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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목련꽃도 피어나고

by 감사화 202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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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지 않았는데도 박목월 시인의 '4월의 노래'에 나오는 목련꽃이 활짝 피어났다. 누구나 알고 있을 박목월 선생의 '4월의 노래'를 오랜만에 흥얼거려 본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인데 다시 불러봐도 멋진 시임에 틀림없다. 오후에 잔뜩 흐리고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가운데 뒷산에 올라 약수도 긷고 운동도 하고 왔다. 산에 오를 때마다 느끼지만 집에 있을 때보다 공기도 맑고 운동까지 하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다.

산길을 따라 약수터 쪽으로 오르는데 갈수록 더욱 바람은 강해졌고 바람소리마저 심상치 않게 들리면서 겨우 몸을 가누고 걸을 수 있었다. 며칠 전과는 또 다르게 산속의 활엽수들은 가지마다 새순을 돋아내고 있었고, 생강나무에는 샛노란 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생강나무 쪽으로 걸어 들어가서 꽃향기를 맡으면서 꽃도 몇 개 따서 맛을 보니 정말 생강 향내가 났다. 날씨가 이러다 보니 약수터 주변에 있는 운동기구에서 체력 단련을 하는 등산객들이 별로 없었다. 아직도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어서인지 봄바람이 여전히 사납다. 약수를 길어두고는 운동기구가 있는 쪽으로 올라가니 산수유꽃도 만발이었다. 봄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산이나 들로 나가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활짝 피어난 생강나무꽃>
<만발한 산수유꽃>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아대 승학캠퍼스를 지나오는데, 며칠 전에는 피지 않았던 목련꽃이 활짝 피어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며칠 사이에 기온이 많이 올라갔고 봄비까지 내려 그 사이에 마치 나뭇가지에 학처럼 앉은 목련꽃들이 올봄 처음으로 피어나 매화와 산수유를 이어 봄맞이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낮에 보는 목련꽃도 청순하고 아름답지만 칠흑 같은 밤에 보면 더욱 운치가 있는데, 내일이나 모레는 밤에 일부러 찾아가서 목련꽃을 즐기고 와야 할까 한다. 올해는 매화도 이르게 찾아왔었는데, 목련꽃도 이른 편이고 이러다 보면 진달래꽃도 피어 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기장의 아는 분께서 곱게 핀 수선화를 보내셨는데, 이대로라면 3월 말이 되기 전에 벚꽃 구경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올봄 처음 보는 화사하게 핀 목련꽃>
<가지끝마다 학처럼 앉아 피어나려 하는 목련꽃>
<잔뜩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멋스럽게 핀 목련꽃>
<가지를 축 늘어뜨리고 아름답게 핀 목련꽃>

목련꽃은 신이(辛夷)라고도 하는데, 가지 끝에 꽃봉오리를 똑바로 세우고 피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대부분의 봄꽃들이 그렇지만, 성질도 급하게 잎이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운다. 그러다 보니 봄꽃들은 대부분 꽃만으로 된 아름다운 자태를 맘껏 뽐낸다. 매화, 산수유꽃, 생강나무꽃, 영춘화, 개나리꽃, 진달래꽃, 살구꽃 등이 그렇다.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목련꽃보다 큰 꽃송이를 가진 꽃은 보기가 쉽지 않으니 꽃말대로 목련꽃은 꽃 중에서 고귀한 꽃임에 틀림없다. 한 송이로 피어나도 여러 송이가 어울려 피어도,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언제나 그 고귀함을 잃지 않는 것 같다. 비록 비가 와서 꽃잎이 땅 위에 떨어져 있어도 고귀함은 그대로인이다. 

목련꽃은 자주색과 흰색이 있는데, 꽃차로는 자목련 꽃봉오리를 쓴다고 한다. 오염이 되지 않은 청정한 곳에 피어난 자목련 꽃봉오리를 따다가 꼬투리를 떼어내고 말려서 우려 마시면 된다. 목련 꽃차의 꽃 성질이 맵고 따뜻해서 찬 체질을 따뜻하게 해주며 효능은 아주 다양하다고 한다. 먼저 다른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폐나 기관지, 알레르기 및 콧물이나 코막힘, 축농증, 비염 같은 기관지 쪽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체내에 있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두통이나 치통, 복통과 같은 급작스러운 통증의 완화에도 좋으며 항염, 소염 작용을 통해 결막염 등의 눈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차를 마시는 동안 그윽한 향과 아름다움 자태가 유지되어 여러 번 우려도 그 향과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한다.

텃밭에 있는 자목련 꽃봉오리로 목련 꽃차를 만들어볼까 한다. 그때 우아하고 고귀한 자목련 꽃차를 한 잔 올릴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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