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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본격적인 농사철로 접어든다는 곡우

by 감사화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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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 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로 본격적으로 농사철에 접어드는 날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볍씨를 담가서 논농사 준비를 하는 때였던 것 같다. 얼마 전 농협에 충전식 분무기를 신청했더니 도착했다고 하여 구입하러 가는 길에 잠깐 임광사에 들렀다. 큰 스님께서 적하수오 모종이 많다면서 텃밭에 캐가서 심으라고 하셔서 스무 포기 정도 캐서 텃밭에 심고, 매실나무의 매실 적과(많이 열린 매실을 솎아주는 일)를 마무리하였다. 올해는 유별나게 매실이 많이 달려 나무마다 1/3 정도의 매실을 솎아준 것 같다. 작년에는 매실이 올해처럼 많이 달리지 않아 하루 만에 적과를 마쳤었는데 올해는 오늘 세 번째 적과를 하여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이미 적과를 마친 매실나무의 매실은 제법 큼직했다.

<제법 큼직하게 자란 매실>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매실>

텃밭은 따로 제초제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농작물을 심지 않는 곳은 잡초밭이 되어 있다. 지지난 주에 파종했던 아욱, 당근, 쑥갓, 강낭콩, 서리태, 호박 등은 봄햇살을 맞으며 앙증스럽게 싹을 틔우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작 기대를 하고 있던 들깨와 오이는 아직 꿈쩍도 않고 땅속에서 바깥세상 구경을 할 생각이나 있는지 애가 탄다. 둥굴레, 박하, 도라지, 더덕, 돌나물, 쑥, 작약, 옥수수도 그새 몰라보게 자라 있었고, 아로니아꽃도 화사하게 피어 반겨주었다. 텃밭 주변에 벼를 심는 논도 있는데, 이미 물을 채워넣어 벼농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나무와 자두나무를 둘러보니 작년보다 많은 배와 자두가 열린 것 같아 수확이 기대 된다. 작년에 배는 세 개(?), 자두는 열 개도 채 달리지 않았던 것 같아서이다.

<화사하게 핀 아로니아꽃>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도라지, 대파, 양파>
<앙증스럽게 돋아나고 있는 강낭콩>
<충실하게 자라고 있는 호박>

올해는 매실도 많이 달려 적과를 상당히 했는데, 배도 적과를 제법 해야 할 것 같고, 자두는 열리는 대로 그냥 둘까 한다. 농협에서 볼 일을 보고 텃밭으로 가서 오후 2시 이전에 텃밭 일을 끝내고 오려고 했는데, 돌나물을 뜯는다고 시간을 많이 지체하는 바람에 오후 3시가 훌쩍 넘어서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곡우(穀雨)라고 해서 텃밭 일에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비록 쌀쌀하기까지 해도 한낮에는 여름과 다름이 없었다. 텃밭에 간 김에 상추와 부추도 수확을 했다. 올해 들어 파종한 채소들은 아직 더 자라야 수확이 되겠지만, 지난 겨울을 이겨내고 자란 상추, 대파, 쪽파, 아스파라거스, 부추는 수확을 하여 식탁에 오르고 있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나오는 곡우(穀雨)에 관한 내용이다. 어릴 적 어른들이 곡우(穀雨) 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곡우(穀雨) 물을 맞으러 도시락을 사서 간다거나 곡우(穀雨) 물을 마시러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런 속신을 믿는 풍속이 실제로 있었던 것 같다. 이때쯤이면 고로쇠 물을 마시는 것이 곡우 물이 아닌가 한다. 우리 고유의 풍속에 대해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사이에 점차 사라져 간다는 것을 생각하니 씁쓸하다. 아무리 하찮은 풍속이라도 우리만의 고유한 풍속이라면 살리고 이어나가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가 아닐까 해서이다. 너무 새로운 것에만 휩쓸리다가 정작 우리 것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곡우(穀雨)는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해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다.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곡우가 되면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를 담근다. 한편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이때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아 그 위를 건너게 하여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이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게 한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창에서는 곡우날 사시(巳時)에 볍씨를 담그면 볍씨가 떠내려간다고 하여 사시를 피해 볍씨를 담근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이는 개구리나 새가 와서 모판을 망칠 우려가 있으므로, 볍씨 담근 날 밤에 밥을 해놓고 간단히 고사를 올리는 것이다. 전북 익산에서는 곡우 때 씨나락을 담고 솔가지로 덮어놓는다. 초상집이라든가 궂은일이 생긴 집에 다녀오면 문 밖에서 귀신이 도망가라고 불을 놓고 들어온다. 충남 보령에서는 곡우 낙종이라 하여 곡우에 볍씨를 논에 뿌렸다고 한다. 볍씨를 담은 가마니에는 물을 줄 때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게 볍씨 위에 솔가지를 덮어두었으나, 물뿌리개가 생긴 뒤에는 솔가지가 필요 없어 올리지 않는다.

곡우 무렵에는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서 충남의 격열비열도(格列飛列島)까지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힌다.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라고 한다. 이 조기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든다. 전남 영광에서는 한식 사리, 입하 사리 때보다 곡우사리 때에 잡히는 조기가 알이 많이 들어 있고 맛이 좋다. 그래서 곡우사리 조기를 가장 으뜸으로 친다.

경북 지역에서는 이날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기 전에 불을 놓아 잡귀를 몰아낸 다음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날은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토신(土神)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곡우에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기도 하는데, 이날 물을 맞으면 여름철에 더위를 모르며 신경통이 낫는다고 한다.

경기도 김포에서는 곡우 때 나물을 장만해서 먹으면 좋다고 하는데,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또 경북 구미에서는 곡우날 목화씨를 뿌리며,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기라고 찰밥을 해서 먹는다. 그리고 새를 쫓는다고 동네 아이들이 몰려다니기도 한다.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시기로 곡우 물을 먹으러 가는 풍습도 있다. 곡우 물은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수액(樹液)으로 거자수라고도 하는데,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경남 남해에서는 이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인천 옹진에서는 이날 비가 오면 샘구멍이 막힌다고 하는데, 이는 가뭄이 든다는 말이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곡우에 비가 많이 오면 그 해 농사가 좋고, 비가 적게 오면 가물어서 흉년이 든다고 하며, 전북 순창에서도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고 여긴다. 이런 날씨점을 통해서도 풍년을 기원하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출처 : 곡우 - 표제어 - 한국세시풍속사전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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