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코로나 19로 1년간 연기되었던 2020 동경 하계 올림픽이 성황리에 무사히 막을 내렸고, 다음 2024년 하계 올림픽은 파리에서 개최된다고 했다. 오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스가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인과 함께 일본의 올림픽 개최 성공에 축하한다고 전했다고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7일간의 열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면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고, 코로나 19와 국내의 불안한 정세에 찌들어 있던 국민들에게 잠깐이나마 환호를 하게 했고 용기와 힘을 불어넣었었다. 초반 양궁 남녀 국가 대표 선수들의 선전하는 모습과 4개의 금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는 국민들 모두에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다시 한번 고취시켰다.
이어서 열린 펜싱 경기도 여세를 몰아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7개 이상, 순위 10위 이내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볼 정도였다. 그런데 이후 태권도, 유도, 복싱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얻으면서 정체 상태를 보였고, 구기 종목인 축구에서 8강 문턱에서 힘도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멕시코에 패하는가 하면, 메달을 확신했던 야구와 여자 골프에서도 국민들이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축구도 축구이지만 야구는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목표로 했었는데, 어이없이 6개 팀 중에 4개에 머물렀다. 일본과의 준결승 경기 8회에 투수의 1루 커버가 늦은 것이 패인이 되자 그 투수를 민족반역자라고까지 한 것은 지나쳤고, 납득할 수 없다.
승패가 걸린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싸움에서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문제는 그런 경기에서 선수나 감독이 어떤 마음자세로 임하는가 하는 점이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긴장이 풀리고 방심을 하게 되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다고 해도 패배할 수 있다. 승부에서는 연습이 있을 수 없고, 한 번 지나가고 결정된 결과는 되돌릴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모자라는 상대라고 자만하고 방심하면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 그 예가 바로 이번 야구 대표팀과 여자 골프 선수들의 심리적 패인으로 볼 수 있다. 야구 대표팀은 메달만 획득하면 군 면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4위로 많은 국민들의 비난까지 받았으니 그 영향이 국내 프로 야구 경기로 이어질 것 같다.
또한 참가국 중에 가장 많은 4명이라는 대표 선수가 출전했다고 언론과 방송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고진영, 박인비, 김세영, 김효주 선수 중에 대충 쳐도 메달은 따놓은 당상인 것처럼 보도를 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그러다 보니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야구 대표팀 못지않게 전혀 존재감조차 없이 잊히고 말았다. 이들에 비해 김연경 선수가 분전한 여자 배구 경기는 매 경기마다 국민들이 열광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 이유는 끝까지 집중하면서 세계 순위 이상의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8강이 확정되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똑같은 세계 4위의 결과를 얻었는데 야구 경기는 상대팀을 응원하는 국민들이 있게 만들었고, 여자 배구 경기는 국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많은 국민들은 여자 배구팀이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길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전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도 마찬가지였고, 세계 순위가 엄연히 있었기 때문에 버거울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지만 일본이나 터키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패기와 집념이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응원을 했지만 결과는 김연경 선수가 짐작한 대로였다. 그렇지만 야구와 여자 골프는 상대가 어떤 나라 어떤 선수라도 이길 수 있는 실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실망이 더 컸다. 특히 정신 자세가 흐트러져 있었고 악착스러움이 보이지 않아 더 많은 질책을 받은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힘껏 뛰어준 모든 선수들을 기억하면서 박수를 보내고 감사한다.
비단 운동 경기만이 아니라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자만과 방심은 일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특히 전 세계의 최고 수준인 선수들끼리의 경기에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음가짐이 결정적인 경우가 많다. 순간적인 실수나 방심이 바로 순위가 상위로 올라가느냐 하위로 떨어지느냐가 판가름이 나고 만다. 이번 동경올림픽은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 개최가 되었고, 정치권에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높았으며, 끝까지 일본 욱일기며 우리나라 응원 문구를 두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에 씁쓸하기도 하다. 스포츠맨십을 최우선으로 하는 올림픽이면 정정당당한 실력을 바탕으로 세계 평화와 우애를 다지는 진정한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이미 많은 국민들이 질타를 했지만, 언론과 방송들의 인기와 비인기 종목에 대한 일방 통행적인 방영 행태는 물론 특히 MBC TV 중계에서의 방송 사고와 적절하지 못한 해설 등은 시정되어야 한다. 동계든 하계든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이고 화합과 우애를 다지는 경연장인데, 결과에 지나치게 얽매여 다른 나라가 어리둥절하거나 분노할 정도의 영상이나 해설은 물론 다수의 국민들과 대표 선수들이 귀를 의심하게 하는 표현은 없어야 한다. 언론과 방송들은 어디서나 편을 가르고 승자독식의 잘못된 습성이 고스란히 올림픽에까지 전염 되어 코로나 19로 잠시 심신의 안정과 휴식을 취하려던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무더운 날 더욱 짜증 나게 해서는 안 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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