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조금 늦게 고추 모종을 심었다. 농협에서 매년 맵지 않은 고추 한 판(105주)를 구입하여 대장동과 산내 텃밭에 심었는데, 작년에는 고추 모종을 심고나서 기온이 내려가서 냉해를 입었다고 하여 올해 고추 모종을 약 1주일 정도 늦게 판매를 한다고 했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은 섭씨 23도였는데도 아침 최저 기온은 섭씨 9도로 쌀쌀했다. 그러다 보니 호박이며 오이 모종은 아예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도록 하는 집도 있는 것 같다. 지난 주에 보통 고추를 제외한 매운 고추, 꽈리 고추, 오이 고추, 비타민 고추와 가지와 토마토(일반, 방울, 대추) 및 애플 수박과 복 수박은 모종을 구입하여 심었는데, 제법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늦은 밤과 이른 아침은 기온이 낮아서인지 심을 때보다 키가 작아진 것 같았다.
텃밭에는 매실도 제법 큼직하게 자라 있었고, 자두도 견실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옮겨 심은 작약은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는지 활짝 핀 꽃이 예전의 반 정도 크기로 보여 안스러웠다. 내년이 되면 새로운 흙과 위치에 잘 적응하여 이전처럼 탐스런 꽃봉오리를 피울 것이라 믿는다. 텃밭 성토를 하고 처음 이랑을 만들어 심은 부추, 상추, 케일, 당귀, 대파, 옥수수는 물론 들깨, 비트, 당근, 쑥갓, 아욱, 근대, 시금치, 열무, 강낭콩도 싹을 틔워 느리지만 조금씩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스럽기까지 한다. 오늘은 농협에서 구입한 일반 고추 모종과 땅콩 모종을 심고, 고추 모종에는 지지대를 세워 주는 일을 했다. 성토한 흙이 마사토라고 하여 땅콩이 잘 된다는 말을 듣고 거금(1만 5천원)을 주고 땅콩 모종 한 판을 사서 심었다.
오는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까지 비가 내린다고 하니 오늘 심은 고추와 땅콩은 잘 자라지 않을까 한다. 매년 이맘때면 느끼지만 고추 모종을 심고나면 큰 일 한 가지는 해치운 듯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비록 앞으로 고추를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려야 하고, 또한 김장할 때 쓸 고춧가루를 직접 장만하기 위해 잘 익은 고추를 수확하여 말리는 일도 만만찮지만 일단 시작인 고추 모종만 심어도 밀린 숙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다. 고추 모종을 심고 지지대를 꽂은 뒤 노끈으로 잡아매 주는 작업까지 하고 나니 벌써 오후 4시가 지나고 있었다. 서둘러 상추와 케일 및 부추를 수확하여 집으로 돌아올 준비를 했다. 퇴근 시간은 너무 차가 밀려서 혼잡하기 때문에 서두른 것이다. 일하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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