케 아무 탈없이 장애물 경기를 마치고 하루를 마감한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길들여진 대로나 아니면 어떤 계기로 스스로 바꾼 생활 방식대로 습관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처럼 아무런 일도 문제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조금만이라도 자신의 몸과 마음은 물론 다른 생명들과의 관계까지를 고려하면서 주위 상황과 환경도 참작해 보면 한순간 한순간 무사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감사할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은 아무런 어려움 없고 아무런 고통이나 아픔조차 없이 지내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고 난관이 없는 사람이 없다.
또한 날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사고와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외줄타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아무런 탈도 없고 문제도 없이 하루를 무사히 보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다행이고 기적적인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조금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조금은 모자란다는 말을 듣더라도 모두 함께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은 별 것이 아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로, 아무 것도 아닌 일 하나로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듣고 보면, 오늘도 무사히나 안녕히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고 기쁨이지만 기적이라는 사실도 알고 살면 좋겠다.
그래서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관찰하면서, 다른 생명들과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도록 하면, 기적적인 나날을 봄날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삶이 충만하고 아름다워지려면 어떤 자세로 노력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보내야 할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관찰하며 사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록 살얼음판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언제 어떤 순간을 맞더라도 지금껏 자신만의 길을 즐겁고 행복하게 당당하고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제에 더 이상 꺼둘리지 않고, 내일에 매달려 허둥대지 않으면서 오직 오늘 이 순간에 모든 것을 걸고 온전하게 책임까지 지며 맑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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