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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살아가는 이야기

꺾인 편백나무 가지를 보며

by 감사화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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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르내리는 뒷산 약수터 가는 길에 그동안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편백나무의 가지 하나가 꺾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꺾인 가지는 완전히 말라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흔들거리고 있어 보기에 안타까웠다. 그동안 가지가 꺾여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니 가슴이 아려왔다. 잠시 눈을 감고 편백나무가 되어 보았는데, 이제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이 보였지만, 그동안의 아픔은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같았다. 식물이 아니라 동물이었다면 꺾인 가지를 그대로 두고 살아가지는 않았을 것인데, 스스로 뿌리나 줄기 및 가지와 잎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그냥 꺾여 말라버린 가지를 달고 있었던 것이다.

<가지가 꺾여 말라버린 편백나무(2021년 7월 27일)>

동물이나 사람이었다면 아픈 부위가 있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그 아픈 부위를 고치려 하거나 아예 잘라버리는 극약 처방을 했을 것이다. 작년에는 유독 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날들이 제법 많아 뒷산 여기저기에 가지가 꺾였거나 아예 줄기까지 꺾여 있는 나무들이 많았다. 특히 약수터로 가는 입구 쪽에 있는 큰 소나무 밑동에서 둘로 나누어진 줄기 중의 하나가 꺾여 있어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몰랐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벚나무도 찢어진 것도 여러 그루가 있었다. 특히 그 소나무의 한 줄기가 꺾이면서 찢어져 처음에는 소나무 잎이 살아있었는데, 한참 뒤에 보니 잎까지 말라버렸는데, 그대로 방치가 되어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아직도 그 소나무는 그대로 있다.

<완전히 한쪽 줄기가 찢어진 소나무 (2020년 11월 3일)>

살아가면서 험한 일을 당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가슴 아프고 쓰라린 일들이 가능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행복이다. 손톱밑에 작은 가시가 박혀도 참기가 어려운 것이 사람들인데, 하물며 나무의 가지가 꺾였다면 사람들로 치면 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도 아무런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비바람에 흔들릴 때는 얼마나 고통이 심했을까? 붉게 저물어 가는 저녁노을 아래 꺾여 말라버린 편백나무 가지 하나에 잠시 시선을 멈추고 나무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사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생명체라는 같은 존재로서 사람과 나무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생명이 있고 나름대로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는 점은 서로 존중되어야 한다.

뒷산의 여럿 있는 꺾인 나무 가지나 줄기들은 관리 지자체에서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책임을 지고 잘라주거나 정리해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보기에서 좋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조치를 취하여 자주 오가는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 된다. 올해는 아직 태풍이 도래하지 않고 있지만, 무더위 가운데 태풍이 불어닥치면 또 나무들이 어떤 피해를 입을지 모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큰 나무들이 넘어지거나 줄기나 가지들이 찢어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충분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제가 생긴 나무들에 대해서는 빠르게 조치하며 국민들이 누리는 일상의 편안함과 건강 증진에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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