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갑자기 세상을 떠난 방랑 식객

by 감사화 2021. 6. 16.
728x90
반응형

지난 토요일(6월 12일)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애들 아빠가 스마트폰을 보다가 임지호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보도가 있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다. 임지호씨를 잘 알지 못하였는데, MBN TV의 '밥을 요리하고, 사람을 요리하고, 인생을 요리하는' 서울 산동네 꼭대기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이 시대의 스타들을 초대해 칭찬 밥상을 제대로 차려내는 프로그램인 '더 먹고 가'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임지호씨의 음식 만드는 솜씨와 소탈한 성격 그리고 뜻이 깊은 대화를 들으면서 차츰 끌리게 되었다. 그 뒤로는 매주 일요일 밤이면 '더 먹고 가'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고, 어떤 소재로라도 뚝딱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독특한 솜씨에 매료하게 되었다. 그런 임지호씨를 방랑 식객이라고 한단다.

<'푸드 아트'의 표지 모델인 임지호씨>

'더 먹고 가'라는 프로그램이 24부작으로 2020년 11월 8일 시작하여 올해 4월 18일에 끝나는지도 모르고 계속 방영하는 줄로 알았는데, 4월 18일 이후로는 방영을 하지 않아 서운해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임지호씨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 그분은 음식도 잘하기 때문에 건강도 스스로 잘 챙겨 오래 살 것이라고 단단히 믿고 있었는데,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서운한 마음도 있고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나이로 보면 임지호씨가 1956년 생이라고 하니 나보다 두 살 아래인데, 죽는 데는 누가 먼저고 누가 뒤가 없는 것 같다. 참으로 아까운 한 분이 또 세상을 떠났다.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마지 않는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잘 납득이 되는 않는 것은 주위 분들 중에 꼭 세상에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은 일찍 돌아가시고, 빨리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사람은 좀처럼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 같아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때가 되면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있지만 최소한 살아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제발 하루라도 빨리 저 세상으로 떠났으면 좋겠다고 여기지는 대상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오죽하면 한 사람의 생명을 두고 일찍 이 세상을 하직하라고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는 더 쓸모가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또는 이 세상의 안전과 평안에 해악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대상이 된다는 자체가 그 사람의 삶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제(6월 14일) 방랑 식객 임지호씨의 발인이 있었다고 한다. '더 먹고 가'를 함께 진행한 강호동씨와 황제성씨는 물론이고 임지호씨와 인연을 가졌던 많은 분들이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고 깊은 애도를 표하였을 것이다. 국내 언론이나 방송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임지호씨의 죽음을 그다지 크게 비중을 두고 다루지 않는 것 같아 그분을 아끼는 한 사람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쩌면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매력적인 요리사로 자연 친화적이고 자유분방한 임지호씨를 생각하면 너무 홀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별로 영양가 없는 정치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는 국내 언론과 방송들을 보면 나라와 국민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제 임지호씨의 해맑은 소년 같은 웃음을 볼 수 없고, 신출귀몰한 요리 솜씨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게 되었다. 애들 아빠도 큰 애도 서운한 마음이라고 하는데, 매일 찬거리를 준비하는 주부로서 임지호씨의 소재를 가리지 않고 즉석에서 창조적으로 음식을 반드는 신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비극이고 불행이다. 인생을 두고 일장춘몽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요즈음은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65세라면 청춘이다. 30년은 느끈히 더 살 수 있는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임지호씨를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종용하고 있는데, 코로나 19 백신 접종과는 아무런 상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