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봐도 아름다운 살살이꽃

초여름부터 이르게 피어나 눈길을 끌던 살살이꽃이 가을의 전령답게 본격적으로 가을에 접어들자 생기를 되찾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가끔 불어오는 산들바람의 유혹에 가냘픈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하늘하늘 춤을 추면서 빨강, 분홍, 하얀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가을 들녘과 길가를 수놓고 있는 살살이꽃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가을이라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꽃으로는 살살이꽃과 국화 그리고 구철초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들 중에서도 살살이꽃이 가장 먼저 피어나 가을을 알린다고 하여 가을의 전령으로 일컫는 것이 아닐까 한다.

코로나 19 사태만 아니면 전국 곳곳에서 살살이꽃 축제가 열릴 것인데, 작년부터 3밀(밀폐, 밀접, 밀집)을 금지한다고 하여 야외에서조차 모임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꽃 축제들이 취소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여 더욱 가을의 다양한 꽃 축제들이 열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다 자주 비까지 내려 야외 나들이할 상황이 되지 않다 보니 대부분 근처의 산과 들 위주로 잠깐 다녀오는 것이 전부이다. 며칠 전 뒷산 약수터에 올랐더니 9월 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살살이꽃이 만발하여 있어 역시 살살이꽃은 가을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제도 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가 있었지만 잔뜩 구름만 끼여 있어 오후 늦게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며칠 전에 봤던 살살이꽃이 더욱 많이 피어나 가을 풍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맑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피어 있는 살살이꽃도 화사하지만 먹구름이 변화무쌍한 하늘을 배경으로 한 살살이꽃의 자태도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줄을 지어 나란히 서서 꽃송이도 다르고 꽃 색깔도 다르며 키까지 다른 살살이꽃들이 자유스럽게 어우러져 피어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였다. 꽃은 언제 봐도 좋고 어디에 있어도 아름답다.

<제철을 만나 멋지게 피어난 살살이꽃 (9월 23일)>

<약수터 앞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살살이꽃>

<화사하게 피어나 가을을 즐기고 있는 살살이꽃>

<오솔길을 따라 줄을 지어 피어 있는 아름다운 살살이꽃>

<정열적으로 피어 있는 살살이꽃>

<빨강과 분홍이 조화롭게 채택된 고운 살살이꽃 (9월 29일)>

<잔뜩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예쁘게 피어 있는 살살이꽃>

<언제 봐도 아름다운 살살이꽃>

문득 젊은 시절 김상희 가수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래(작사 하중희, 작곡 김강섭)가 떠올랐다. 경쾌하면서도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는 아름다운 노래였는데, 살살이꽃을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그 노래를 흥얼거려보니 맛이 새롭다. 그 노래의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지는 못했지만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아서 가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올려본다.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계속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을 흥얼거렸다. 완연한 가을을 느끼면서 가을 속으로 흠뻑 빠져본 살살이꽃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주말이나 다음 주에 창원 무점마을의 살살이꽃이라도 보고 와야 하겠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후렴>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걸어갑니다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