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오늘 오랜만이 애들 아빠 직장 동료 부부와 점심 식사를 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2년 가까이 서로 만나지도 못하다가 시간을 맞추어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첫마디 인사가 "살아계셨네요?"였다. 자주 만날 때는 한 달이 한두 번 이상이었고, 함께 며칠씩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너무 적조했던 것 같았다.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코로나 19로 거의 바깥나들이를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주가 되었다. 그새 코로나 19 확진이 되어 고생한 경험도 나왔고,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힘이 든다고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하게 지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고맙고 감사할 일임을 다시 깨닫게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는 송도해수욕장 쪽으로 드라이브 겸 산책을 하자고 하여 그쪽으로 향했다. 정말 송도는 오랜만에 찾아가게 된 것 같다. 큰애가 대학 입시를 본다고 하여 기도하러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20년이 지난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송도해수욕장 부근의 경관들도 많이 바뀐 것 같았다. 그 당시는 아파트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군데군데 3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어 답답하게 느껴졌다. 또한 주차할 곳도 충분하지 않아 해변 외곽도로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송도 구름산책로 시작 위치 근처의 공영주차장 한 자리에 주차할 수 있었다.
부산에 30년 이상 살고 있지만 송도해수욕장에 케이블카가 생긴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구름산책로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송도 구름산책로는 길이가 365m라고 되어 있고, 해안가 즉 바다 위로 산책로를 만들어 그것을 구름으로 표현한 것 같았은데, 특색이 있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에 철망으로 된 부분이 있어 구름다리 아래의 바다를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천천히 구름산책로를 산책하다가 거북섬이라는 곳에 이르니 어부와 인어공주상 그리고 거북알 반쪽을 바른 형상도 있었다. 거북섬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바위가 따뜻하게 달구어져 있어 온돌에 앉은 기분이어서 편안했다.
잔뜩 안개가 낀 듯한 미세먼지가 많은 날씨여서 강한 햇볕은 내려 쪼이지 않았지만 초여름 같았다. 멀리 푸른 바다도 아스라이 보이고, 영도섬과는 그리 멀지 않은 듯하였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바다 위를 가로질러 운행하고 있는데, 최고 86m 높이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하늘을 나는 짜릿함과 동시에 송도해수욕장, 부산 영도와 남항대교, 송도용궁구름다리, 파도치는 기암절벽까지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송도 구름산책로의 끝자락이 바로 송도해상케이블카가 다니는 로프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케이블카가 다니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었다.
부산에 오랫동안 살고 있지만, 자주 다니는 곳이 정해져 있다시피 하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송도해수욕장이 이렇게 변한 줄도 모르고 지냈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함께 여유롭고 오붓한 시간을 가지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는 것은 삶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늘부터 코로나 19를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 고시를 한다고 했으니 독감 정도로 알고 일상을 지내게 된 것 같아 우려와 안도가 교차한다. 전문가들이 너무 성급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라고 하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지 우려가 된다.
'행복한 오늘을 위해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별이 되어 떠난 배우 강수연 (0) | 2022.05.07 |
---|---|
100주년 어린이날을 맞아 (0) | 2022.05.05 |
가랑비지만 단비가 내린 하루 (0) | 2022.04.21 |
환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귀향 (0) | 2022.03.24 |
코로나 19 대응 이대로 좋은가? (0) | 2022.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