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들어서고 나서 제법 기온이 올라 섭씨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후덥지근한 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늘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니 제법 많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면서 지금도 잔뜩 흐려 가끔 비가 흩뿌리고 있다. 보통 양력 5월까지를 봄이라고 하는데, 6월에 접어들었으니 제대로 여름을 맞은 때이다. 5월과 달리 6월이 되니 조금만 음직여도 땀이 나고 날파리들도 많이 달려들어 지내기에 성가신 날들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가끔 불어오는 바람으로 땀을 훔치고 그늘을 찾아 쉴 때는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자리가 있게 해 줘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지난주 목요일에 텃밭에 들러 무농약 신토불이 매실 12kg을 수확하였고, 어제 오후에 다시 들러 32kg을 수확했다.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오늘 오전에 다시 텃밭에 가서 매실 수확을 하려고 했는데,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려 다음으로 미루었다. 어제 오후에 텃밭에 간 것은 매실 수확도 수확이지만, 조금 늦었지만 고구마순을 심기 위해서였다. 일기 예보에 오늘 비가 내린다고 하여 하루 전에 고구마순을 심어두면 비를 맞고 잘 자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에서 호박고구마순 한 단을 구입하여, 2주 정도 전에 집에서 기른 고구마순과 함께 심었다.
일기 예보대로 비가 오늘 하루 종일 그쳤다 내렸다는 반복 하여 어제 심은 고구마순에는 단비가 되었을 것이다. 텃밭에서 여러 가지 농작물을 파종하고 모종을 심으면서 느끼는 것은 자연의 위대함과 넉넉함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대로 땅을 일궈 씨앗을 뿌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싹이 돋아나고 채소를 맛볼 수 있게 된다. 모종도 마찬가지로 구입하여 심어놓으면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자라 이내 결실을 맛보게 된다. 묘목을 심을 경우에는 채소들과는 달리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야 꽃을 피우고 과실을 달리게 한다.
배추나 대파, 오이나 호박 등의 씨앗들은 아주 작아 이것들이 언제 싹이 트고 자라 큼직한 배추나 대파가 되고, 오이와 호박을 열리게 할까 싶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으면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동물들과는 또 다른 성장 모습을 보여주면서 텃밭에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성장하는 식물들의 삶에 늘 넋을 잃을 정도이다. 올해 매실에는 예년과 달리 진딧물이 전혀 붙지 않아 그 연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 예년과의 차이라면 쑥들이 텃밭에 무리를 지어 자란 점과 예년보다 거름을 넉넉히 줬다는 것인데 명확하지 않다.
양파와 마늘을 수확한 자리를 일구고 두둑을 만들어 고구마순을 심었고, 다른 곳에는 쪽파와 옥수수 그리고 대파와 상추도 파종을 했다. 자연과 더불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텃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러 가지 이점이 있어 좋다. 언제라도 텃밭에 가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점이 하나이고, 원하기만 하면 어떤 농작물이나 꽃도 심을 수 있고 때가 되면 수확을 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그다음이다.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은 부단히 몸을 움직이고 올바른 생각들을 하면서 사람들은 물론 자연과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아름답게 삶을 영위함이다. 그것을 텃밭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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