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있은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그다음 날인 3월 10일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손에 땀을 쥐고 정권 교체가 될까 아니면 정권 연장이 될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선거 방송에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3월 2일까지 여러 여론 조사 기관에서 발표된 여론 조사에서 많은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것으로 나와 쉽게 정권 교체가 될 것으로 믿었는데, 의외로 박빙의 승부여서 놀랐을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지금까지 언론과 방송들이 대선 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은데, 이번 대선 결과의 쟁점은 뭐니 뭐니 해도 현 정권의 무능과 무식으로 5년도 되지 않아 나라가 완전히 망가졌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하루 사이에 승리한 야당 국민의힘은 기쁨으로 환호성을 질렀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밖으로는 졌지만 진 것이 아니라고 애써 독배를 든 것을 감추려고 하지만 앞으로 5년 간은 야당으로 전락하여 와신상담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현 정부는 시작할 때는 "이게 나라냐?"라고 하면서 공평, 공정, 정의를 내세우며 북핵에도 자신이 있고, 부동산 안정화에도 자신만만했다. 그렇지만 적폐 청산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거에 몰입하여 정적 숙청에만 열을 올리다가 정작 중요한 미래에 대한 비전은 전혀 제시조차 하지 않았다. 오로지 특정 일부 세력들만을 국민으로 포장하여 대다수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는 잘못된 국가 안보 의식과 무리한 경제 정책 강행 및 무식한 외교와 국적 없는 교육 등으로 반감만 샀다.
특히 조국 가족들의 부정과 반칙, 울산 시장 만들기를 위해 청와대 비서실이 총출동된 부정 선거 의혹, 대장동 게이트 등을 두고 현 정권 관련 부정과 부패 및 불법과 비리는 물론이고 내로남불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정권 교체를 위한 확실한 명분과 결심을 국민들에게 완벽하게 제공하였다. 어떻게 보면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자업자득이고 인과응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어떻게 되었던 대다수 국민들이 염원한 대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오랜만에 안도했을 것이며, 지금도 기분이 들떠 있을 것이다. 주변에 만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만에 하나 반대의 결과가 나왔더라면 얼마나 끔찍하고 소름이 끼쳤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고들 하면서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들 입을 모은다.
정권이 바뀌니 세상이 완전히 달려져 보인다고 하는 국민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내일부터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동안 남부지방은 작년 12월 중순에 비다운 비가 내리고 나서 지금까지 3개월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가뭄으로 봄을 맞아도 봄 같지 않다고 했는데, 영남 지역은 5 ~ 10mm, 나머지 지역은 최고 40mm, 남부 해안과 제주도는 최고 80mm 정도까지 비가 내린다고 하니 완전 해갈은 안 되더라도 봄을 맞는 산과 들에 생기를 불어넣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뒤에 다음 금요일에 다시 비가 내린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나라에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는데, 천손들이 사는 금수강산에 봄비가 촉촉이 내리며 축복하는 것 같다.
어제 텃밭에 가보니 봄이 완연히 무르익고 있었고, 극심한 가뭄 가운데서도 농작물들이 봄을 즐기면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자연의 위대함과 생명의 신비로움에 놀라면서 감사할 뿐이었다. 작년에 심어놓았던 양파, 마늘, 대파, 쪽파, 시금치, 봄동, 새싹 보리, 겨울초, 부추, 케일 등는 물론이고 쑥, 냉이, 달래, 봄까치풀, 광대나물 등이 가뭄도 아랑곳하지 않고 쑥쑥, 통실통실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일 밤비는 아니지만 낮부터 정말 오랜만에 목말라하고 있는 산과 들을 촉촉하게 적셔줄 단비가 내린다고 하니 또 밤잠을 설쳐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일기예보가 맞지 않아 몇 번을 양치기 소년처럼 당하기만 했지만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제법 내린다고 하니 꼭 더 많은 비가 내려주기를 기도한다.
봄비라고 하니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중국 당나라 때(712년 ~ 770년)의 유명한 시인인 두보(杜甫)의 춘야희우(春夜喜雨), 즉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또는 기쁜) 비'라는 한시(漢詩)가 생각나 감상해 보도록 한다. 이 한시는 두보가 50세 무렵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에 완화초당[浣花草堂, 두보초당(杜甫草堂)이라고도 부름]을 세우고 머물 때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금관성(錦官城)은 청두의 옛 이름이고, 당시 두보는 몸소 농사를 지으면서 그의 생애에서 가장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봄비에 대한 반가운 느낌이 더욱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봄의 희망을 생동하는 시어에 담아 비가 내리는 봄날 밤의 정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명시로 꼽힌다고 한다.
春夜喜雨(춘야희우)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소릉(少陵) 두보(杜甫)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봄을 맞아 모든 것을 자라게 하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살며시 밤에 찾아와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만물을 적시지만 가늘어 소리가 없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길은 구름으로 온통 어두운데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강가 배의 불빛만 홀로 밝네.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에 붉게 물든 곳을 바라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이 활짝 피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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