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년 전에 넣어두었던 적금이 만기가 되어 농협에 찾으러 가는 길에 텃밭에도 들렀다 왔는데, 며칠 사이에 달래와 쑥이 쑥쑥 자라 있어 조금 캐왔다. 농협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3시간 정도 밭일을 했는데, 다리와 팔 그리고 허리가 쑤신다. 해가 갈수록 일이 겁이 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자주 귀에 들려오는 것 같다. 그렇지만 텃밭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텃밭 식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술에 걸린 듯 그들과 하나가 되어 빠져 들어가는 시간들이 아깝지는 않다. 잡초들도 무성하지만 명이나물, 양파, 마늘, 부추, 봄동, 겨울초, 보리, 쪽파, 대파, 냉이, 달래, 쑥, 돌나물, 돌미나리는 물론 매화, 작약, 개나리, 라일락, 목련, 골담초, 모과, 죽단화 등이 들려주는 봄의 향연은 예술이다.
지난번에 캐왔던 냉이와 달래를 넣어 끓였던 된장 맛이 아직도 생생하여 오늘도 달래와 냉이를 넉넉히 캐왔다. 또한 겨울초와 쪽파도 수확하고, 제법 자란 보리는 뿌리 채로 모두 뽑아 도랑물에 깨끗하게 씻어왔는데, 이것들은 말려서 가루를 내어 반찬할 때나 그것만 따뜻한 물에 타서 마셔볼까 한다. 그리고 쑥도 시간이 없어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한 번 쑥국을 끓여먹을 정도는 뜯었다(채잎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다리를 몇 마리 사 올까 했는데, 시간이 늦어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몇 년 전에 애들 아빠와 함께 도다리 쑥국을 점심으로 먹었었는데, 봄철 쑥국에는 도다리 쑥국이 맛도 좋고 영양가도 있다고 하여 직접 한 번 끓여볼까 해서이다. 그런 생각만 해도 시원한 도다리 쑥국을 먹은 듯하다.
달래는 백합과로 소산(小蒜)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일본,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서나 잘 자란다고 한다. 또한 달래는 야생으로 오래전부터 이용하여 왔는데,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재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보통 봄과 가을에 알뿌리까지 채취하여 다양한 식재료로 사용하며, 최근에는 비닐하우스 재배를 하여 연중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달래는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조금 있다고도 하고, 오래 먹는 것을 금하는데, 그 이유는 심력(心力)을 해치고, 많이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잠에 잘 빠져들게 된다고도 전한다. 보통 달래는 봄철에 냉이와 함께 국이나 된장을 끓여 먹거나 달래 김치를 담아 먹는 경우도 많다.
덧붙이면, 달래는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채소로, 알뿌리는 양파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아주 작고, 잎은 쪽파와 비슷하지만 굵기가 훨씬 가늘다. 맛이 유사한 파나 마늘은 산성 식품이지만 달래는 다량의 칼슘을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한다. 또한 달래는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에 좋고, 여성 질환과 빈혈을 예방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달래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고, 비타민, 무기질, 칼슘이 풍부해 육류의 콜레스테롤 저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배탈 증상을 치료하고, 종기와 독충에 물린 것을 가라앉힐 때 사용한다고 한다. 달래는 가열 조리하면 영양 손실이 있어 가능한 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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