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여느 해보다 무를 가장 늦게 수확을 했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도 한몫을 했지만, 얼기 직전에 무를 수확하면 가장 맛이 좋다고들 하여 미루고 미루다가 어제(12월 4일) 오후에 마침내 배추와 함께 무 수확도 했다. 이렇게 늦게 무를 수확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하기라도 하면 무가 얼게 되어 일 년 무 농사를 망칠 수도 있는데 용케 무가 얼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제는 시골에 가서 배추 수확을 했고, 어제는 음력으로 동짓달 초하루라서 임광사에 들러 기도 행사를 마치고 텃밭으로 가서 배추를 뽑으면서 무 수확도 하면서 올해 텃밭 농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12월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11월인데도 한낮 기온이 영상 15도 전후까지 오르내리는 바람에 배추는 물론 무까지 수확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일기예보만 바라보고 있었다. 12월에 들어서서야 겨우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있어 비닐을 사다 무에만 덮어 씌우기도 하고, 비가 내린다고 하여 덮어주었던 비닐을 걷으러 비가 오는 가운데 텃밭을 다녀오기도 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온 뒤로 기온이 제법 내려가서 서둘러 무부터 수확을 하려고 했는데, 시골에서 배추를 수확해 온 것도 있고 기온이 점차 내려갈 것 같은데다 김장할 때가 되어 배추와 무를 함께 수확한 것이다.
수확한 무는 텃밭에 20개를 묻어놓았고, 나머지는 집으로 가져왔으며, 무청은 시래기를 만들기 위해 집안에서 말리고 있다. 일부의 무는 김장 김치 속에 함께 넣고, 나머지는 깍두기도 담고, 무말랭이(오그랑지)도 만들려고 한다. 11월 말에 시골의 무를 먼저 뽑아와서 깍두기도 담고, 무말랭이와 무차를 따로 만들었는데, 양이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 수확한 무로 더 만들어 놓을까 한다. 무도 무이지만 무말랭이는 시래깃국이나 된장을 끓일 때 넣으면 영양도 많고 맛도 좋아 자주 만들어 즐기고 있다. 또한 무는 뭇국이나 무밥 만들 때도 쓰고, 갈치나 고등어조림할 때 밑에 깔기도 한다.
지금까지 올해처럼 배추와 무를 함께 수확한 적이 없었다. 예년 같으면 무는 보통 11월 말경에 뽑고 배추는 12월 10일 전후하여 수확을 했는데, 매년 기온이 다르다 보니 올해와 같은 일도 있는 것 같다. 배추를 수확하면 곧바로 김장 김치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며칠은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한 준비와 김치를 담는다고 바쁘게 보낼 것 같다. 이제 배추와 무를 수확해 왔기 때문에 오늘 바로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한 배추 씻고 절이기 및 물 빼기와 김치 속에 넣을 무는 물론 호박 물에 고구마와 멸치젓과 새우젓에다 찹쌀풀과 마늘 간 것 및 고춧가루를 넣고 잘 저어 두는 양념을 준비하였다.
내일은 준비해 둔 양념에 청각과 쪽파 및 배즙과 양파를 넣고 간을 맞춘 뒤 절인 배추를 가지고 김장 김치를 담을 참이다. 이때 수확한 무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김장 김치 속에 끼워 넣을까 한다. 김장 김치의 맛도 호박을 쪄서 짠 물과 거기에 삶은 고구마을 어개어 넣었기 때문에 날이 지날수록 훨씬 감칠 맛이 나고, 동시에 무도 김치와 곁들여 식탁에 올리면 한 맛을 더 나게 한다. 올해는 배추도 무도 고추도 쪽파도 예년 어느 때보다 모두 잘 되어 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은 천연 자연 재료만으로 김장 김치를 장만할 수 있을 것 같아 맛도 영양가도 최고인 김치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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