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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알토란을 수확하며

by 감사화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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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에 토란(土卵) 줄기를 수확하고 나서  두 달 가까이 지난 오늘 알토란 수확을 했다. 그 사이 알토란도 제법 충실해졌을 것이고, 다음 주부터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는 일기 예보도 있어, 알토란이 얼기 전에 수확해야 해서였다. 오후 햇살이 따사로운 시간을 택해 텃밭에 갔더니 그렇게 춥지 않아 알토란을 캐기가 좋았다. 텃밭에서 가장 습기가 많은 곳에 매년 토란을 심는데, 수확할 때 보면 늘 기대 이상의 수확량을 안겨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도 알토란의 수확량은 작년과 비슷한 것 같다. 수확한 알토란은 깨끗이 씻어 밥에 쪄 먹거나 감자처럼 삶아 먹기도 하고, 보통은 알토란 국을 끓여 먹는다. 느낌은 부드럽고 타박타박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맛은 나지 않는 것 같다.

<오늘 수확한 알토란>

토란은 열대성 식물이라서 충분히 가온이 올라가 따뜻해져야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4월 초순에 두둑을 만들어 두고 4월 중순에 파종을 하며, 여름을 나고 가을을 지나면서 보통 10월 중순에 토란 줄기를 잘라 건조해 토란대를 만들어 육개장 등에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그런 뒤에 보통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한다고 하지만, 12월 중순 그러니까 알토란이 얼기 전에 수확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토란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큰 부담 없이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4월 초순과 중순에 한 번만 힘을 쓰면 그다음에는 잡초만 한두 번 뽑아주면 토란대와 알토란을 수확하여 반찬을 만들거나 간식으로 요긴하게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토란은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하지 않는 땅에 잘 자라는 것 같다.

4월 중순에 씨토란을 파종하면 5월 초순에 싹이 나오고 6월이 되면 제법 모습을 갖춘다. 그리고 7월이 되면서 장마철에 접어들면 아주 싱싱하게 잘 자라, 잎으로 우산을 만들어 쓸 수 있을 정도까지 자란다. 아직까지 토란꽃은 보지 못했지만, 길쭉하면서 노란색의 꽃이 핀다고 하는데, 앞으로 잘 관찰해 볼까 한다. 토란 줄기는 1m 이상 자라기 때문에 토란이 다 자라게 되면 그 아래에서는 잡초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른 키 작은 채소들과 함께 심으면 토란 잎과 줄기에 가려 햇볕이 들지 않아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아, 토란을 심는 두둑에는 다른 채소들을 심지 않고 있다. 올해는 옥수수 사이에 토란을 심었는데, 옥수수도 충실하게 자랐고 토란도 예상한 것보다 많은 수확을 한 것 같다.

<씨토란을 파종한 뒤 한 달 정도 되어 싹을 틔우며 자라고 있는 토란(5월 14일)>
<또 한 달사이에 훌쩍 자라버린 토란(6월 17일)>
<7월 중순이 되면서 바닥이 보이지 않게 자란 토란(7월 17일)>
<완전히 자란 토란(8월 21일)>
<강황 뒤에 서로 엉켜 있는 토란(9월 25일)>
<한 뿌리를 따로 캐 본 토란(12월12일)>
<뒤집어 본 토란>
<오늘 수확한 알토란(자구와 손구)>

토란은 천남성과로 토련(土蓮) 또는 우두(頭)라고도 하며, 뿌리인 알토란을 우자(芋子)라고 한다. 토란은 모든 장을 너그럽게 하고, 어혈을 풀어주며, 설사를 멈추게 하는가 하면 살과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류머티즘과 관절염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백호풍(白虎風) 즉 역절풍(歷節風)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백호풍 즉 역절풍의 증상은 독소가 전신을 돌아다니며 관절과 근육이 붓고 열이 나고 숨이 가쁘며 땀도 나고 어지럽고 토할 것 같으며 관절이 빠져나갈 듯한 심한 통증으로 낮에는 좀 낫다가 밤이 되면 심해진다. 백호풍은 관절이 마치 호랑이가 무는 듯 뼈마디가 몹시 아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위에 백호풍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으면 토란이라도 나눌까 한다.

이러한 증상에 간 토란에 치자와 겨자 분말을 토란 양의 각각 1/4씩 섞은 다음 생강 한 개(심하면 두 개)를 즙을 내어 섞은 뒤 약간의 밀가루를 넣어 되직하게 반죽을 한다. 반죽된 것을 40 ~ 50℃로 찐 다음, 환부에 대고 찜질을 하고 식으며 다시 쪄서 찜질을 서너 번 반복하도록 한다. 이때 하나만 만들지 말고 서너 개를 만들어 번갈아 사용하면 좋다. 서너 번의 찜질이 끝나면 반죽된 것을 납작하게 만들어 환부에 붙이고 붕대로 감아두면 된다. 이렇게 아침과 저녁으로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알줄기라고 하는 알토란은 모구()·자구()·손구()가 생기는데, 모구는 떫은맛이 강하여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알토란을 캐면서 자구와 손구만 수확하고 모구는 땅에 묻어 거름이 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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