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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입춘과 정월대보름도 지나고

by 감사화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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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참 빠르다. 2023년에 들어선지 벌써 한 달이 지났고, 2월 들어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다. 올겨울도 이렇게 지나가고 봄이 오는 소리가 산과 들에서 차츰 또렷이 들려오고 있다. 한낮 기온이 섭씨 영상 10도를 넘고 있어 텃밭에도 봄나물들이 돋아나고 있을 것 같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조금은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지지 않을까 한다. 정말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지난주 토요일이 24절기의 첫 절기인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었다. 애들 아빠가 입춘시(立春時)가 오전 11시 43분이라고 하면서 입춘축(立春祝)을 붓으로 멋지게 "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고 적고 있었고, 또 그날이 된장 담그는 날로 정해놓아 뒷산 약수터에 가서 물을 길러오기도 하여 무척 바쁘게 지냈다.

<대문에 붙인 전서체로 쓴 입춘축>

된장을 담고 나니 한 해의 큰 일을 하나 마쳐서인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애들 아빠가 입춘축을 적어 대문에 붙이는 일도 연례 행사인 것 같다. 공교롭게도 정월대보름이 입춘 다음날이 일요일이었다. 어릴 때와는 달리 요즈음은 정월대보름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다. 그래도 지난 5일 장에 가서 나물 반찬거리와 땅콩과 호두 등을 구입했고, 찹쌀 팥밥을 해서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고 해도 무슨 일에나 정성을 다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는 마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조금 수고가 되고 시간이 들어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볼까 한다. 어제 어쩌다가 정월대보름달은 보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는데, 애들 아빠가 보름달을 담아와 카톡에 올려줬다.

<정월대보름 자정 가까운 시간에 담은 대보름달>
<오늘 아침 일찍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은 달>

벌써 지난 정월 중순부터 매화가 피어나 그윽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데, 통도사의 자장매도 지금쯤 활짝 피어나 있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 자장매의 아름다운 자태와 코끝에 느껴질 듯 말 듯한 향기와 함께 하고 싶은데 마음만큼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해가 갈수록 몸이 뒤따라주지 않아 마음이 더 급해지는데,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나이에 걸맞게 살아가려고 한다. 올겨울은 한번씩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강추위가 있었지만, 무난하게 지나가는 것 같다. 부산은 섭씨 영하 5도를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기억으로만 해도 두 번 섭씨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별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이 주범이 아닐까 하니 자업자득인 셈이다.

<텃밭에 탐스럽게 맺힌 매화 꽃봉오리 (2023년 1월 30일)>
<교정에 활짝 핀 매화 (2023년 2월 2일)>

요즈음 TV나 신문 보기가 겁이 난다. 밝고 좋은 보도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함께 에너지 관련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어두운 기사가 넘쳐나고, 검찰과 야당의 기싸움 아닌 기싸움도 보기가 역겹다. 아예 정치쪽의 기사나 보도는 보지도 듣지도 않려고 해도 정치인들의 수준이나 언행이 너무나 가당찮지도 않아 자주 귀를 씻고 눈을 헹군다. 오늘은 조민이라는 조국의 딸이 또 비위를 상하게 했다.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그 잘못을 고쳐나가는 것이 사람의 바른 도리일텐데, 집안 전체가 정상적인 시시비비 분별을 못하는 것 같아서이다. 저렇게 사는 가족들 때문에 반듯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들의 의식까지 오염이 될까 염려스럽다. 언제 이 나라가 정상이 될까 자꾸 하늘만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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