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봄을 맞는 꽃과 풀

by 감사화 2021. 2. 15.
728x90
반응형

어제까지만 해도 4월 초순이나 중순 정도의 기온이어서 완연한 봄이라고 했는데, 오늘부터 기온이 다시 떨어졌고, 오후에는 강풍이 불었다. 이번 주 내내 꽃샘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이다. 어제 임광사에 정초 기도가 있어 다녀왔는데, 오후부터 내린다던 비가 이른 오전부터 부슬부슬 내리더니 가끔은 장맛비처럼 퍼붓기도 했다. 행사가 끝이 나고 잠깐 경내를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해우소로 가는 길에 서 있는 천리향은 이미 부푼 꽃봉오리가 터질 것 같았고, 요사채 옆에 자리한 모과나무에는 연두색 새순이 눈부시게 돋아나고 있었다. 큰 불상 왼편 꽃밭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식물이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크리스마스 로즈(Christmas rose) 또는 할레보레(Black hellebore)라는 꽃이었다.

<막 꽃이 필 것 같은 천리향>
<연두색 새순을 내밀고 있는 모과나무>
<비를 머금고 새순을 돋우고 있는 모과나무>

크리스마스 로즈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생 상록수로 원산지가 오스트리아, 독일 남부, 스위스, 이탈리아 중남부, 슬로베니아이며, 2월과 3월에 꽃이 피고, 꽃색은 흰색, 자주색, 분홍색이며, 꽃말은 "근심을 풀어주세요"라고 한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입안, 목구멍, 구강 궤양, 위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자극적인 맛인 프로토아네모닌(Protoanemonin)과 라눈쿨린(Ranunculin)을 함유하고 있는데, 종양세포 성장억제 활성이 밝혀져 항암제 개발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임광사 스님의 말씀으로는 눈 속에서도 시들지 않고 자라고 있어 무엇인가 해서 살펴보니 꽃이라서 신기하다고 여겨 네이버에서 꽃 이름을 알아보니 크리스마스 로즈라고 알려주더라고 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비를 머금은 크리스마스 로즈의 자태>
<꽃송이를 세워 본 크리스마스 로즈의 아름다운 모습>
<다른 쪽에서 본 크리스마스 로즈>

처음에는 꽃처럼 보이지 않아 가까이 가서 푹 숙인 꽃송이를 손으로 들춰보니 아름다운 자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를 흠뻑 머금고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영판 아름다운 여인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오후 4시가 지나니 비가 잠시 멈추는 것 같아 임광사까지 간 김에 잠깐 텃밭에 들러 매실나무의 개화 상태도 확인하고(매화꽃 차를 만들기 위해 꽃 채취 시기를 알아보기 위함), 대파, 쪽파, 새싹 보리, 상추, 겨울초, 양파, 마늘 등이 이번 비로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알아보았는데, 역시 봄비는 텃밭 식구들의 목마름을 해갈시키고 생기를 북돋우는 생명수 같았다. 파릇파릇 기운을 차리고 돋아나는 생명들의 함성이 우렁차게 들려오는 듯했다. 매화 꽃송이 채취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제법 많이 피어난 홍매화>
<빗물을 머금은 매화를 탐하고(?) 있는 꿀벌>

촉촉이 젖은 땅을 뚫고 달래가 무리를 지어 자라나고 있었고, 냉이도 완전히 생기를 찾은 듯했으며, 쪽파와 대파, 양파와 마늘도 점점 한파의 피해에서 벗어나는 듯 기운을 차리고 있었다. 또한 겨울초와 새싹 보리 그리고 지난 초겨울에 수확하지 않고 비닐을 덮어 두었던 배추도 비를 머금고 봄을 즐기고 있었다. 텃밭 가장자리에 자리 한 개나리와 죽단화 그리고 골담초, 라일락과 아로니아 및 감나무와 배나무, 헛개나무와 보리수나무 및 뽕나무 등도 겨울 때와는 다르게 새순을 돋울 만반의 채비를 마친 듯했다. 이와 같은 텃밭의 채소와 과실수는 물론이고 광대나물과 봄까치풀 등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어 얼마 있지 않아 잡초들과의 씨름이 벌써 눈에 선하다. 봄을 맞는 꽃과 풀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찬다.

<피어나기 시작한 광대나물꽃>

728x90
반응형

'꽃과 풀 그리고 차 > 꽃과 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발한 산수유꽃  (0) 2021.02.24
돌나물도 돋아나고  (0) 2021.02.18
밤매화와 애기동백  (0) 2021.02.07
자장매를 보고 와서  (0) 2021.01.30
섣달 보름달과 매화  (0) 2021.01.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