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이라는 올해 5월도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산과 들은 연초록의 초봄과 달리 신록의 계절이라고 할 만큼 녹음이 우거졌고, 햇살도 두터워져 한낮에는 그늘을 찾게 되는 때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아직도 긴팔 소매 달린 옷을 입어야 할 정도 쌀쌀하다.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여전히 있어 건강에 각별히 유의를 해야 할 것 같다. 거기에다 코로나 19의 확진자들이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10%를 넘었다고 언론들이 호들갑이다. 숫자를 가지고 너무 장난들을 많이 치다 보니 아예 언론에 나오는 숫자는 보지 않는다. 서로 간의 믿음이 없는 사회는 불행하다.
그렇게 아름답던 봄꽃들도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화려한 여름꽃들이 대신하지만 봄꽃만큼은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는다. 고혹적인 매화로 시작하여 청순한 목련꽃, 화사한 진달래꽃, 복숭아꽃, 배꽃, 사과꽃, 민들레꽃 등 수도 없이 많은 봄꽃들이 펼친 아름다운 봄날은 다시 떠올려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봄은 3월, 4월 5월이라고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5월만 되면 벌써 초여름이다. 그러다 보니 봄꽃과 여름꽃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5월 초에 여름꽃이라는 장미꽃이 피어나기까지 한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이면 언제나 따사로운 햇살과 아름다운 꽃들이 피는 봄을 동경하게 되는데, 그런 봄날이 오늘부터 끝이 나고 내일부터는 여름으로 들어서는 유월이 된다.봄을 보내는 심정은 곱게 키운 예쁜 딸을 시집 보내는 것 이상으로 마음이 허전하고 아린다.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오는 기지개를 켜는 새싹들과 마른 가지에서 돋아나는 연초록의 새순들을 보면 웅크리고 있던 가슴이 절로 펴지고 희망의 불씨가 지펴지는 환희를 매 순간 느꼈는데, 그런 날들이 이제 잠시 숨을 고르는 여름이 되니 나른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삶의 생동감마저 놓고 싶지는 않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사는 행위이기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깨어 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으로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올해 들어서면서 새해라고 하며 어떻게 한 해를 살아갈 것인가 계획도 세우고 다짐도 했는데, 그런 계획과 다짐을 다시 한번 꺼내어 점검을 하고 수정 및 보완을 하면서 더 나은 1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젊을 때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마음보다는 몸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게 된다. 자기의 몸은 자신이 제일 정확하게 상태를 알고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최상이다. 한 번 몸이 망가지거나 이상이 생기게 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데는 훨씬 많은 수고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잘 챙겨야 한다고는 말은 쉽게 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식, 과음, 과로, 과민을 삼가야 하고,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자기만의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최고이다. 조금 모자랄 정도로 먹고 마시면 위장에 부담을 적게 주고, 무리하게 몸을 쓰지 않으면 기력이 쇠진(완전 방전)하지 않아 충전이 쉽게 이루어지며, 별나게 굴지 않으면 마음이 고요하게 머물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젊을 때는 몸을 조금 무리하게 써도 회복이 빠르지만 나이가 들면 회복이 느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몸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장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면 그만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오월을 마무리하는 오월의 마지막 날,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고 소란하다. 그렇다고 덩달아 자신까지 잃어버리고 부화뇌동하는 것은 자신을 오롯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바깥이 아무리 혼란스럽고 요란하다고 해도 마음만은 항상 온화하고 평화로움을 잃지 않도록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자기를 갖추도록 하는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 이 세상에 부모님의 몸을 빌러 한 번 태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 일인지도 생각을 하면서, 남은 오월 몇 시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관조하면서 위대한 자신의 본래 모습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는 사유를 해보면 어떨까 한다. 오월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면 새로운 달은 더 알차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다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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