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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안개비 맞으며 활짝 핀 살구꽃

by 감사화 2022.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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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랜만에 그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다. 어제 내린 봄비는 해갈에는 충분하지 못했더라도 극심한 가뭄으로 목말라하던 산과 들의 생명들에게는 감로수 못지않은 생명수였을 것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잔뜩 흐리더니 오후 늦게 안개비가 되어 보일 듯 말 듯 흩뿌렸다. 오후 4시쯤 애들 아빠와 함께 안개비를 맞으며 뒷산 약수터에 올라 약수를 길러왔다. 안개비가 내려서 그런지 등산객은 거의 보이지 않아 호젓했고 오랜만에 낭만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며칠 전에는 약수터에 홀로 서 있는 살구나무에 살구꽃이 한 두 송이만 띄엄띄엄 피어 있었는데, 오늘은 활짝 피어나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화사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개비를 맞으며 활짝 피어난 살구꽃을 보니 어릴 적 고향집 옆에 매년 이맘때면 피어나 아름답게 마을을 장식하던 살구꽃이 떠올랐다.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옛 추억이 되고 말았지만,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하니 좋았고 그립기만 하다. 벌써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지만, 아직도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에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한은 스스로 움직이며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까 한다. 이렇게 곱고 흐드러지게 핀 살구꽃도 곧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니 우리 인생과 다를 바가 없다.

<약수터 뒷쪽에 홀로 만발해 있는 살구꽃>
<화사하게 피어나 봄을 노래하는 살구꽃>
<아름답게 핀 살구꽃>
<꽃망울을 곱게 맺고 피어 있는 살구꽃>
<안개비를 맞으며 활짝 핀 살구꽃>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곱게 핀 살구꽃>
<수술에 안개비가 맺힌 살구꽃>
<눈을 뗄 수 없게 아름답게 핀 살구꽃과 꽃봉오리>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살구꽃>
<곱다는 말도 모자라는 안개비를 머금은 살구꽃>
<보면 볼수록 눈을 뗄 수 없는 살구꽃>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살구꽃>

안개비가 끊이지 않게 내리는 가운데 한참 동안 아름답게 피어난 살구꽃을 감상하면서 50 ~ 60년 전의 어릴 적 추억까지 떠올리다 보니 희끗희끗 서리가 내리고 있는 머리카락 위에 하얀 안개비가 맺히는 것 같아 길은 약수를 매고 집으로 향했다. 살구나무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산수유나무에도 그새 샛노란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나 살구꽃과 함께 익어가는 봄을 즐기며 안개비를 기분 좋게 맞고 있는 것 같았다. 맑은 날이며 멀리 있는 산마루와 김해 들판이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고 김해공항을 오르내리던 비행기와 갈까마귀들도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봄은 봄바람을 몰고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지만 봄비까지 앞세우면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름답게 피어난 산수유꽃>

이제 정말 거부할 수 없는 봄 속으로 완전히 접어든 것 같다. 매화에 이어 영춘화와 산수유꽃 그리고 살구꽃까지 피어났으니 이어서 목련꽃과 수선화, 개나리꽃과 진달래꽃, 벚꽃과 영산홍, 제비꽃과 민들레꽃 등 봄꽃들의 거대한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봄꽃들 하나하나를 떠올리면 벌써 가슴이 뛰고 설렌다. 코로나 19에 대한 방역도 독감 수준으로 풀릴 것 같으니 자주 산과 들로 나가 자연과 더불어 아름다운 봄을 거닐며 봄기운을 듬뿍 받아들이면서 몸을 단련하고 마음을 수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 안개비가 내려 산행을 할까 말까 자지를 했었는데, 다녀오고 나니 마음이 맑아지고 몸까지 가뿐해졌다. 살아있는 한은 화사하게 핀 살구꽃처럼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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