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였고, 오늘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년 동경올림픽이 끝났다. 어제 자정무렵부터 뇌성이 요란하게 치면서 한참 뜸을 들이다가 소나기가 뿌리기 시작하더니 감만에 고대하던 단비가 제법 내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바깥으로 뛰쳐나가 하늘을 바라보며 함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불볕 더위에 텃밭의 농작물들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속이 바삭바삭 타들어가는 듯 했는데, 고추와 가지, 오이와 토마토, 복수박과 참외는 물론 호박과 대파 및 쪽파 등의 농작물과 과일 나무들이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얼마나 기뻐했을지 생각만 해도 흐뭇하기만 했다. 어제 뇌성이 일면서 소낙비가 뿌리고 있는 장면(1분 정도)을 담아 올린다.
텃밭이 있어도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들려 가뭄에 물도 주지 못하고 수확만 해서 돌아오면 미안하기 그지 없어 하늘을 향해 생각날 때마다 한 방울이라도 뿌려 달라고 기도한 보람(?)이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태풍 9호의 영향으로 불가마 속 같았던 찜통더위가 물러간 듯 선선한 바람까지 불고 있으니 자연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아직도 하늘은 잔뜩 구름이 끼여 있고 간간히 비도 뿌리고 있어 입추(立秋)도 지났으니 이참에 무더위도 함께 물러갔으면 좋겠다. 일기 예보를 보니 다음 주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고 하니 가뭄은 해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 동안 한 달 이상 가물어 안타까웠는데 정말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오늘 밤 8시 일본 동경올림픽 주경기장에서 2020 동경올림픽 폐회식 중에 남녀 마라톤 시상식이 사상 최초로 열렸다. 이번 마라톤 경기는 남녀 모두 동경이 아닌 북해도의 삿포르에서 개최되었고, 여자 마라톤은 어제(7일), 남자 마라톤은 오늘(8일) 열렸다고 한다. 경보 종목 개최지를 삿포르로 정한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육상연맹가 동경의 덥고 습한 날씨를 우려해서라고 한다. 남자 마라톤 시상식이 폐회식에 있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여자 마라톤은 폐회식 당일이 아닌 다른 날에 치러지고 시상식도 그때 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남녀 마라톤 시상식이 폐회식 당일 함께 이루어졌다고 해서 특이하다는 뜻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이 마지막 날 금메달을 획득하여 전날까지 1위였던 중국을 누르고 역전으로 1위를 했고,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했다고 한다. 이번 동경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였고, 경기가 시작된 7월 23일부터 오늘(8월 8일)까지 17일 동안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최초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1년이 연기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각자 준비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으로 충분하였고, 코로나 19와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짧은 기간이었지만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6개국이 참가하여 4위를 한 야구와 당연히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여겼던 여자 골프 등 몇몇 종목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감독과 선수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을 저버리거나 힘껏 응원하는 국민들의 성원을 무시하며 성의없이 대충 경기를 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봐야 한다. 감독은 감독대로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그 순간에 각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 국가와 국민은 물론 자신과 가족들을 생각하며 젖먹은 힘까지 내어 집중했을 것이다. 무슨 일에나 무엇보다 실력이 좋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지만, 그렇다고 실력만 좋다고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인생을 살아보면 경험할 때가 자주 있다. 그날의 컨디션과 운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언론이나 방송들 나아가 국민들 중 일부는 어떤 운동 종목이든지, 좋은 결과를 낼 때는 없는 말까지 지어내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그렇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 때는 사소한 언행까지 소환하여 뭇매를 가하며 아예 죄인처럼 만들어버린다. 운동이든 무슨 일이든 잘 할 때도 있고 잘못할 때도 있기 때문에, 잘 할 때는 더 잘 할 수 있도록 칭찬하고, 비록 잘못한 경우에도 실망하여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하도록 하는 것이 바른 자세가 아닐까 한다. 다음 2024년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앞으로 남은 3년을 최적의 환경에서 착실하게 준비하여 이번 올림픽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국민들에게 안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올림픽 경기 종목 중에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인기가 있는 종목은 국민들의 관심이 커서 투자도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렇지 않은 비인기 종목은 경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언론과 방송에 더 큰 책임이 있지만, 비인기 종목에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여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데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어떤 종목이든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 선수와 감독들에게는 무한한 격려를 보내야 한다. 다시 한 번 이번 동경올림픽에 참여한 모든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더 발전한 모습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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