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1일과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가수 나훈아가 데뷔 55주년 기념 전국 투어 첫 공연을 열었는데, 거기서 2018년 평양 공연을 가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고 모든 언론과 방송들이 앞다투어 보도했었다. 구수한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하는 나훈아의 입심은 역시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나훈아는 노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읽고 국민들의 마음을 멋진 노래와 구성진 가락으로 표현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는 재주와 능력을 가진 것 같다.
가수 나훈아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그의 노래를 좋아했지만, 그의 사랑에 대해서는 그리 썩 좋은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삶에 대한 기준과 방식이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복잡 다난하여 쉽게 이렇다 저렇다고 단정 짓고 비판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각자의 삶에 대한 기준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차이는 언급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가수 나훈아의 사랑 이야기는 순수하다기보다는 파격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어리둥절할 때가 있어서 그렇지 않은가 한다.
여하튼 코로나 19로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불쑥 등장하여 "테스형"을 부를 때는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힘찬 박수를 보냈던 적도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가수 나훈아의 데뷔 55주년 기념 전국 투어 공연이 시작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면 끝까지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누가 불러만 주면 별다른 생각 없이 달려가 공연에 참가하는 것도 가수로서의 사명이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자신의 소신과 국가관에 따라 확실한 중심을 잡고 행동하는 자세는 배울만 하다.
그런 점에서 나훈아는 보통 가수들과는 다르다. 애국애민하는 진정한 국민 가수가 바로 나훈아가 아닌가 한다. 누가 감히 고모보를 죽인 김정은 앞에서 때려죽여도 어떻게 노래를 하겠느냐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평양에는 바빠서 못 간 것이 아니고, 가도 김정은 앞에서 노래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앞에 있으면 귀 싸대기를 때리려 했을 것이라서 가지 않았다고 했다고 하니 역시 입심이라면 나훈아이다. 이 정도이니 10개 도시 약 20만 장의 표 예매가 10분도 걸리지 않아 매진이 되었다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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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부 직인 김정은 앞에서 때리 직이도 우째 노래하누”
나훈아, 2018년 평양공연 불참 속내 털어놔
데뷔 55년 콘서트서 만담꾼처럼 이야기
“지는 노래가 전부 서정적입니더. 근데 뚱뚱한 저거는, 저거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직이고, 저거 이복형을 약으로 직이고, 당 회의 할 때 꿈뻑꿈뻑 존다고 직이뿌고. 그런 뚱뚱한 사람 앞에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나훈아의 ‘사랑’), 이기 나옵니꺼? 으이?”
11일 오후 7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공연장. 나훈아가 쏟아낸 부산 사투리 가득한 고백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의 데뷔 55주년 전국 투어 콘서트 ‘드림55′ 첫 공연 날. 나훈아가 2003년 발표곡 ‘공’의 ‘띠리~띠리~띠리~리리~’ 후렴구를 부르던 도중 만담꾼처럼 익살스럽게 꺼낸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용은 묵직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조용필 이선희 레드벨벳 등 유명 가수가 총출동했던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 참가를 거절했던 이유를 처음 밝힌 것이다.
언론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나훈아는 항상 자신의 공연에서만 속내를 터놓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7월 대구 공연에서는 당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내 바지가 지 바지보다 비쌀 긴데”라고 꼬집은 발언이 화제가 됐다. 이 후보가 그 직전 TV토론회에서 여배우 스캔들을 해명하며 ‘바지 내릴까요’라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날도 특유의 화법으로 속내를 털어놨다. 2018년 평양 공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나훈아가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스케줄이 바빠서”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그의 말은 달랐다. “저거는 내가 바빠서 못 갔다 카는데, 적어도 제 공연 오신 분들은 알아야하겠다. 바빠서 못 한다 칸 게 아이고, 때리 죽이도 (노래가) 안 나올 낀데 우째 하누. 앞에 있으면 귓방맹이를 쌔리든지 해야지.” 객석에선 “와~” “그렇제!” 환호가 터졌다.
나훈아 공연은 표 구하기 어렵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대전, 창원, 인천, 대구, 안동, 고양, 서울, 천안, 광주 등 10개 도시, 총 23회 공연을 연다. 총 20만 석 규모로 추정되며, 예매가 진행된 공연은 전부 3~8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공연표 정가는 약 12만~16만원 사이지만 암표가는 50만원을 훌쩍 넘겼다. 기자도 광클(빠른 클릭) 끝에 겨우 부산 공연표를 구매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해 코로나 감염 확산세에도 서울, 부산, 대구 등 공연을 강행해 눈총을 받았던 나훈아가 거리 두기 해제 후 처음 선 무대이기도 하다. 부산 토박이인 그는 동향민 관객에게 직접 쓴 편지 ‘고향에 계신 여러분 전 상서’를 읽은 뒤 솔직한 고백을 이어갔다. “코로나 첨 나왔을 때 맥주가 새로 나온 줄 알았소. 지금 함 보이소. 원숭이 두창인지 세창인지. 이게 다 무슨 짓입니꺼.”
또 동요 ‘반달’을 부르면서 “달에 사람이 가면서 계수나무와 토끼가 사라졌다. 인간들이 하는 짓이 하도 이러니 벌 받는 거다”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아프리카 밀림 온갖 것 다 잘라 불태우니 원숭이 두창인지 세창인지 오고, 동굴 근처에 아파트를 다 지으니 박쥐가 갈 데 없어 병 다 옮기는기라. 세계 지도자들이 딴소리 할 게 아니라 자연을 고만 해치자. 인간들 정신 차리자 해야 합니다.” 객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올해 75세가 된 그는 “내년 공연을 장담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박수 칠 때 떠날 거다. 절대 무대에서 박수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나이치고 잘 부른다는 소리가 제일 싫다”며 웃었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첫 곡 ‘테스형’부터 앙코르 곡 ‘갈무리’까지 총 22곡을 전부 혼자 열창했다. 올해 낸 신곡 중 ‘체인지’ 때는 마이클 잭슨 같은 차림으로 직접 춤추며 노래했고, ‘맞짱’ 땐 살아있는 말을 타고 무대로 나섰다. 그걸로도 모자라 “앙코르 대신 좋은 국산 말 쓰자”며 “또, 또”로 관객 호응을 유도하더니, 당초 예정된 2시간보다 30분 더 길게 노래했다.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객석을 향해서는 “아(애)들이 막 (마우스) 두들기 갖고 표 구해가지고 보내준 거를 내 알거든요”란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 막바지 나훈아는 “카메라로 내 얼굴 함 땡기 봐라. 잘 보이소. 늙었는가”라더니 “세상이 이렇더라도 꼭 세월에 맞서 이기라”며 관객에게 외쳤다. “여러분, 한번 태어난 세상, 죽기 살기로 이쁘게 살아야 합니더. 얼굴을 일분 일초도 마른 채로 놔두지 마십쇼. 뭘 계속 찍어바르고, 입술도 벌겋게 칠하고, 생전 안 신던 빼딱구두 신고, 젊은 아(애)들마냥 짧은 치마도 막 함 입어보고 사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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