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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맛에 대하여

얼음골 사과를 수확하며

by 감사화 2020.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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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약간씩 사과를 수확하는 날짜가 달라지는데, 작년에는 11월 16일, 올해는 11월 14일에 시부모님으로부터 유산으로 받은 과수원의 사과를 수확했다. 얼음골은 아니지만 밀양 산내에 있는 사과밭에서 수확되는 사과는 모두 얼음골 사과라고 한다. 올해는 사과꽃이 필 때 냉해를 입었고, 연이어 세 번이나 불어닥친 태풍으로 낙과도 많아서 그런지 예년보다 사과 크기도 작고 수확량도 줄은 것 같았다. 직접 사과밭을 가꾸지는 않지만 수확할 때 열 그루 정도를 딸 수 있도록 해줘서 사과 수확하는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만끽하고 있다. 한때 얼음골 사과라고 하면 사과 속에 꿀이 들어 있어 맛이 최고라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지금도 여전하다.

얼음골 사과 속에 들어 있는 꿀이라는 것은 언뜻 들은 이야기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상당하여 사과 속의 포도당이 사과 전체에 골고루 퍼져나가지를 못하고 특정 부위에 포도당이 몰려 있어 생기는 현상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작년(2019년) 9월 20일 디지틀조선일보 문화일반에 보도된 "사과 속에 든 '꿀'의 정체는 무엇일까?"를 보면 ‘밀 증상(蜜症狀)’ 또는 ‘밀병’이라 불리는 생리 장애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끝부분에 전체 내용을 옮겨 놓았음>. 여하튼 얼음골 사과라고 하면 꿀이 많이 든 맛있는 사과로 알려져 있다. 사과밭을 경작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니까 애들 말로 장난이 아닌 것 같았다. 사과를 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정성을 쏟아야 하는지 보통 사람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사과밭 경작은 어떻게 보면 일 년 내내 고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잎이 나기 전에 가지치기(전지 : 剪枝)를 해야 하고, 꽃이 피기 전에 병충해 방제를 하며, 꽃이 피면 벌들이 날아와서 자연적인 꽃 수정이 되지 않으면 인공 수정을 해야 하고, 열매가 열리고 나면 적과(摘果, 너무 많이 달린 사과 열매를 솎아내는 일)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수시로 병충해 방제를 위한 농약 살포를 하고, 잡초 제거도 해주어야 하며, 비가 내리지 않아 가물면 물도 줘야 한다. 그렇게 하여 가을이 오면서 사과가 굵어지고 영글어 가게 되면 착색이 잘 되라고 나무 아래에 은박지를 깔고 무성한 잎도 따줘서 사과색이 빨갛게 잘 나오도록 해줘야 한다. 이처럼 수시로 거름도 내고 자식 보살피 듯 정성을 들여야 맛있는 사과를 얻을 수 있다.

<아름답게 핀 사과꽃(4월 16일)>
<화사하게 만발한 사과꽃(4월 23일)>
<적과 하기 전의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5월 27일)>
<적과 한 뒤의 듬성듬성 매달린 사과(6월 12일)>
<한여름에도 쑥쑥 커지는 사과(8월 16일)>
<가을로 접어들면서 더 커진 사과(9월 4일)>
<붉은 기가 감도는 사과(9월 20일)>
<제법 발갛게 영근 사과(9월 26일)>
<가을 햇살을 맞으며 붉은색을 띤 사과(10월 10일)>
<수확을 기다리며 수줍어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과(10월 26일)>
<수확하는 날의 사과(11월 14일)>

작년 여름 밀양시의 지원을 받아 관정(管井)을 팠기 때문에 이제 가뭄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사과 농사를 짓는 데는 태풍만 없으면 전혀 문제가 없게 되었다. 작년에도 태풍으로 피해를 본 사과밭이 많았는데, 올해도 냉해와 태풍 때문에 가장 수확이 적은 해라는 말을 집으로 돌아올 때 들런 주유소에서 전해 들었다. 올해 사과는 착색이 잘 되어 아주 곱고 먹음직스러웠다. 매년 승용차 뒷좌석과 트렁크에 가득 실어 나르는데, 자가용이 지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과 농사를 지은 농부들의 땀과 정성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 비록 수확량은 예년만 못해도 맛과 가격은 더 낫다고 하니 다행이라 여긴다.

수확해 온 사과는 신세 진 분들과 형제자매들에게 보내고, 남는 것은 보관하였다가 매일 아침에 식초에 담궈 껍질 채로 깎아 먹는다. 그리고 흠집이 있는 사과들은 깨끗하게 씻어서 즙을 내어 사과 식초를 담는다. 재작년부터 사과 식초를 만들어 음용을 하는데, 맛이 깔끔하고 좋아서 식사를 한 뒤에 물에 희석해서 소주잔 한 잔씩 마시고 있다. 또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다른 과일이나 건과류와 섞어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아직은 아침마다 사과를 껍질 채로 깎아 먹는 방식을 가장 좋아하고 있다. 사과 수확이 끝나면 한 해의 농사일도 거의 마무리가 되고, 무와 배추까지 수확을 해서 김장을 담는 것으로 완전히 마무리를 짓게 된다.

몇 년 전 한방약초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사과라는 이름은 모래에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하였고, 원산지는 중국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제물포에 최초로 심었다고 한다. 대구가 사과로 유명하게 된 것은 대구동산병원 초대 원장이었던 미국 선교사 닥터 존슨(Dr. Woodbridge O. Johnson)이 1899년 가을 미국 미주리주에서 사과나무 묘목 72 그루(레드베아망 등 3개 품종)를 가져와서 동산병원을 신축하면서 남산동에 있는 선교사 사택 뒤뜰 정원에 심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다. 사과나무는 장미과 낙엽활엽교목으로 10m 정도까지 자라고, 4 ~ 5월에 담홍 백색꽃이 피고, 8 ~ 9월에 황적색 열매가 열리며, 식용 및 약용으로 쓰인다고 하였다.

사과나무 열매인 사과(沙果 또는 砂果)는 애플(Apple)로도 잘 알려져 있고, 뿌리는 구충제로 사용되며, 사과는 간과 비장 및 폐장에 좋다고 한다. 사과의 신맛은 해독 기능을 증진시켜 간에 좋고, 단맛은 면역력을 증강시켜 비장에 좋다는 의미라고 하였다. 또한 갑자기 토하고 설사를 하는 곽란과 몸의 진액이 물러지는 증상인 담음(痰飮), 심한 갈증인 소갈(消渴)은 물론 뿌리는 회충과 백충 같은 것을 멸하는 구충제로도 좋다고 한다.  사과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신맛과 단맛을 가지고 있으며 말려서 먹어도 되지만 보통 날 것으로 먹는다. 보통 아침에 사과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하고, 주스를 만들어 먹어도 좋으며, 잎차는 유아의 피부병(헐고 옴 같은데 최고)에 잘 듣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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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속에 든 ‘꿀’의 정체는 무엇일까?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기사입력 2019.09.20

흔히 ‘꿀사과’라고 불리는 사과가 있다. 씨가 있는 중심 부분이나 과육의 일부에 꿀처럼 반투명한 액체가 스며든 사과다.

<꿀이 든 사과>

사과 든 ‘꿀’ 부분은 다른 부위보다 단맛이 강하다. 이 때문에 사과의 꿀을 맛있는 사과의 척도로 여기는 이도 있다. 하지만 재배자에게 ‘꿀사과’는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사과 속 꿀은 ‘밀 증상(蜜症狀)’ 또는 ‘밀병’이라 불리는 생리 장애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쉽게 갈변되고 무르기 쉬워 저장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과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잎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을 과실로 운반해 저장하는데, 수확 시기가 늦거나 과실이 지나치게 익게 되면 포도당이 당알코올의 일종인 ‘솔비톨(Sorbitol)’ 형태로 변해 과육에 나타난다. 바로 이 솔비톨이 사과 속 꿀의 정체이며, 수확 시기가 늦을수록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이가 꿀이 박힌 꿀사과가 꿀이 없는 일반 사과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사과의 당도는 꿀의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밀 증상은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고온 건조한 해에 늙은 나무나 상태가 좋지 못한 나무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품종에 따라 수확기의 낮은 야간 온도도 밀 증상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의 밀증상/사진=농촌진흥청>

밀 증상은 사과뿐 아니라 배에서도 나타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배의 밀 증상은 품종 간에 차이가 있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130 품종 중 약 50%의 품종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밀 증상의 발생은 과실의 노화와 관련되므로, 과실의 성숙 및 당도를 높이기 위한 재배 처리를 피하고, 과실이 농익지 않도록 조기에 수확하는 것이 좋다. 또한, 토양에 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하고, 붕소 및 칼리질 비료를 과다 공급하지 않도록 하며, 나무를 강건하게 관리하는 것이 밀 증상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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