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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설을 앞둔 정월 마지막 날

by 감사화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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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우리말로 정월은 해오름달이라고 한다. 오늘은 설을 하루 앞둔 정월 즉 해오름달의 마지막 날이자 음력으로 섣달 그믐날이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이 이어지다 보니 하늘 빛깔도 멀리 보이는 산의 색깔도 바다의 물결 빛도 달라 보이고, 그새 매화도 아름답게 피어났다. 올해 들어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사실을 돌아보면 시속 70km 정도로 달리니 이리도 빨리 세월이 흘러가는가 보다 하면 제삼자의 입장처럼 독백을 내뱉고 있다. 가끔 어릴 적 설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어머니께 새 옷과 새 신발을 사달라고 시장까지 따라가면서 졸랐던 기억이 난다. 또한 어른들의 설날이 어떤지도 모르고 마냥 친척들이 와서 좋고 평소에 먹지 못하던 부침과 떡 등을 먹을 수 있어 신이 났었던 날이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둘째가 홀연히 왔다가 조금 전에 설날부터 길이 막힌다면서 훌쩍 가버렸다. 온다고 할 때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고, 한 가지라도 더 해먹이려고 허둥거렸는데, 간다고 하는 순간부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만 더 바빴다. 와서 함께 얼굴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식탁에 마주 앉아 와인을 곁들여 장만한 음식을 나눌 때는 더없이 행복하고 좋았는데, 떠나버리고 나니 마음 한편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여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자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고 행복인지 모르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꾸 자식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서 그런지 곁에만 두고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식은 때가 되면 독립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도록 지켜보고 바른 길도 가도록 하는  것이 부모인데, 그 이상이고 싶어서일 것이다.

내일 설날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분주히 시장을 다녀왔다. 어제 오후에는 산적을 그리고 오늘 오전부터는 오징어와 새우 및 고구마와 호박 튀김, 두부와 부추 및 명태와 조기 부침, 조기와 상어 찜, 숙주와 콩나물 및 시금치 무침 등을 하다 보니 벌써 밤이 되어 있었다. 아직 장만해야 할 탕국 거리 등이 일부 남아 있지만 첫째와 애들 아빠가 팔을 걷고 나와 거들어줘서 큰 힘이 되었다. 둘째는 먼길을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반가웠는데, 함께 설을 맞지도 않고 서둘러 일찍 간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지만, 설날이나 설 다음날 귀경을 하면 서너 시간은 더 걸려서 집에 도착할 것이라 짐작하니, 전날 가는 것도 좋은 방법 같기도 했다. 어른들 말씀이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라는 뜻을 안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런 일을 겪으면 더욱 실감을 하게 된다.

<치자를 우려 튀긴 오징어, 새우, 고구마, 호박>

어제 오후 약수를 길으러 급히 뒷산 약수터를 다녀오면서 백매와 만첩홍매를 다시 보았는데, 하루 사이에도 몰라보게 많은 매화가 피어나 아예 벌써 봄이 왔다고 선언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제 남부지방만이 아니라 중부지방으로 매화 소식이 전해지지 않을까 한다. 이번 주말에는 아마 피어 있을 통도사 자장매를 보러 다녀올까 한다. 그런데 둘째가 귀경한다고 하기에 일기예보를 보니 설날이 내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는 눈이 내린다고 한다. TV의 일기예보는 함박눈이라고 하는데, 기상청 동네예보에는 그리 많은 눈이 내리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어, 둘째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는 눈이 적게 내려주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한 달이 가고 시샘달이라고 하는 2월을 맞으면서 설날이라서 색다른 기분이다. 시샘달에는 모두 행복하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고매한 자태의 백매>
<화사하게 만발한 백매>
<낮에 봐도 눈이 부시는 만첩홍매>
<활짝 피어나 아름다운 만첩홍매>

2022년 설날을 맞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분을 기원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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