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사과 수확이 끝이 나고 지금은 한창 사과를 먹을 때가 아닐까 한다. 사과 농사를 짓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도 정말 일손이 많이 가고 기후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사과 수확이 끝나고 나서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기 전인 이른 봄까지 가지치기를 마치고 거름을 내야 하고 병충해 방제를 하는가 하면 센 바람에도 잘 견디도록 지지대를 세우고 버팀 줄로 잡아매 줘야 한다. 그리고 꽃이 피면 냉해를 입지 않고 꽃 수정이 잘 되도록 날씨와 벌들의 움직임 나아가 인공으로 꽃 수정까지 해야 한다. 이어서 열매가 열리면 다양한 병충해에 대비한 방제를 시작하면서 적당한 크기가 되었을 때 적과(摘果), 즉 여러 개의 열매 중에 가장 충실한 것만 남기고 솎아내기를 해야 한다.
또한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들면 지하수를 이용하여 물을 주고 견실하게 열매를 키우고 잎이 무성하도록 수시로 관찰하면서 방제를 꾸준하게 하면서 대비해야 한다. 사과가 어느 정도 자라 색깔이 차츰 붉어지면 방제보다는 사과들의 착색이 잘 되도록 나무 아래에 은박지를 깔고, 잎에 가려 착색이 잘 되지 않는 사과들에 대해서는 잎을 따주는 일도 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사과들은 대부분 모양들이 반듯하고 색깔도 붉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사과나무에 매달려 있는 사과들을 보면, 모양도 제각각이고, 색깔도 여러 색이며, 크기도 다양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탄저병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새들이 쪼아 먹은 아까운 것들도 간혹 눈에 띈다.
수확할 때가 되면, 사과의 착색에 더 신경을 써면서, 수확 시기를 적절하게 잡는 일이 중요하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많은 때 사과 맛이 더 잘 든다고 하고, 영하의 기온이 하루 이틀 이어지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사과가 얼면 안 되기 때문에 얼음골 사과인 경우는 보통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대부분의 사과를 수확한다고 한다. 이때 수확한 사과는 당도도 높고 아삭아삭한 맛이라서 아침에 일어나 식전에 먹으면 제격이고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보통 사과는 밤보다는 아침 식전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낮에는 배변 활동이 활발하여 좋지만 밤에는 그런 배변 활동이 외려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사과는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 당분과 유기산 및 펙틴 성분에 의한 위와 장 건강,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천연 피토케미컬 성분이 풍부하여 심장 건강, 적당량이면 침 분비 늘여줘 구강 건강, 수용성 섬유질이 혈당치 상승 지연 및 억제를 시켜줘 당뇨병 예방 등의 효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릴 적에 많이 들었던 말로는 사과를 많이 먹으면 얼굴이 예뻐진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대구가 사과의 주산지였고, 미스 사과를 선발하는 행사도 했었는데, 지금은 대구보다는 밀양 얼음골, 의성, 청송, 안동, 영주, 문경을 지나 강원도까지 사과 생산지가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그렇게 사과를 재배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오늘 색다르게 본 사과라는 것은 직접 사과를 수확하고 손질을 하면서 평소 느끼고는 있었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 지금까지 미루었던 사과의 색깔에 관해서이다. 새빨간 사과는 눈으로 보기에도 좋고 맛도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과의 색깔은 정말 다양하고, 그 색깔에 따라 속살도 다른 것 같고, 맛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 사과 껍질의 색깔과 맛까지는 하나하나 비교할 수 없었지만, 사과색의 차이와 크기 등에 따른 모양도 가지각색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따로 비교해 본다. 늦가을의 잘 익은 사과 색깔은 모두 빨간색으로 알고 있지만, 빨간색도 있지만, 황금색, 여러 가지 색깔이 섞인 사과들이 훨씬 많고, 그런 색깔들이 섞여 있는 사과가 자세히 보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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