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에 있는 둘째인 아들로부터 카카오톡 문자가 왔는데, 이번 추석에 집에 내려가지 못한다면서 선물을 하나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다 보니, 대문 앞에 큼직한 박스가 하나 놓여 있었다. 누가 이런 혼자서 들기에도 벅찬 박스를 보냈을까 하면서 보낸 사람을 보니 아들이었다. 그런데 무엇을 보냈기에 이렇게 크고 무거울까 하면서 애들 아빠를 불러 일단 집안으로 들여놓도록 했다. 그리고는 첫째인 딸과 셋이며 내용물이 무엇인가 궁금해서 포장을 뜯고 확인해 보았더니, 갖고 싶던 발마사지기였다.
모두 놀라며 이런 아주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다니 손뼉까지 쳤다. 소문만 듣던 OSIM의 온풍형 발마사지기인 uPhoria Warm OS-338이었다. 지금까지 한약방이나 대형 마트 또는 백화점에서 잠깐 발과 종아리를 마시지하기 위해 사용해본 적은 있었지만, 집에 발마사지기를 두고 사용할 줄은 몰랐다. 애들 아빠가 일본 유학을 할 때 백화점을 둘러보다가 파나소닉의 안마의자를 보고 귀국할 때 하나 장만해서 오려고 했었다가 지금까지도 눈으로만 구경을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발마사지기라도 아들이 선물로 보내주었으니, 이런 행복한 일도 있구나 싶어 뿌듯했다.
바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발마사지기 하나 갖고 싶었는데 잘 받았다고 하면서 돈도 넉넉하지 않을텐데 고가인 선물을 받아도 되겠느냐고 했다. 속이 깊은 아들은 괜찮다고 하면서 마음에 들었으면 한다고 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러면서 추석 명절 때 혼자 지내야 해서 밑반찬이라도 좀 해서 보내겠다고 하니 그리하라고 했다. 애들 아빠가 일본 유학하는데 동행을 했다가 돌아오기 전 해에 둘째인 아들을 낳아 그렇게 기뻐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성장하여 서른이 넘었으니 세월이 빠르긴 빠르다. 우선 제품 설명서부터 자세히 읽고 나서 사용해봐야 하겠다.
나이가 들면서 자주 발과 다리가 붓고 피로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 받은 발마사지기가 아주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비록 몸은 멀리 있는 아들이지만, 이 발마사지기를 사용할 때면 직접 아들이 발과 종아리를 만져준다고 여길까 한다. 첫째인 딸도 마음이 착하고 순해 언제나 아빠와 엄마를 먼저 생각하는데, 둘째도 말은 적지만 효성이 지극하다는 점만은 틀림이 없다. 세상의 정상적인 부모라면 자식들이 항상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기를 바라지 않는 순간이 없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하고 행복하다. 주말에는 아들한테 보낼 밑반찬 준비를 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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