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일찍 가수 배호가 세상을 떠난 지 50주기가 되는 해라고 하여 조선일보 문화·라이프 왓칭에 "배호 50주기에 듣는 배호 노래들...계절보다 더 쓸쓸하네"라는 기사가 실려 있어 여기에 옮긴다. 원문 기사에서는 배호의 대표적인 노래들이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들을 수 있었는데, 노래까지 복사가 되지 않아 맨 마지막에 있는 출처에 원문으로 링크가 될 수 있도록 해놓았으니 원문에서 직접 들으면 된다. 정확한 배호의 50주기가 되는 날은 오는 11월 8일이라고 한다. 그날이 되면 전국의 배호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노래도 부르고 기념행사를 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는 교민들까지 팬클럽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생뚱맞게 이미 고인이 된 가수 배호에 대한 글을 옮겨 올리는 것은 애들 아빠가 너무나 가수 배호의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르기(?) 때문이다. 군대에 있을 때 벌써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를 구입하고는 제일 먼저 배호의 카세트테이프부터 사서 거의 매일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고 한다. 이 기사에도 실린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누가 울어, 마지막 잎새는 물론 영시의 이별, 배신자, 황금의 눈, 비 내리는 명동, 사랑은 하나, 만나면 괴로워, 안녕, 울고 싶어, 두메산골, 조용한 이별, 파란 낙엽, 오늘은 고백한다, 애타는 사나이, 굿바이, 웃으며 가요, 울긴 왜 울어, 타향 등 수도 없이 많은 배호 노래가 담진 카세트테이프와 CD를 구입해 자가용을 타면 바로 틀어 들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노래방에 가면 으레 배호 노래부터 시작을 하여 배호 노래로 끝나는 날도 있었다. 이렇듯 애들 아빠가 배호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호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었고, 배호 노래는 가사는 물론 반주까지 좋아하게 되어 배호 노래가 나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친근감까지 가지게 되었다. 반복과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개인의 삶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지 실감하면서 올해가 배호 50주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마치 살아 돌아오는 것 같은 묘한 감정이다. 애들 아빠의 배호 노래 사랑도 사랑이지만 배호의 노래와 가사를 듣고 있으면 그 절절한 가창력에 가슴이 저미고 아려와 더 끌리는 것 같다. 애들 아빠가 대금으로 연주한 돌아가는 삼각지와 안개 낀 장춘단 공원을 함께 올린다.
최근 들어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거기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너무 얕고 너무 가벼워 보여 배호를 비롯한 이미자, 패티김, 김추자, 문주란 등 옛날 트로트 가수들과는 격이 다른 것 같아 약간 실망이다. 진정으로 트로트 노래와 가사에 혼신의 열정을 담아 부르는 가수들이 보이지 않고 너무 상업적이고 가식적인 면이 두드러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트로트 열풍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나이와 무관하게 트로트를 즐기는 것은 탓할 수 없지만 너무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대회에 참여시키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할 일이 아닐까 한다. 어렵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데 청량제 역할을 하는 트로트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가수 배호의 50주기를 진심으로 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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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 50주기에 듣는 배호 노래들…계절보다 더 쓸쓸하네 [스밍]
[스밍: 이번 주엔 이 노래] 배호 ‘마지막 잎새’
*스밍(streaming): 온라인 음원 실시간 재생
한현우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10.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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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호. /조선일보DB
올해 11월엔 경기 양주에 있는 배호 묘에 사람들이 더 붐빌 것 같다. 11월 8일이 배호 50주기이기 때문이다. 김현식부터 김광석까지 요절한 가수들 중 팬덤이 뜨겁게 지속되는 경우가 있지만, ‘옛날 가수’라고 할 배호가 사후 50년이 되도록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만큼 생전의 인기가 엄청났음을 증명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배호 팬클럽만 40여 개가 되고, ‘배호를 기념하는 전국 모임’은 16개 시도에 지부가 있다. 미국에도 6개 지부, 중국 일본 호주 칠레에도 팬클럽 지부가 있다.
▼배호 - 돌아가는 삼각지
배호는 트로트 리듬에 맞춰 노래했지만 창법은 스탠더드 팝의 그것이었다. 최고 히트곡 ‘돌아가는 삼각지’를 들어보면 배호 창법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특유의 매력적 중저음은 물론이고, 고음에서 내지르지 않고 음을 교묘하게 흘리면서 아슬아슬하게 부른다. 그의 전성기였던 1960년대 말엔 이렇게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가 없었다.
가수 배호. /조선일보DB
배호는 이 노래 첫 부분에서 “삼각지 로/ 타리에” 하고 특이한 호흡법을 보인다. 혹자는 당시 신장염을 앓고 있던 배호가 호흡이 가빠 짧게 끊어 불렀다고 하지만 이어지는 “궂은 비는 오는데”를 한 호흡에 부른 걸 보면 정확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배호 식의 모던한 창법이라고 봐야 옳다. 이런 것들도 당시 궤멸돼가던 트로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으로 보인다.
▼배호 - 안개 낀 장충단공원
배호는 1964년 서울 낙원동의 한 카바레에서 ‘배호와 그 악단’의 리더로 드럼을 치며 노래하는 가수로 데뷔했다. 그러나 1966년 신장염 판정을 받았고 이듬해인 67년부터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히트곡은 그가 병상에서 녹음한 것이며, 그 덕에 음색이 더 애절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안개 낀 장충단공원’은 쓸쓸한 가사와 함께 스탠더드 팝 창법이 돋보이는 그의 히트곡이다.
▼배호 - 누가 울어
29세에 세상을 등진 배호는 25세 때 당대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사진을 보면 양복에 말끔한 상고머리, 옅은 색안경 차림이다. 가끔 중절모 쓴 모습도 찾을 수 있다.
도회적인 신사 이미지였던 가수 배호의 앨범 커버. /조선일보DB
지금 보면 ‘아저씨 룩’이지만 당시 또 다른 인기스타가 최희준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배호의 용모가 훨씬 세련되고 도회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누가 울어’ 같은 곡을 구성지게 불렀으니 남녀 모두 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뮤지컬 - 천변카바레 스팟 영상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배호 노래를 아주 잘 부르던 시골 청년이 우연한 기회로 서울의 한 카바레에서 배호 모창가수로 활동하게 된다는 내용의 공연이다. 2010년 초연된 이 뮤지컬은 배호가 활동하던 당시의 풍경을 그럴듯하게 재연했다는 호평을 받아왔고, 올해 배호 50주기를 맞아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다시 공연된다. 매번 배호 노래를 기막히게 잘 부르는 주연배우가 등장한다.
배호는 노래비·가요제·모창 가수 등의 형식으로 지금껏 살아있다. 배호의 노래들을 엮은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한 장면. /조선일보DB
1970년 강원 양구의 한 다방에서 총을 든 어떤 남자가 인질극을 벌였다. 그의 요구사항은 두 가지였다. 담배 한 보루와 배호의 음반. 여자 넷을 인질로 붙잡아 둔 그는 배호 노래를 듣고 또 들었고 때로는 따라 부르다가 이튿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무슨 이유로 최악의 선택을 했는지 결국 알려지지 않았지만 배호의 노래는 그만큼 사람들을 위로하는 힘이 있었다.
1970년 9월 강원 양구 다방 종업원 인질 사건을 다룬 조선일보 기사. /조선 뉴스라이브러리
1969년 병세가 악화된 배호는 연말 방송 무대에 서면서 복수가 찬 배를 가리려고 코트를 입어야 했을 만큼 상태가 나빴다. 그 와중에도 그는 신곡을 녹음했는데 결국 1971년 숨지면서 자신의 마지막 노래가 발매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그 노래 제목이 ‘마지막 잎새’여서 슬픔에 빠진 팬들의 가슴을 한번 더 아프게 했다고 한다.
▼배호 - 마지막 잎새
[지난 스밍 List!] ☞조선닷컴(chosun.com/watching)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 배호 50주기에 듣는 배호 노래들…계절보다 더 쓸쓸하네 [스밍] - 조선일보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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