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이 부부의날이었다. 부부의날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부부로 한평생을 함께 산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고 기적에 가까운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관계가 틀림없다. 전 세계 약 79억 5천만 명 중에 선택된 한 사람(사실은 결혼 가능 인구로 보면 약 10억 명 중의 한 사람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함. 전 세계 인구 약 80억 명 중에 결혼 가능 인구를 1/4로 보고 남녀 각각 구분하면 약 10억 명으로 추정할 수 있음)이라는 것은 산술적으로도 기적에 가깝고, 그런 사람과 매일 얼굴을 대하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인연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부부로 살아가면서 자식들을 낳고 어렵고 힘든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미운 정 고운 정까지 들게 된다. 어떤 부부들은 사이좋은 사이로, 다른 부부들은 서로 원수처럼 여기며 지내는 것 같다. 부부의 인연이 된 것을 두고 불교에서는 서로 맺힌 전생의 업을 풀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더 매듭을 꽁꽁 동여매 서로 옴짝달싹 못한 상황으로 만들어 가는 경우도 종종 본다. 어떻게 하는 것이 서로를 자유롭게 하면서 아름다운 생을 살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정반대로 나아가는 부부들도 보인다. 부부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서로 마음을 합쳐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한다.
오늘 늦은 오후 뒷산 약수터에 갔다가 우연히 일흔이 족히 넘은 부부가 등산을 하면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면 혼자 씁쓸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지나가는 이야기를 대충 들었지만, 남편이 약수터의 수도꼭지를 틀어 약수를 마신 아내를 두고 물을 아껴 마시라고 했거나 아니면 약수로 손을 씻지 말라고 한 것 같았다. 그러자 뒤 따라가던 아내가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잔소리를 해서 못살겠다고 맞받아치면서 계속 남편과 아내의 입씨름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서로 너무 편하게 대하는 습성 때문에 어느 집에서나 부부간에 이런 사소한 입씨름이 자주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 지적을 하는 쪽은 별생각 없이 하는데 듣는 쪽은 간섭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차 부부는 서로 간섭을 가능한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젊을 때는 밥이나 반찬 투정을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지 모르겠지만, 살다 보면 서로 간의 감정적인 일들이 점차 쌓이고 싸여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게 되면, 그것들이 은연중에 불평불만으로 들려 좋지 않은 감정만 더 싸여 스트레스로 여기기 때문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라는 사자성어도 있듯이 남편은 아내의 입장에서, 아내는 남편의 입장에서 서로 생각하면서 말과 행동을 해나간다면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아름답고 좋은 관계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늦은 오후 약수터에서 본 붉은 장미이다. 붉은 장미의 꽃말은 "열렬한 사랑"이라고 하니, 나이에 무관하게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항상 열렬하게 사랑하는 사이로 한평생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부부의날에 대한 두산백과의 내용을 옮긴다.
부부의날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2003년 12월 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날짜는 해마다 5월 21일이다. 5월 21일에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 있다.
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 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정 목적은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부부의 날은 핵가족 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 문제·고령화 문제 등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 지역별 부부축제, 부부음악제 등을 열고 부부 사랑고백 나눔의 시간 등을 갖는다. 그밖에 영호남 부부, 장수 부부, 남북 부부, 국제 부부 등에 대한 시상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출처 : 부부의 날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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