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지난 월요일(3월 23일) 춘분을 지나면서 아름다운 봄꽃 행렬이 더욱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 텃밭과 뒷산 약수터를 오가면서 만남 봄꽃들의 행렬을 함께 감상해볼까 한다. 그리도 기다리게 만들면 애간장을 녹이던 단비가 흠뻑 내리고 난 뒤 만물은 생기를 되찾고 산과 들은 새싹과 새순들이 돋아나는 기지개에 떠나갈 듯 요란하고 야단법석이다.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던 세상이 어느 순간 바뀌면서 한꺼번에 몰려오는 봄꽃, 봄바람, 봄기운, 봄 향기로 어지럽지만 너무 행복하고 편안하다. 5년을 기다리던 봄이어서 그런지 그동안 쌓였던 체증까지 말끔히 내려가 마음까지 맑아졌다.
한 번씩 세상은 바뀌어 물갈이가 이루어지는 것이 계절이 바뀌는 자연의 순리와 같이 생동감 있고 활기찬 나날을 보낼 수 있는 비법인 듯하다. 오랜만에 보는 할미꽃에서 슬픈 추억을, 코끝이 찡하도록 하는 짙은 천리향 향기에 마음의 향기를 지필 수 있도록 수양할 의지를 키우며, 아리따운 모습의 명자꽃을 보면서 청순함과 겸손을 느끼고, 백옥 같은 목련꽃의 자태에 고귀함을, 탐스럽게 맺힌 자목련 꽃봉오리에서 부푼 꿈과 숭고함을, 앙증스레 화사하게 피어난 양지꽃에서 사랑스러움을, 한가로운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에서 여유와 생동감을, 멋스러운 현호색꽃에서 비밀을 배운다.
봄을 알리는 병아리 입 같은 개나리꽃에서 깊은 정과 기대를, 겨우 눈에 들어온 흰제비꽃에서 순진무구한 사랑과 소박함을,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유채꽃에서 명랑하고 쾌활함을, 쉽게 볼 수 없는 배추꽃에서도 쾌활함을, 오랜만에 본 눈부신 완두콩꽃에서 행복한 결혼과 미래의 기쁨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늘 정겨운이 묻어나는 민들레꽃에서 행복과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 본다. 봄꽃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답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은 그만큼 길고 차가운 겨울 동안 꿈과 희망을 키우며 기다려서 겨우 볼 수 있어서이다. 그래서 시간만 지나면 맞는 봄이지만 다른 계절보다 별다른 느낌이다.
시간을 내서라도 산으로 들로 나가 지천으로 피어난 봄꽃들을 즐기며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공기로 몸과 마음에 봄기운을 잔뜩 챙겨 느껴보기를 권한다. 지금이 가장 나들이하기에 좋은 계절이고 기운을 온몸에 받아 갈무리하여 건강한 몸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다. 얼마 전에 비까지 내려 먼지도 날리지 않고 땅은 마치 폭신폭신하기까지 하여 걷기에도 아주 좋다. 가끔 불어오는 봄바람은 차지도 후덥지근하지도 않아 스치고 지나가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오래 머물러주지 않는 봄이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곳이라도 산과 들로 나가 자연과 함께 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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