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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돋보이는 꽃며느리밥풀꽃

by 감사화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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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첫째와 애들 아빠와 함께 팔공산 갓바위를 다녀왔다. 잔뜩 흐린 날씨에 비가 당장 내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서 느지막하게 길을 나섰기 때문에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중간에 청도휴게소에도 들렸다 구씨네 식당에 정오가 넘어서 도착했다. 거기서 초를 구입하고는 아저씨께 부탁하여 관봉으로 오르는 입구까지 차로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 코로나 19 때문에 주중이나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찾던 팔공산 관봉(해발 852.9m) 갓바위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점심시간인데도 식당에는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관봉 갓바위로 오르는 길에도 북적거리던 인파는 보이지 않고 가끔 오르내리는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만 보일 뿐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깊어가는 가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 모두들 마스크를 벗으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줄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검은 구름이 변화무쌍한 묘기를 부리는 하늘은 마치 온갖 잡념과 망상으로 어렵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중생들의 마음처럼 좀처럼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을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햇볕이 나지 않으니 선선하고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대웅전에 들러 배례를 하고 관봉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가는데 마가목이 빨간 열매를 탐스럽게 맺어 있다. 관봉에 올라 갓바위 부처님 앞에서 108배를 하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행운을 빌면서 제발 우리나라가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기원했다. 관봉에서 내려올 때는 해우소를 지나 약사암 쪽의 길을 택했다. 약사암 쪽으로 100m 정도 내려오는 길 옆에 처음 보는 야생화가 무리를 지어 곱게 피어 있어 한참을 서서 감상을 했는데, 알고 보니 꽃며느리밥풀꽃이었다. 피어 있는 꽃잎의 아랫부분에 밥알 같은 것이 두 개가 매달려 있어 특이하게 보였다.

<녹음 가운데 또렷하게 보이는 마가목 열매>

자주색으로 화사하게 피어 있는 며느리밥풀꽃은 잔뜩 흐려 어둑한 산기슭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꽃이 작아 그렇게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지만 가까이 가서 관찰을 하니 병꽃과 비슷하게 꽃이 길쭉하게 생겼는데도 요염하게 보인다. 꽃만 피어 있지 않으면 몇 포기 채집하여 갔으면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꽃씨를 받아 텃밭에 뿌려보고 싶을 정도였다. 꽃 색깔만 보면 언뜻 자홍색 물봉선화가 연상이 되었다. 며느리밥풀은 꽃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털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등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꽃며느리밥풀꽃>
<화사하게 가을을 장식하고 있는 꽃며느리밥풀꽃>
<밥알 두 개가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꽃며느리밥풀꽃>

한국민족문학사전의 며느리밥풀꽃과 관련한 설화를 보면, "옛날에 마음씨 곱고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와 성질이 못된 시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늘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시어머니는 호시탐탐 내쫓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알을 입에 넣자, 시어머니는 이를 핑계 삼아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며 며느리를 때려죽인다. 이후 며느리의 무덤가에 붉은 입술에 밥풀 두 알을 입에 문 듯한 모양의 꽃이 피어나는데, 사람들이 이 꽃을 보며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불렀다."라고 되어 있다.

한국민족문학사전에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의의로 "며느리밥풀꽃(정식 명칭은 꽃며느리밥풀)은 고부 사이라는 관계에 얽매여 아무런 대꾸조차 못 하던 며느리들의 한 많은 삶의 반영이다. 또한 붉은 입술에 하얀 밥알을 문 듯한 모습의 며느리밥풀꽃은 죽어서나마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하고 그 원한을 풀려는 것으로, 원혼은 반드시 위로받아야 한다는 한국인의 인식도 담겨 있다."라고 적고 있다. 며느리밥풀꽃이 고부간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꽃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리고 매인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고부간의 갈등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다음은 네이버의 두산백과에 나오는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내용이다.

꽃며느리밥풀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한해살이풀로, 산지의 볕이 잘 드는 숲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마주나면서 갈라지며 높이가 30∼50cm이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가 5∼7cm, 폭이 1.5∼2.5cm이며 좁은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의 바소꼴로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둥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잎자루는 길이가 7∼10mm이다.

꽃은 7∼8월에 붉은 색으로 피고 가지 끝에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포는 녹색이고 잎 모양이며 자루가 있고 끝이 날카롭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돌기가 있다. 화관은 길이 15∼20mm의 긴 통 모양이고 끝은 입술 모양이다. 아랫입술의 가운데 조각에 2개의 흰색 무늬가 있다. 수술은 2개가 다른 것보다 길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고 4갈래로 갈라지며 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이고 길이 8mm 정도의 달걀 모양이며 10월에 익는다. 종자는 타원 모양이고 검은색이다. 변종으로 털며느리밥풀(var. hirsutum) 등이 있는데, 털며느리밥풀은 꽃받침에 긴 털이 있고 포에 가시 모양의 톱니가 많다. 한국(전역)·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출처 : 꽃며느리밥풀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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