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시골 텃밭에 들렀다가 주차한 길가에 모여 아름답게 피어나 가을을 즐기고 있는 야생화 삼총사(?)를 만나게 되었다. 멀리서 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꽃들이 작으면서도 각각 다른 색깔로 함께 어우러져 피어 있는 모습들이 야생화 삼중주를 보는 착각이 들었다. 연분홍의 고마리꽃과 짙은 파란색의 닭의장풀꽃 그리고 자주색의 이질풀꽃이 그들이었다. 이들 야생화 삼총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운이 아닌가 싶었다. 고마리꽃과 닭의장풀꽃은 이미 이곳에서 한번 다루었지만 이질풀꽃은 처음 보았고 두 꽃들보다 더 고혹적인 색깔이었다.
야생화 삼총사를 만나 텃밭 일하러 가는 것도 잊고 한참을 곁에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면서 "정말 곱구나. 어떻게 이런 색깔들을 보여주는지 너무 고맙다. 셋이 함께 모여 피어 있어니 작은 꽃밭을 보는 것 같아 기분까지 좋아지는구나."라고 말을 걸어보았지만 웃으면서 서로 더 멋지게 보이려 뽐을 내는 것 같았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하여 서둘러 붉은 고추와 토마토 등을 수확하고 지난번에 와서 파종했던 무와 배추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확인하러 왔는데, 이들 야생화 삼총사의 아름다운 자태에 한 눈을 팔아가 애들 아빠가 서둘러야 한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뒤를 돌아보며 텃밭으로 향했다.
시골에 도착할 때부터 잔뜩 흐려 있었고 도중에 차를 타고 오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도 하여 비를 맞고 텃밭 일을 할 수도 있겠다고 여겼는데 용케 비는 거의 맞지 않으면서 볼 일을 보고 다시 야생화 삼총사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시골 텃밭은 마을과는 200 ~ 300m 떨어진 외딴곳에 있어서 그런지 시커먼 모기며 정체불명의 날파리들이 많아 완전 무장을 하지 않으면 이들을 이겨낼 수가 없다. 비까지 내리려고 어둑하니 더욱 이들이 극성을 부려 몇 군데 물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자태의 야생화 삼총사를 보니 그런 성가심도 가시고 벌써 떠나느냐고 서운해하는 것 같았다.
야생화를 보고
산과 들에
정해진 곳 없이 자연스레 피어나
누가 봐주지 않아도
해맑은 웃음으로
누가 말 걸지 않아도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어디에 있으나
아무리 바람 불고 비가 세차도
세월에 기대어 오고 간다.
이름 있어도 좋고
이름이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벌과 나비와 어울려 즐기고
누가 몰라준다 해도
파란 하늘 보며 콧노래 흥얼거리며
때 되면 왔다가
가야 할 순간 알아서
누구에게도 간다 온다는 말없이 없다.
고마리와 닭의장풀은 이미 다루었으니 이질풀에 대한 두산백과의 내용만 참고로 올린다.
이질풀은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노관초(老鸛草)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약 50cm이다. 뿌리는 곧은뿌리가 없고 여러 개로 갈라지며, 줄기가 나와서 비스듬히 자라고 털이 퍼져 난다. 잎은 마주달리고 3∼5개로 갈라지며 나비 3∼7cm이고 흔히 검은 무늬가 있다. 갈래조각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으로서, 끝이 둔하고 얕게 3개로 갈라지며 윗부분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마주나며 길다.
꽃은 8~9월에 연한 붉은색, 붉은 자주색 또는 흰색으로 피며 지름 1∼1.5cm이다. 잎겨드랑이에서 꽃줄기가 나오고 꽃줄기에서 2개의 작은꽃줄기가 갈라져서 각각 1개씩 달린다. 작은꽃줄기와 꽃받침에 짧은 털과 선모(腺毛)가 나고, 씨방에 털이 난다. 열매는 삭과(蒴果)로서 길이 1∼1.2cm이고 5개로 갈라져서 뒤로 말린다.
많은 양의 타닌과 케르세틴이 들어 있어 소염·지혈·수렴·살균 작용이 있다. 민간에서는 대장 카타르·이질·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에 약재로 사용하고, 한방에서는 현초(玄草)라고 하며 지사제로 쓴다. 한국·일본·타이완에 분포한다.
<출처 : 이질풀 [Thunberg's geranium] (두산백과)>
'꽃과 풀 그리고 차 > 꽃과 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수터의 살살이꽃 (0) | 2021.09.12 |
---|---|
언제 봐도 예쁜 채송화 (0) | 2021.09.05 |
국내 최대 백일홍 꽃밭은? (0) | 2021.08.26 |
특이한 모습의 계요등꽃 (0) | 2021.08.23 |
흔히 보는 닭의장풀 (0) | 2021.08.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