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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결혼 40년이 되는 날

by 감사화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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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치와 사회 불안과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꾼 5.16 혁명이 있었던 날이다. 우리 집에서는 5.16 혁명보다는 새로운 가정이 만들어진 날인 결혼일이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1981년 5월 16일, 2년 여의 기간을 서로 떨어져 사모하던 관계를 마무리하고 함께 행복한 둥지를 튼 날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40년이란 세월이 흘렀나 하는 놀라움도 있지만 그 사이에 우리 집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지나갔다. 결혼할 때를 떠올리면 지금 같아서는 도저히 결혼을 할 수 없는 입장이었는데, 무리까지 해서 대학원생인 남편을 두고 직장에 나가면서 생활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다가 그다음 해에 첫째까지 낳아 키워야 했던 날을 생각하면 꿈만 같다.

그렇게 직장과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남편은 대학원을 나와 직장을 가졌지만 창업하는 회사의 일을 맡아보느라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들어왔고, 주말도 거의 없었다. 첫째를 어떻게 키웠는지도 모르고 친정어머니 신세도 많이 졌다. 그러다가 남편이 연구소로 직장을 옮기고 나서는 조금 안정이 되었다가 얼마 있지 않아 유학을 가는 바람에 1년 가까이 서로 떨어져 지낸 적도 있었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첫째와 함께 남편을 따라 일본 동경으로 가서 3년을 살게 되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첫째를 보육원에 보내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학 생활을 보내고 학위를 받으면서 부산으로 오게 되어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귀국하기 전 해에 둘째를 낳아 왔기 때문에 첫째에게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

부산에서의 생활은 이전보다는 안정되었지만 첫째의 학업과 어린 둘째를 키우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그러면서 두 번의 이사 끝이 지금의 아파트를 구입하여 남편이 정년 할 때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어 늘 감사하고 있다. 사는 삶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잘 살고 못 살고는 각자의 산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첫째와 둘째 모두 반듯하게 자랐고 건강에 문제가 아직까지 없는 것만으로도 복을 받았다고 여기고 있고, 남편이나 나나 큰 병치레나 어려움 없이 함께 40년을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행복할 따름이다.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겠지만, 지난 40년보다 더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면서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아 금혼과 회혼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살아가는 그 순간은 누구보다 모든 일들과 만남들이 서툴고 어려운 나날이라고 여기지만, 지나고 나니 무엇 하나 그립지 않은 순간이 없고 아쉽지 않은 나날이 없을 것이다. 결국 삶에는 정답이 없고, 각자의 마음가짐과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 같다. 살아가는 방법도 각자의 살아온 삶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나만의 잣대에 무조건 맞추어 살아야 한다면 서로가 어렵고 힘들어진다. 어릴 때부터 형성된 사고의 차이는 나이가 들어도 쉽게 좁혀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부 간에도 마찬가지이고 부모 자식 간에도 다르지 않다. 그런 만큼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서로 원만하게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배려와 사랑을 통한 노력이 살아있는 한은 해야 할 것 같다.

결혼기념일은 처음에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의 영향으로 결혼한 날에 축하 예배를 드리는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결혼 1주년이 되면 종이로 된 선물을 부부가 서로 하는 지혼식(紙婚式)을 올리고, 연수가 쌓여 결혼 25주년인 은혼(銀婚), 30주년인 진주혼(眞珠婚), 35주년인 산호혼(珊瑚婚), 40주년인 녹옥혼(綠玉婚), 45주년인 홍옥혼(紅玉婚), 50주년인 금혼(金婚) 등은 모두 보석의 이름이 붙었는데, 그때에는 이름에 맞는 보석을 선물하며 함께 살아온 것을 축하한다고 한다. 특히 결혼 50주년에는 일가친척과 마을 사람들을 청해 부부가 순금으로 된 선물을 주주 받으며 금혼식(金婚式) 잔치를 벌이고, 결혼 60주년에는 자식들이 부모님을 위해 회혼례(回婚禮)라는 성대한 잔치를 치르는 효(孝)를 실현한다고 한다.

아무리 아웅다웅하며 살아도 미운 정 고운 정이 뼛속까지 차서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서로 찾는 사이가 부부이다. 살아있는 한은 건강하게 함께 살도록 하면서 서로 믿고 오손도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있다는 자체에 감사하였으면 한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은 더 숙성되고 깊고 넓게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결혼 40주년이라 녹옥(綠玉) 선물은 서로 주고받지 않았지만, 녹옥(綠玉) 이상의 도타운 사랑을 확인하면서 선한 미소와 따뜻한 감사의 마음으로 첫째와 오붓한 외식을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세상을 위해서도 조금은 도움이 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다짐하면서 모든 생명들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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