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라고 새로운 마음으로 알차고 뜻있게 보내보자고 다짐을 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다음 주 수요일(2월 3일)은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고, 그다음 주 금요일(2월 12일)은 설날이며, 그다음 주 목요일(2월 18일)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이고, 그다음 주 금요일(2월 26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절기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산과 들도 봄맞이로 부산하게 움직일 것 같아, 벌써 마음이 바빠진다. 오늘 오전에 설날 가는 성묘를 미리 앞당겨 다녀왔다. 애들 아빠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이제 아주 익숙해서 졸다가 일어나 바깥 풍경만 봐도 어디인지는 대충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신대구고속도로를 타고 밀양 IC에 내렸는데, 고속도로 통행료가 2,7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중순에 들리고는 올 들어 처음 왔는데, 그 사이에 통행료가 인하된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 확인을 하니 작년(2020년) 12월 24일부터 신대구고속도로의 통행료가 최대 52% 인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산 대동 IC에서 밀양 IC까지 종전 4,500원에서 2,700원으로 1,800원 인하되었고, 밀양 IC에서 동대구 IC까지 종전 5,900원에서 3,200원으로 2,700원 인하되었다고 한다. 벌써 신대구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14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고 말들이 많았었다. 늦게라도 통행료가 인하가 되어 다행이다. 부산에서 밀양까지 왕복을 하면 통행료만 1만 원이 넘었는데 이제 5천 원 대로 떨어진 셈이다.
집에서 산내까지 가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달리면서 차창으로 보이는 산과 들의 풍경은 겨울과는 전혀 다르게 생기가 감돌고 있었다. 시할아버님와 시할머님 산소부터 성묘를 했다. 주차한 곳에서 산소까지 약 150m를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봄날 같아 그런지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거렸다. 산소로 가는 길목에 잘 익은 청미래덩굴(망개나무) 열매(망개)가 아주 곱게 익어 있어 눈길을 끌었고, 찔레나무 열매(영실 : 營實)도 겨울을 나면서 색이 바랜 채 서 있었다. 청미래덩굴을 보니 어릴 때 소 먹이러 갔다가 청미래덩굴 잎을 따서 씹어 새콤한 맛을 보거나 익지 않은 열매를 따서 빨아먹었던 기억이 났다.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멧돼지가 봉분을 훼손시킨 묘도 있어 마음이 아팠다.
이어서 성묘하러 갈 시아버님과 시어머님 산소에도 멧돼지들이 자주 출몰하는데, 그쪽은 괜찮을지 걱정부터 되었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시부모님과 시아주버님 그리고 시증조할머님 산소를 차례로 성묘를 했는데, 다행히 모두 멧돼지로부터의 피해는 없어 다행이었다. 한낮의 햇볕이 하도 따사로워 4월 중순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성묘를 간 김에 산소 근처에 있는 텃밭의 고춧대(코로나 19에 효능이 있다 해서 잘라옴)를 뽑아주고 고라니가 파헤쳐 놓은 쪽파 두둑도 손을 보고, 배나무와 보리수나무의 가지치기는 물론 배나무, 감나무, 보리수, 체리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앵두나무, 모과나무에 퇴비도 주었다. 아직 땅이 얼어있어 나무 심기에는 일러 다음에 가면 가지치기부터 마무리를 해놓을까 한다.
예년보다 봄이 조금 일찍 찾아오는 것 같아 텃밭에 가는 날이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 같다. 오늘의 기온으로 봐서는 앞으로 큰 추위를 없을 것 같다. 내일 또 봄을 재촉하는 비가 전국적으로 내린다고 하니, 이 비로 봄이 성큼성큼 잰걸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코로나 19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더 연장된다고 하는데,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을 맞기까지는 더 시일이 소요될 것 같다. 1월이 가고 2월이 오면 봄으로는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나라 살림은 더욱 얼어붙을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활기를 되찾기를 바랄 뿐이다. 왠지 믿음을 주지 못하는 정부의 정책과 국정 운영이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불길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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