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99회 어린이날이면서 여름에 들어선다는 24절기 중 일곱 번째인 입하(立夏)이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올바르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사상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어린이날의 유래를 보면 1919년의 3·1 독립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1923년 방정환(方定煥) 선생님을 포함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가 1927년 날짜를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하였으며, 1945년 광복 이후부터 5월 5일로 날짜를 정하여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에서 어린이날을 기리는 기념행사들이 열렸다고 하는데, 어린이가 없다 보니 어린이날에 대한 관심도 적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항상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동시에 나라와 인류까지 생각하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주기 바란다. 애들이 어릴 적에는 선물도 사고 애들이 좋아하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세월이 흘러 애들이 모두 장성하고 나니 이제 그 애들이 자식들을 낳아 손주를 보면 다시 어린이날에 관심을 갖는 날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데,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 텃밭에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등의 모종들을 구입하여 모두 심었다. 4월 중순부터 가뭄이 들었고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해 모종 심는 것을 미루다가 지난 월요일(5월 3일) 모종 심기를 마쳤는데, 한낮은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어 초여름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절기도 벌써 여름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든다는 입하(立夏)가 되었다. 어제 오후부터 비가 뿌리더니 늦은 밤부터는 제법 비가 세차게 내리면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태풍인가 여겨졌다. 이번 비로 며칠 전에 심은 모종들이 모두 뿌리를 잘 내릴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지난 월요일 시골에 가니 텃밭 가는 길에 찔레꽃이 피어 그윽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고 아까시꽃도 흐드러지게 피어 산과 들이 아까시꽃으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예년보다 꿀벌들의 잉잉거리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꿀벌들의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봄은 속절없이 지나가고 여름으로 들어서니 이제부터 텃밭의 잡초들과의 씨름이 또 시작되는 것 같다. 그래도 땀을 흘린 만큼 결실과 수확도 기대가 되어 흐뭇하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세월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니 길어도 5개월만 지나면 가을로 접어들 것이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실린 입하(立夏)에 관한 내용이다.
입하(立夏)는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 5월 6일 무렵이고 음력으로 4월에 들었으며, 태양의 황경(黃經)이 45도에 이르렀을 때이다. 입하(立夏)는 곡우(穀雨)와 소만(小滿) 사이에 들어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른다.
이때가 되면 봄은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하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린다. 또 마당에는 지렁이들이 꿈틀거리고, 밭에는 참외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묘판에는 볍씨의 싹이 터 모가 한창 자라고, 밭의 보리이삭들이 패기 시작한다.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치기에 한창이고, 논밭에는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가 자라서 풀 뽑기에 부산해진다.
옛날 재래종 벼로 이모작을 하던 시절에는 입하 무렵에 한창 못자리를 하므로 바람이 불면 씨나락이 몰리게 되는데, 이때 못자리 물을 빼서 피해를 방지하라는 뜻으로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린다.”는 말이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해는 목화가 풍년 든다는 뜻으로 “입하 일진이 털 있는 짐승날이면 그해 목화가 풍년 든다.”는 말도 있다.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기가 시작되므로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온다는 뜻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라는 말도 있다. 재래종을 심던 시절에는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근 한 달 동안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이 많아 농사가 잘 안 된다는 뜻으로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 된다.”라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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