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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아홉산정원의 봄

by 감사화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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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아홉산정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봄이 되면 아홉산정원은 꽃들의 낙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지지난 주에 다녀오려고 했었는데, 가려던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내렸고 몸살 기운까지 있어 연기를 했다가 오늘 오후에 해운대를 들러 일을 보고 대변에 가서 멸치 젓갈 한 통을 구입한 뒤에 다녀왔다. 어제 비가 내려서 그런지 목욕을 한 듯 말쑥한 모습으로 맞아주는 아홉산정원은 말 그대로 봄꽃들의 세상이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두 분의 마음만큼이나 정성을 들여 가꾼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보였다. 한쪽 골짜기 전체를 꽃밭과 텃밭으로 가꾸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고 몸과 마음을 맑히는데도 아주 멋진 정원이었다.

제일 아래쪽 꽃밭에서부터 몇 단으로 이어져 맨 뒷쪽의 아담한 텃밭이 있는 곳까지 수도 없이 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거기에는 두 분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아 더욱 정감이 갔다. 제일 아래쪽 꽃밭에는 꽃 양귀비 등이 자라고, 가지각색의 튤립(붉은색, 노란색, 주황색, 흰색 등)꽃과 옥매화 등이 피어 있었다. 그 중에 빨간 튤립으로 하트 모양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단연 돋보였다. 그다음 단의 꽃밭에는 연분홍색과 보라색의 튤립이 눈길을 끌었고 꽃사과꽃도 화사하게 피어 있었으며, 매끈한 배롱나무 둘레를 에워싸고 아름답게 핀 죽단화도 만발이었다. 그다음 단의 꽃밭에는 자목련꽃이 지고 난 뒤에도 꼭 무궁화 같은 꽃색으로 핀 꽃이 몇 송이 달려 있었다.

<하트 모양의 빨간 튤립꽃과 노란 튤립꽃>
<순백의 하얀 튤립꽃>
<다른 각도에서 본 하트 모양의 튤립꽃>
<아름답게 핀 빨간, 노란 튤립꽃>
<화사하게 핀 분홍 튤립꽃>
<특이하게 보이는 보라색 튤립꽃>
<무리를 지어 아름답게 핀 튤립꽃>
<튤립꽃과 함께 화사하게 핀 꽃사과꽃>
<매끈한 배롱나무 아래 곱게 핀 죽단화>

겨우 두 사람이 비켜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오솔길을 따라 그 다음 단으로 올라가는 곳에는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식수를 이용하여 자그마한 인공 폭포를 만들어 놓았고, 그 옆쪽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니 옥잠화와 이름 모를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울타리 근처에 하얀 꽃만 화사하게 피어 있는 나무가 있어 꽃 이름을 여쭈니 미국 산딸나무라고 하시면서 국산 산딸나무는 잎이 돋아나고 꽃이 함께 하얗게 피는데 미국 산딸나무는 꽃만 먼저 피어난다고 하셨다. 눈이 호강을 제대로 하는 날이었다. 뒷산 쪽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고 올라가니 곳곳에 머위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었고, 모르는 사람들이 왔다고 해서 그런지 개들의 사납게 짖는 소리가 계곡을 요란스럽게 했다.

<소나무 가지 아래에 곱게 핀 죽단화>
<계곡 물을 이용하여 만든 인공 폭포>
<인공 폭포 위쪽에서 내려다 본 아홉산정원 풍경>
<꽃만 먼저 피어난 미국 산딸나무꽃>

뒤쪽 산비탈에도 금낭화가 무리 지어 피어 있고, 수국과 산수국 그리고 상사화가 싱그럽게 자라고 있었다. 제일 위쪽으로 가니 머위, 금낭화, 더덕이 자라나고 있었고, 삼백초 새순도 돋아나고 있었는데, 삼백초 잎을 따서 코끝에 대니 향기가 진하게 풍겼다. 금낭화가 피어있는 산기슭 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보니 아홉산정원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고 멀리 소나무 가지 사이로 금정산 고당봉이 아스라이 보였다. 아홉산정원의 전체를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둘러보는 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여겨졌다. 그다지 힘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어 걷기에도 좋고, 수많은 꽃들과 나무들이 눈을 즐겁게 해 주니 마음 또한 밝아지고 자연 치유(저절로 힐링)가(이) 되는 것 같았다.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수국과 산수국>
<곱게 피어난 금낭화>
<의자에 앉아 바라본 아홉산정원과 금정산 고당봉 전경>
<확대시켜 본 금정산 고당봉>
<화사하게 핀 미나리아제비꽃>
<얼핏 보면 목련나무에 핀 꽃처럼 보이는 주황색 튤립꽃>
<아홉산정원 입구에 걸린 화분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분홍꽃>

아홉산정원의 전모를 둘러보면서 작년에 봤던 늦가을 풍경도 아름다웠는데 봄 풍경 또한 온갖 꽃들과 나무들이 펼치는 향연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집안으로 들어와서 아홉산정원을 내다보면서 차를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와 세상 돌아가는 정황 등을 부담 없이 나누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고 말 정도로 즐겁고 행복한 오후였다. 처음 들리려고 했던 지지난 주에 왔더라면 더 많은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두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오늘도 전혀 봄 풍경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말씀을 드렸다. 세월은 잠시도 기다려주는 법 없이 정해진 수레바퀴처럼 또박또박 정확히 돌아가는데 왜 이리 빠르게 느껴지는지 서산으로 지는 해를 붙잡기라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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