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오전 8시 15분부터 45분간 일본 NHK TV에서 방영되는 "치코짱에게 혼난다!(チコちゃんに叱られる!)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잘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도 그냥 지나치거나 깊게 생각도 하지 않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사소하거나 소박한 질문에 대해 5살인 치코짱이 진행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지난 토요일(12월 5일) 방송한 내용 중에 "불경의 비밀(お経の秘密)"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정리해 볼까 한다. '불경(佛經)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 일반인들 특히 불교 신도들에게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오는지부터 조사하고,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 뒤에, 치코짱이 정답을 말하고, 이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을 하였다.
불경(佛經)의 사전적인 의미부터 알아보면,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불교의 교리를 밝혀 놓은 전적(典籍)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불교 경전을 소리 내어 염불하는 일"이라고 한다. 일반 일본인들에게 "불경이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았을 때, 많은 대답이 "돌아가신 분들이 극락에 가도록 읽어 드리는 글" 또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추도의 글"이라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정답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향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충고)"이라고 하였다. 불경을 읽는 것(讀經)도 주위에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소리 내어 읽은 것이라고 하였다. 불경 가운데는 아름다운 극락세계나 미래의 세상을 예언한 경도 있지만, 주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르침(충고)을 적은 것들이라고 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에 설명이 난해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직접 보완하였다.
원래 불경은 기원전 5세기경 인도에서 최초로 탄생했다고 전한다. 그러한 불경의 근거가 되는 가르침을 설하신 분은 붓다라고도 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태어나 1주일만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뒤 누구에게나 반드시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찾아온다는 세상의 현실을 보고 고뇌하게 되었다. 그래서 29살에 집을 나가[家出]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단식 등의 고행과 깊은 명상들의 수행을 하던 중 드디어 35살이 되어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깨달음을 얻게 된다[得道]. 깨달음에 대한 표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삼법인(三法印)이 있다. 삼법인이란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 열반적정(涅槃寂靜)의 세 가지 가르침이다. 인(印)이란 인신(印信) 또는 표장(標章)의 뜻으로 일정불변하는 진리를 가리키는 표지이다.
제행무상은 이 세상의 모든 것(物)은 변화하고 사라진다는 의미이고, 온갖 물(物)ㆍ심(心)의 현상은 모두 생멸 변화하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이것을 불변ㆍ상존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이 그릇된 견해를 바로잡아주기 위해 무상(無常)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제법무아는 자기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며, 우주 만유의 모든 법은 인연에 의해 생긴 것이라 실로 자아라고 할 수 있는 실체가 없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아(我)에 집착하여 잘못된 견해를 갖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 주기 위해 무아라고 말한다. 열반적정은 예를 들면 욕망이나 증오 등에 대해 자기 멋대로 단정하지 않도록 하여 고통이 사라지고 즐겁게 된다는 의미이다. 즉 탐욕〔貪〕과 노여움〔瞋〕과 어리석음〔癡〕이 소멸된 안온한 마음 상태 또는 모든 번뇌의 불꽃이 꺼진 평온한 마음 상태 또는 온갖 번뇌와 분별이 소멸된 마음 상태를 뜻한다.
결국 불경이라는 것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설하신 가르침을 제자들이 문자로 남긴 서적이다. 그래서 불경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말씀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이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즐겁게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가르침(충고)인 것이다. 불경이라는 것도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여 달리 기술(記述)하거나 다른 해석 등으로 많은 불경들이 새로 만들어졌고, 어떤 불경을 따르느냐에 따라 일본에서는 정토교(淨土敎), 일련교(日蓮敎), 진언교(眞言敎) 등의 분파로 나뉘어졌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80세에 열반에 드셨는데, 불교가 탄생한 지 2,500년이 경과하였다. 현재 독경(讀經, 불경을 읽은 일)이나 사경(寫經, 불경을 베껴 적는 일)을 하는 가장 인기가 있는 경전은 누가 뭐래도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줄여서 반야심경(般若心經)일 것이다. 반야심경은 600권에 이르는 경전의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262 문자로 요약한 경전이다. 반야심경은 우리들이 받아들이는 다양한 감각이나 생사고(生死苦) 등 모든 것에 실체가 없다고 설하고 있다. 또 이 세상은 모두 공(空) 위에 성립하고 있으므로 깨달음을 얻는 사람의 마음에는 어떤 장애도 두려움도 없다고 적혀 있다.
이와 같은 한 문자 한 문자에 깊고 깊은 의미가 녹아있는 경(經)이 바로 반야심경이다. 마지막 두 구절(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신 격려의 말씀이라고 했다. 또한 반야심경의 의미는 실체가 없는 공(空)이라는 사고방식을 가르쳐 주고 있으며, 마음에 괴로움이 있더라도 무엇에도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라는 인생의 가르침(충고)이라고 하였다. 비단 불경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성경(聖經), 유교의 사서삼경(四書三經), 이슬람교(회교)의 코란, 흰두교의 우파니샤드 등도 각각 기술 형태나 실천 방식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모두 살아있는 사람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어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가르침들이 주된 내용이 아닐까 한다.
다음은 이 프로그램 끝부분에서 제공한 반야심경의 독경과 함께 자막으로 동시 해석한 내용이다. 비록 우리나라의 반야심경과 몇 군데 한자의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지만 의미를 전달하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전혀 색다른 반야심경의 해석을 들으니 다른 맛이 난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부처가 되기 위한 최고의 지혜에 대해 설명한 경(經)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觀自在菩薩 行心般若波羅蜜多時) 관세음보살은 지혜를 체득하기 위해 상당한 수행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들을 만드는 모든 요소가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실은 실체가 없는 가짜라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것에 의해 모든 괴로움을 지울 수가 있었다.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물질은 실체가 없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 것이 물질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더욱이 다양한 마음의 움직임도 모두 실체가 없는 것이다.
사리자 시제법공상(舍利子 是諸法空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실체가 없으므로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태어나고 사라지고 더러워지고 깨끗해지고 늘어나고 줄어들고 하는 일도 없다.
시고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생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무의식계(是故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無意識界) 결국 실체가 없다는 상태는 물질이나 감각 등의 인식이 없는 것으로, 눈, 귀, 코, 혀, 몸, 뜻이나 색깔, 소리, 향기, 맛, 느낌, 이치 등 우리들이 인식하고 있는 세계는 모두 공(空)이고 실체가 없다.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지 무고집멸도(無無明 亦無無明尽 乃至無老死 亦無老死尽 無苦集滅道) 더욱이 어리석음도 없고, 그 어리석음이 없어지지도 않는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늙음도 죽음도 없어지지도 않는다. 괴로움에도 그 원인에도 원인을 없애기 위한 방법에도 실체가 없다.
무지역무득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시고 심무가애(無智亦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時故 心無罣礙) 깨달음의 지혜에도 깨달음에도 실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지혜를 완성시켜 붓다를 목표로 하는 자는 마음에 어떤 장애도 없다.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일체전도몽상 구경열반(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一切顚倒夢想 究竟涅槃) 아무런 장애도 없으므로 두려움도 없고, 잘못된 생각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열반에 이르게 된다.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욕다라삼먁삼보리(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과거, 현재, 미래에 있어 깨달음을 얻은 자는 지혜를 완성시킨 것으로 인해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故知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이 가르침을 누구라도 기억할 수 있는 짧은 문구로 한 것이 있다. 그것은 절대 틀림이 없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말씀이다.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故說般若波羅蜜多呪 即說呪曰) 그것을 소리 내어 읽으면 모든 괴로움이 사라진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揭諦 揭諦 波羅揭諦) 아아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간 자들이여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너희들 모두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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