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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갓바위 진달래꽃

by 감사화 202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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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력 3월 3일로 강남에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전해지는 날이며, 삼짇날 또는 답청절 또는 삼월삼질이라고 한다. 기도할 일이 있어 팔공산 갓바위를 다녀왔는데, 삼짇날이라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참배객들이 많았다. 관봉에 있는 갓바위 부처님 앞의 촛불 켜는 곳이 꽉 차서 촛불을 켜놓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오전 9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출발을 하여 11시 반쯤 관봉 쪽으로 오를 수 있었다. 오전이고 산이 높아서 그런지 아직도 찬기운이 있어 손이 시릴 정도여서 목도리를 두르고 천천히 산길을 올랐다. 산길의 양쪽에 올려다보니 여기저기에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갓바위 올라가는 길 왼편 기슭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관봉으로 올라가는 길 양쪽에 걸어놓은 각양각색의 연등>
<대웅전 쪽에서 바라본 동봉 가는 능선 산자락에 울긋불긋 핀 진달래꽃>

부산과 경남은 물론 서울에도 벌써 진달래꽃이 피어나 이미 진 곳도 있는데, 팔공산 갓바위로 오르는 산에는 지금 진달래꽃이 한창이었다. 애들 아빠의 고향인 밀양은 이미 3월 중순에 진달래꽃이 만발이었는데, 팔공산은 한 달 가량 늦는 것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밀양에서 진달래꽃을 구경하고 꽃봉오리로 진달래 꽃차도 만들었는데, 올해는 시기를 놓쳐 진달래꽃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나나 했는데, 오늘 갓바위 부처님께 기도하러 가는 길에 아름답게 핀 언제 봐도 정겨운 진달래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간 보람이 있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분홍빛으로 곱게 피어난 진달래꽃의 모습은 봄이 아니라 겨울에 핀 듯 느껴졌다. 그만큼 기온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산신각과 대웅전을 거쳐 관봉 정상에 이르니 참배객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절을 올리고 있었다. 이미 일주문에서 관봉까지 올라가는 길 양쪽으로는 초파일에 쓸 연등이 알록달록 예쁘게 매달려 있었다. 겨우 자리를 잡고 108배를 올리면서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나아지고, 가정이 화평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러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소원 성취도 간절하게 기도하였다.

<거센 바람에 겨우 버티며 피어 있는 진달래꽃>
<푸른 소나무와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
<화사하게 핀 진달래꽃>
<산비탈에 용케 균형을 잡고 피어 있는 진달래꽃>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산뜻하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
<오늘도 수심이 가득한 표정의 갓바위 부처님>
<바위 위에 아름답게 피어난 진달래꽃>

맑은 공기와 좋은 기운이 서린 곳에서 마음을 정갈히 하고 지극하게 정성을 다하면 그다음은 모두 부처님 뜻대로 이루어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관봉 정상은 쌀쌀할 뿐만 아니라 바람도 세찼다. 얼마나 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면 진달래꽃이 길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을 정도였다. 관봉에서 곧바로 약사암으로 걸어 내려왔는데, 일주문에서 오를 때보다 더 많은 진달래꽃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약사암 산신각으로 오르는 한쪽 산비탈에는 진달래꽃들이 수를 놓고 있는 듯했다. 몇 년 전에도 이맘때 와서 진달래꽃 구경을 제대로 했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약사암으로 내려오는 길에 본 진달래꽃 꽃밭>
<노란 제비꽃과 함께 처연하게 떨어져 갈비 위에 누워 있는 진달래꽃>
<약사암의 산신각쪽 산비탈에 핀 진달래꽃>
<한쪽 산비탈에 꽃밭을 이룬 진달래꽃>
<약사암에 걸어놓은 황금색 연등>
<역광이라서 뿌옇게 잡힌 진달래꽃 꽃밭>
<팔공산의 늦게 핀 벚꽃>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라는 시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혼자 흥얼거려보다가 전부 외우 지를 못해 인터넷을 검색하여 읽어보며 감상을 해보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진달래꽃이라는 시를 소리 내어 읽으니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 사람들은 너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변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생각의 깊이나 폭이 얕고 좁아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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