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 명절을 앞두고 성묘를 다녀왔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여서 다니기에는 아주 좋은 하루였다. 예년 같으면 오랜만에 형제들이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지난날의 추억들을 더듬으며 우애를 나누었을 텐데, 작년부터 코로나 19 사태로 애들 아빠와 단 둘이서 성묘를 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까지 나타나 정부에서 가급적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를 하고 있어 올해 설 명절도 단출하게 지내야 할 것 같다. 이제 나이가 들만큼 들다 보니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도 어릴 적에 가졌던 기다림이나 들뜸보다는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비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
애들 아빠의 고향에 도착하여 먼저 조부모님의 산소부터 성묘를 하고 나서 제법 떨어져 있는 곳의 부모님과 증조모님 그리고 시아주버님 순으로 성묘를 했다. 매년 설 명절 성묘를 오면, 항상 빨갛게 물든 청미래덩굴의 열매를 보게 되는데 올해는 유난히 더 많은 청미래덩굴 열매가 곱게 매달려 있어 몇 장 담아왔다. 어릴 적 소 먹이러 뒷산에 오르면 여름이라서 청미래덩굴은 무성한 잎(망개잎)을 매달고 연두색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어떤 때는 얇고 넙적한 돌판 위에 감자를 얹고 망개잎으로 싼 뒤에 황토로 반죽을 하여 덮은 뒤 구워 먹기도 했다.
망개잎을 살짝 씹어보면 새콤한 맛이 나면서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고, 얼마 전에 알았지만 망개잎은 방부제 효능이 있다고 하여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는데, 망개떡도 해 먹는다고 한다. 망개잎차나 뿌리인 토복령을 우려 마시면 몸속의 중금속이 배출된다고 한다. 특히 청미래덩굴의 뿌리인 토복령(土茯苓)은 한약재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어제 보았던 청미래덩굴의 열매인 망개는 날 것을 깨물어 맛보면 망개잎과 비슷한 새콤하지만 빨갛게 익은 뒤에는 고운 빛깔에서 알 수 있듯이 달짝한 맛이 나기도 하여 먹을만했다. 지금도 망개잎이나 망개를 떠올리면 입에 침이 고인다.
한의학사전에 보면 "토복령은 청미래덩굴 뿌리이며, 청미래덩굴과 식물인 청미래덩굴 Smilax china L.의 뿌리줄기를 말린 것이다. 청미래덩굴은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모든 산기슭에서 자란다. 가을이나 봄에 뿌리줄기를 캐서 물에 씻어 긴 것은 적당히 잘라 햇볕에 말린다. 맛은 싱겁고 성질은 평하다. 위경(胃經) · 간경(肝經)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습사(濕邪)를 없애며 해독한다. 관절통, 매독, 연주창, 헌데, 악성 종기, 수은 중독 등에 쓴다. 하루 15 ~ 30g을 탕제 · 주제(酒劑) · 산제 · 환제 형태로 만들어 먹는다."라고 되어 있다. 봄이 되면 토복령을 캐서 말린 뒤 우려 마셔볼까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다른 자료에는 토복령이 해독 작용과 각종 성인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첫째가 해독 작용인데, 토복령에는 사포닌 계열의 디오스신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크롬, 카드뮴 같은 중금속으로 인한 세포 독성을 억제하고, 그런 유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고 한다. 둘째는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토복령의 디오스게닌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혈관 수축 및 이완을 유도하여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셋째는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인데, 토복령의 식중독 유발 세균 억제 능력과 염증으로 인한 증상 및 통증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넷째로는 항암 작용인데, 예로부터 위암, 간암, 직장암, 식도암, 자궁암 등에 이용했다고 하며, 토복령 우린 물을 마시면 암세포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섯째는 성욕 촉진인데, 토복령은 남자에게 근육 강화, 운동 능력 증대 및 성욕 촉진 등을, 여자에게는 유방 확대, 부드러운 피부, 성욕 촉진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뇨 작용과 노화 억제 및 피부 미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린잎은 나물로도 무쳐 먹는다고 하니, 일상생활에 아주 요긴한 약재이고 음식 재료인 것 같다. 덧붙여서 토복령은 특별한 부작용도 없는 안전한 식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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