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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벚꽃 피는 계절에 맞보는 벚굴

by 감사화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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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4월 11일, 월요일) 3년 만에 애들 아빠 고교 동기들이 하동에서 부부 모임을 가졌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일년에 한두 번 부부 모임이 있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만나지를 못하다가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자고 하여 모인 것 같았다. 서울과 대전 그리고 부산에 사는 세 부부가 11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우정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모임 장소를 하동으로 잡은 것은 원래 지난주에 만나 벚꽃 구경도 할 겸 일정을 잡았지만 갑자기 다른 일이 생겨 1주일 늦추는 바람에 벚꽃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하동에서 맛볼 수 있는 특미인 참게가리장국과 참게탕 그리고 재첩국은 물론 벚굴을 즐길 수 있어 위안이 되었다. 민물에서 따는 벚굴은 바다 굴에 비해 비린 맛이 적고 덜 짜다고 한다.

첫날 점심때 시간을 맞추어 세 부부는 섬진강횟집에서 만나 참게가리장국(중)과 참게탕(중)을 하나씩 주문해 맛을 보았다. 참게가리장국은 들깨 등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육수에 참게를 넣어 끓여낸 보양 음식으로 부드러운 식감에 고소하기까지 하여 별미였으며, 얼큰한 참게탕도 감칠맛이 났다. 요즈음 한창 두릅과 엄나무 등 봄나물도 제철이라서 밑반찬도 맛깔났다. 몇 년 전에 먹었던 참게가리장국과 참게탕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그때 함께 먹었던 벚굴이 생각났지만, 올해 섬진강횟집에서는 가격이 비싸고 싱싱하지 않다고 하면서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침 애들 아빠의 서울 친구가 벚굴 맛을 보지 않으면 하동에 온 보람이 없다고 하면서 미리 벚굴 잘하는 곳을 알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날(4월 12일, 화요일) 점심은 벚굴식당으로 가서 벚굴을 먹기로 했다. 오전에 쌍계사를 관람하고 곧바로 벚굴식당으로 찾아갔는데 40여분이 소요되었다. 서울에서 전화를 하니 그 식당은 벚굴을 도매로 넘기는 곳이라고 하면서 벚굴 5kg에 5만 원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런데 식당 안의 메뉴판에는 5kg에 7만 원으로 적혀 있었다. 아직 점심 식사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섬진강변 둑을 거닐다 오기로 했다. 햇살이 두터운 날씨여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로 초여름 날씨였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강 건너편은 광양이고 이쪽은 하동이며, 말씨와 풍속까지 다르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보면 세월을 헹구다가 벚굴식당으로 다시 돌아와 벚굴찜과 벚굴구이를 각각 5kg씩 주문하고는 재첩죽과 재첩국을 시키니 재첩전을 서비스로 부쳐주었다. 식당 주인의 말로는 벚굴은 2월부터 4월 말까지만 수확이 되어 장사를 한다고 하면서 오늘 먹는 벚굴들은 4년 자란 것이라고 했다. 벚굴찜은 연하고 담백하여 막걸리 안주로 좋을 것 같았고, 벚굴구이가 찜보다 조금 질기다고 해도 입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에 그냥 녹는 것 같았다. 벚굴 삼합이라며 찌거나 구운 벚굴에 묵은 김치와 매실로 담근 장아찌를 얹어 먹으면 한 맛을 더한다고 하여 그리 먹어보니 괜찮았다. 또한 식당 주인이 맛이라도 보라고 하며 권한 매실막걸리는 맛이 달짝하면서 감칠맛이 나서 두 병을 더 사 왔다.

<냄비에 찌고 있는 벚굴(사진을 찍기 위해 뚜껑을 잠깐 연 상태)>
<굽고 있는 벚굴(구울 때도 냄비 뚜껑을 덮음)>
<구워서 껍질을 까고 먹기 쉬도록 장만해 준 벚굴>
<벚굴 삼합(벚굴, 묵은 김치, 매실 장아찌) 그리고 매실막걸리>
<벚굴식당에 걸려 있는 벚굴의 특징과 유의할 점>

이렇게 하여 벚꽃 구경은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벚꽃이 피는 시기에만 맛을 볼 수 있다는 벚굴 맛을 볼 수 있었는데다 벚굴 삼합에 매실 막걸리까지 곁들여 식도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벚굴은 일 년에 석 달만 수확하여 판매를 한다고 하니 귀한 먹거리를 맛본 셈이다. 다음에는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는 때에 와서 아름다운 벚꽃도 구경하고 벚굴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도 했다. 벚꽃이 아니더라도 연초록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섬진강변은 한 폭의 그림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제 평사리공원에서 모래가 가득한 강변으로 내려가 세찬 바람 가운데서 젊음 못지않은 숙성된 세월을 음미해보니 그 멋과 맛도 나쁘지 않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다음은 두산백과에 나오는 벚굴에 관한 내용인데 참고로 올린다.

<섬진강 상류 쪽을 바라본 풍경>
<건너편 광양 쪽을 바라본 풍경>
<남해고속도로가 보이는 섬진강 하류 쪽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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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굴은 한국, 일본, 동중국해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와 만나는 섬진강 하구,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의 망덕포구와 경상남도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의 신월포구에서 자란다. 껍데기의 크기에 비해 속살이 야무지지 않아 ‘벙’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벙굴’이라 불리거나 강에서 나는 굴이라 해서 ‘강굴’이라 불리기도 한다. 벚굴이라는 이름은 강바닥에 붙어있는 모양새가 벚꽃과 같기도 하고 벚꽃이 피는 시기에 가장 맛이 좋기도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이밖에 ‘벗굴’, ‘퍽굴’, ‘토굴’ 등의 여러 명칭이 있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구의 기수역에서 수심 3~4m 아래 바위나 암석에 붙어 자란다. 둥근 부채 모양의 중대형종으로 껍데기의 크기가 20~40cm에 달하는데, 일반 굴에 비하면 5~10배 가량 크다. 껍데기는 두껍고 단단하다. 수십 개의 방사상의 주름과 소나무 껍질 모양의 각피가 발달하였다. 수분이 마르면 각피가 쉽게 떨어지며 각피가 모두 떨어지면 방사륵만 남는다. 내면은 흰색이고, 꼭대기의 전후 양쪽은 거칠게 들쭉날쭉하다. 산란기는 5∼8월로 새끼를 낳는 태생(胎生)이며 한 개체가 암·수로 변화한다. 유생은 태어난 지 28일 정도 지나면 부착생활로 들어간다. 성장에 좋은 염분의 농도는 27∼34‰이다.

주로 3~4년산을 식용하며 흰 속살의 벚굴은 바다에서 난 굴에 비해 비린 맛이 적고 짜지도 않다. 또한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물컹하고 달달한 감칠맛이 있다. 속살을 발라내 초장, 마늘, 고추, 묵은지 등을 곁들여 생으로 먹어도 좋으며 구이, 튀김, 전, 찜, 죽, 탕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다. 2~4월이 제철로 산란기에 접어드는 5월에는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제철에는 잠수부 한 명 당 300~400kg 정도의 수확이 가능하였으나 최근에는 생태계 변화 등을 원인으로 하여 점점 수확량이 줄고 있는 추세이다.

>출처 : 벚굴 [Densely lamellated oyster]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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