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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정월대보름 달을 바라보며

by 감사화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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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력으로 정월대보름(날)이다. 지난 5일장에 가서 정월대보름날을 맞아 먹을 찹쌀 팥밥과 나물이며 부럼깨기 땅콩과 호두 등을 사 왔는데, 깜빡 잊고 그냥 지나칠 뻔했다. 결국 아침은 부럼깨기만 하고 평상시처럼 지내고 나서 곧바로 정월대보름날에 맞는 찹쌀 팥밥과 콩나물과 숙주나물, 도라지 무침, 우엉조림, 취나물 무침 등을 준비해서 점심은 그런대로 정월대보름 기분을 내보았다. 오후에는 뒷산에 올라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도 하고 약수도 길러왔는데, 바람이 세차고 기온까지 내려가는 것 같았다. 어두워지자 기온은 더 떨어져 한겨울로 다시 돌아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정월대보름 달은 봐야 한다며 바깥으로 나갔는데 손에 이어 귀까지 시리는 것 같아 이내 집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정월대보름날에 꽃샘추위가 찾아온 것이다. 내일과 모레까지 매섭다고 하니 환절기에 건강에 더욱 유의해야 하겠다. 잠시 정월대보름 달을 보고 왔는데, 도시는 환한 가로등들이 많아 또렷하게 달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달의 원래 동그란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한 해의 첫 번째 기회가 바로 정월대보름날이라서 의미가 더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마을마다 장정들이 산에 가서 소나무 가지를 잘라와서 달집을 짓고 초저녁에 그 달집을 태웠던 기억이 난다. 아침에는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부럼깨기를 한다고 호두나 땅콩을 까먹었고, 귀밝이 술도 마셨고, 줄다리기와 쥐불놀이도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설날 못지않게 마을이 잔치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동그랗게 세상을 훤히 밝히고 있는 정월대보름 달>

우리의 고유한 풍속은 지켜 나가면서 우리나라만의 전통을 이어가도록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더욱 한국적인 자세가 아닐까 한다. 어머니께서 살아계실 때는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항상 정성 들여 찹쌀 팥밥과 여러 가지 나물들을 무쳐 반찬을 장만하신 뒤에 한 상을 차려 누군가에게 혼잣말로 빌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저절로 어머니처럼 찹쌀 팥밥과 나물 반찬들을 정성껏 장만하여 가족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고 있다. 또한 해가 가수록 각박해지고 팍팍해지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정월대보름 보름달처럼 원만하고 아름다우며 밝고 맑은 세상이 되기를 지극히 기도도 한다. 비록 미약한 바람이고 기도이겠지만 이런 마음들이 쌓이며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뒷산 약수터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동아대 승학캠퍼스 교정을 통해 왔는데, 오래전부터 피어나던 매화가 절정이었다. 가지마다 화사하게 피어난 매화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고, 가까이 다가가니 그 향기에 취해 정신이 몽롱할 정도였다. 이렇게 흐드러지게 매화가 피었는데, 느닷없이 꽃샘추위라고 하니 안쓰럽기까지 하였다. 비록 매화가 추위와 더불어 피어난다고 해도 어떤 때 보면 너무 차가운 날씨에 꽃잎이 견디지 못하고 물러 있어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이번 주말이 대동강 강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이니 겨울이 아무리 혹독하다 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따스하고 아름다운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는 희망의 계절인 봄이 반드시 오게 된다.

<화사하게 활짝 피어난 백매>
<매혹적으로 곱게 핀 만첩홍매>
<흐드러지게 핀 백매>
<눈부시게 피어난 백매>
<꽃샘추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봄을 노래하고 있는 백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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