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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약수터의 살살이꽃

by 감사화 202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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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14호 찬투가 필리핀을 지나 북상하고 있어서 그런지 오후부터 이따금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어제보다 찬투의 이동 속도가 시속 15km에서 시속 20km로 조금 빨라졌고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40m/s)과 순간 최대 풍속(60m/s)이 조금 약해졌다고 하지만 태풍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태풍 14호 찬투의 예상 이동 경로가 거의 같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라고 한다. 오후 늦게 뒷산 약수터를 다녀왔는데 잔뜩 흐린 날씨에 산 위는 더 바람이 세차서 약수터에 게양된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약수터 주변의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보통 때보다 적었고 산을 오르며 만남 등산객들도 적은 편이었다.

약수터에서 승학산 정상으로 돌아가는 길옆 10m 되지 않는 곳과 운동기구 있는 곳의 10m 정도 되는 앞쪽에 초여름부터 살살이꽃이 피어나 가을을 전하고 있었지만 눈길을 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했다. 오히려 꾸준하게 꽃을 피웠다 졌다 하는 살살이꽃보다는 한여름에 피었던 참나리꽃이나 지금 피어나고 있는 꽃무릇꽃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다. 코스모스꽃으로 알고 있는 살살이꽃은 순수한 우리말 꽃 이름이다.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에는 "'살살이'란 '가냘프면서도 고움'을 나타내는 말로 가늘고 약한 몸이 실바람에도 부드럽게 할랑거리는 모양을 말한다. 살살이꽃은 한들한들 하늘하늘 바람결에 온몸을 살랑거리다가는 힘찬 강풍이 불면 이리저리 세차게 일렁거린다. 군무가 따로 없다."라고 했다.

<초여름에 피어난 살살이꽃 (6월 14일)>
<한여름에도 곱게 피어난 살살이꽃 (8월 20일)>
<화사하게 피어난 붉은 살살이꽃 (9월 12일)>
<가을은 만끽하고 있는 연분홍색 살살이꽃>
<마음까지 물들게 하는 분홍색 살살이꽃>
<산속에서 자유롭게 가을을 즐기고 있는 살살이꽃>
<청순하게 피어난 하얀 살살이꽃>

또한 "살살이꽃은 멕시코가 원산지인데, 더운 곳의 식물들은 꽃 색이 강렬하다. 그래서 코스모스도 붉은색, 흰색에다 그 중간색인 분홍색 꽃이 주종을 이룬다. 코스모스는 '우주'라는 의미가 있는가 하면 '질서와 조화의 세계'를 뜻하기도 한다. 즉, 혼돈(카오스)에 맞서는 말이다. 살살이꽃의 꽃말은 청순한 '소녀의 순정'이라 하며, 신(神)이 처음 습작한 꽃이라고도 하니 세상에 가장 먼저 만들어진 꽃인 셈이다."라고 하는 의미를 부여하니 전혀 다른 꽃으로 보이는 것 같다. 살살이꽃은 국화목, 국화과, 코스모스속의 한해살이풀이다. 꽃 색깔은 붉은색, 분홍색, 흰색, 자주색 등 아주 다양하고, 키도 2m 정도까지 자라며, 어릴 적 초등학교를 다녀오는 방둑 길에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오래전 일이지만 가족 여행으로 순천 낙안읍성을 다녀오면서 어느 역사(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정읍역이 아니었을까?) 앞 넓은 면적에 살살이꽃이 만발한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난생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살살이꽃이 핀 곳을 보게 되어 가족들 모두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모른다. 약수터에 핀 살살이꽃은 무리를 지어 장관을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몇 송이씩 색깔을 달리하며 아름답게 피어 있는 모습은 청초하면서 소박하기만 하여 더 마음이 끌린다. 어떤 꽃이라도 너무 많이 피어 있으면 어느 꽃이 어떤 특색이 있는지 관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대충 보면서 곱다는 생각뿐인데, 몇 송이 띄엄띄엄 피어 있으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애틋하게 바라보며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애를 쓰는데, 살살이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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