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음력으로 팔월 초하루이면서 24절기의 하나인 백로(白露)이다. 오전부터 잔뜩 흐려 가을장마가 너무 길어진다고 여기며 일찍 5일 장을 다녀와서는 뒷산 약수터에 올랐다. 오후에 다시 비가 내린다고 하여 운동도 하고 약수를 긷기 위해서였다. 약수터에 도착하니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운동하러 나온 등산객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잠깐 동안이지만 오랜만에 햇살이 비춰줘 파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약수터 위쪽의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보니 한 그루 꽃무릇이 벌써 아름답게 피어 있어 가을로 접어든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올해 여름 장마는 비도 내리지 않은 마른장마였고, 그 이후 잠깐 불볕더위가 찾아왔다가 8월 초를 전후하여 시작된 가을장마는 아직도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모레부터는 비가 내리지 않고 맑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가을이 되면 오곡백과가 영글어 가야 하는데, 흐린 날씨로 과일들의 당도가 낮아지고 수확도 줄어들어 농민들의 근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 같다. 오늘 오후 잠깐 시골 지인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 말씀으로는 비가 너무 자주 오다 보니 사과나무에도 탄저병이 와서 농약을 지난해보다 많이 친다고 했다.
지구도 심각한 병증에 신음하는데 자연 역시 사람들의 무지와 오만으로 여러 가지 예기치 않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 지금부터라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자연을 보호하고 지구를 아름답게 보존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 같다. 특히 대기 오염은 물론 수질 오염과 환경 파괴도 하지 않도록 하여 중병에 합병증까지 겹친 지구를 살려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오래전부터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우리나라도 아열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탐욕과 교만으로 지구는 물론 자연이 온전하게 보존되지 못하여 많은 병폐를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 본다.
다음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나오는 백로(白露)에 관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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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白露)는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24절기의 하나이며, 양력 9월 9일 무렵으로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한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전남에서는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고 전한다. 또한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충남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는다. 경남에서는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알고 있으며,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친다.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며, 비록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한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간혹 7월 말에 들기도 한다.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참외나 오이가 잘 된다고 한다. 한편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대풍이라고 생각한다. 경남 섬지방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고된 여름농사를 다 짓고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부녀자들은 근친을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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