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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등꽃을 보면

by 감사화 202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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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면 어김없이 연보랏빛 등꽃이 피어난다. 담장이나 대문 위는 물론 쉼터의 그늘막 위 그리고 사방 공사를 한 가파른 암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등꽃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리며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세월을 어루만져 준다. 매년 4월 중순이 되면 가까운 동아대 승학캠퍼스의 중앙도서관 옆쪽과 산학연구관 들어가는 입구 쪽 벤치 그늘막 위로 타고 올라간 등나무에는 아름다운 등꽃이 피어나고 벌들의 잉잉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올해도 예년처럼 따사로운 봄햇살을 맞으며 등꽃이 그윽한 향기까지 지피며 피어났다.

일주일 전 뒷산 약수터에 약수를 길으러 가는 길에 등꽃이 핀 것을 보고 오늘 다시 약수터 가는 길에 보니 등꽃이 만발이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등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취해 넋을 놓고 올려다보고 있었다. 곡우(穀雨)가 지나고 입하(立夏)로 가는 때라서 그런지 낮의 길이가 제법 길어져 오후 느지막하게 약수터로 향하다 보니 6시가 지나도 아직 해가 많이 남았지만 요 며칠 내내 바람은 세차고 서늘하기까지 했다. 강한 바람에 축 늘어뜨린 등꽃 꽃송이가 흔들거리니 향기가 더 진하게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는 등꽃 (4월 18일)>
<주렁주렁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는 등꽃>
<파아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아름다운 보랏빛 등꽃>
<일주일 사이에 만발한 멋진 등꽃 (4월 25일)>
<한창 보기 좋게 피어난 등꽃>
<아름다운 자태에 눈이, 그윽한 향기에 코가 취할 정도의 등꽃>
<다른 봄꽃들과는 달리 잎과 꽃이 함께 나고 피는 등꽃>
<그늘막을 완전히 덮을 수 있을 정도로 만발한 등꽃>

중학교 다닐 때 대문 위로 타고 올라간 등나무에 주렁주렁 등꽃이 매달려 아름답게 피어 있던 집이 기억난다. 무슨 꽃인지도 모르고 고운 연보라색으로 핀 꽃이 아름답다고만 여겼는데, 한참 뒤에야 그 꽃이 등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등꽃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른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집에는 하는 일들이 등나무처럼 꼬인다고 하여 등나무를 심지 않는다고 하시는 말씀을 자주 들었다. 사람들의 하는 일과 나무와 연관을 짓는 것은 너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하면서도 좋은 것이 좋다고 가능하면 집에는 등나무를 가꾸지 않으려고 한다.

또 애들 아빠와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할 때 서울 공항동에 있는 개화산에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 산 뒤편에 있던 절 근처에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던 등나무와 등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등나무는 집에서 가꾸는 나무인 줄 알았는데, 야산에서 자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데, 상동과 삼랑진 부근의 고속도로 절개한 부분에도 등나무가 타고 올라가 지금쯤 그곳에도 등꽃이 활짝 피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등꽃은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닐까 한다.

등나무 하면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갈등(葛藤)이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대립과 모순으로 뒤엉켜 버린 상황을 뜻한다. 갈등(葛藤)의 갈(葛)은 칡을 의미하며, 등(藤)은 등나무를 의미한다. 칡은 왼쪽(Twined leftward)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나무는 오른쪽(Twined rightward)으로 감고 올라간다고 여긴 데에서 비롯한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 합성어로, 두 종이 함께 얽혀버리듯이 이해 관계가 뒤엉켜버린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실상 등나무는 오른쪽 왼쪽 가리지 않고 감고 올라간다고 한다.

두산백과에 보면 등나무는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장미목 콩과의 낙엽 덩굴식물로, 등(藤), 참등이라고도 한다. 여름에 뙤약볕을 피해 그늘을 만들기 위해 흔히 심는 나무 덩굴이다. 야생 상태인 것도 있으나 사찰과 집 근처에서 흔히 자란다. 왼쪽으로 감으면서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며, 13 ∼ 19개의 작은잎으로 된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끝이 뾰족하다. 잎의 앞뒤에 털이 있으나 자라면서 없어진다.

꽃은 4월 ~ 5월 사이에 잎과 같이 피고 밑으로 처진 총상꽃차례[總狀花序]로 달리며, 연한 자줏빛이지만 흰색도 있다. 열매는 협과이며 부드러운 털로 덮여있는 꼬투리로 기부로 갈수록 좁아지고 겉에 털이 있으며 9월에 익는다. 알맞게 자란 등나무 줄기는 지팡이 재료로 적합하다. 꽃말은 ‘환영’이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등(Wisteria floribunda for. alba)이라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등나무 [Japanese wisteria]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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