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심은 감나무는 세 종류인데, 단감과 대봉감 그리고 고종 감나무이다. 고종 감나무는 오래전부터 있는 것이고, 대봉감나무는 7, 8년 전에 구입하여 심은 것이며, 단감나무는 3, 4년 전에 심은 것이다. 모두 매년 수확을 하고 있는데, 단감과 대봉감의 맛이 좋다고 하여 올해 스무 그루 정도 더 구입을 하여 심었다. 단감은 단감대로 아삭아삭하면서 단맛이 있어 그냥 잘라먹기에도 좋고 다른 과일과 채소를 곁들여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또한 대봉감은 홍시를 만들어 간식으로 먹으면 포만감도 있고 든든하면서 맛 또한 일품이라서 큰 딸이 아주 좋아한다. 올해 1년 생 묘목으로 심은 것은 2 ~ 3년 뒤에는 수확이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감나무는 보통 5월초에 감꽃이 피어난다. 어릴 때 집 앞에 서 있는 감나무에 감꽃이 피면 한여름으로 들어서는 때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감나무 밑에 가보면 하얗게 감꽃이 떨어져 있어 그것을 주워 먹거나 아니면 감꽃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니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감꽃을 먹으면 조금은 떫은맛도 있지만 달짝한 맛도 있어 그때는 다른 간식이 없어서 친구들과 함께 자주 먹었었다. 지금은 그럴 환경도 아니고 대기 오염도 심해 감꽃이 떨어져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감꽃이 언제 피었다 지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감꽃이 피었다 지고 나면 작은 감이 달리고 여름을 나면서 몰라보게 자라게 된다.
가을에 접어들면 감나무에는 초록색 감이 차츰 감잎과 함께 주황색 단풍으로 물들어가면서 영글어 간다. 초록색 단색으로 잎과 어우러져 있을 때는 감이 얼마나 달렸는지 어림이 되지 않지만, 잎보다 감이 조금더 빨리 주황색으로 익기 때문에 9월 중순을 넘으면 감나무에 감이 얼마나 매달렸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다가 일부는 홍시로 익어가도 나머지 감들은 단단하게 날이 갈수록 더 커진다. 감은 서리가 내리고 나서 따야 타박타박하고 제 맛이 난다고 하는데, 성급하게 맛을 보려고 일찍 수확을 하면 단감이라도 제맛이 나지 않고 떫은 경우도 있다. 지긋하게 기다리며 제대로 맛이 들 때까지 지켜보는 인내가 어떤 일이나 대상에 대해서도 필요하다.
올해도 단감을 제일 먼저 수확을 하여 단짝한 맛을 즐겼고, 그다음으로 대봉감을 따서 홍시를 만들어 가면서 맛을 음미했다. 매년 가장 늦게 수확하는 감이 고종감인데, 어릴 때는 이 고종감으로 곶감을 만들어 먹었는데, 지금은 곶감을 만드는 일이 번거로워, 대봉감처럼 홍시를 만들어 먹거나 아니면 감식초를 만든다. 지난해부터 한 그루인 단감의 수확을 했는데, 작년에는 5개 올해는 12개를 수확했다. 대신 대봉감은 모두 다섯 그루인데 수확한 지가 5년 정도 되어 제법 많은 양의 대봉감을 수확하고 있다. 지난해는 해걸이를 해서 그런지 40 ~ 50개 정도, 올해는 작년의 세 배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고종감은 수령이 오래되고 높아 제대로 수확을 못하는데 올해는 거의 한 접 정도는 수확한 것 같다.
감나무(枾)는 감나무과의 낙엽활엽 교목으로 10 ~ 14m까지 자라고, 5 ~ 6월에 황백색 꽃이 피고, 10월에 주황색의 감을 수확한다. 감은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이고, 약용과 식용 그리고 조경과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우리 선조들은 나무에 따라 집의 동쪽에는 살구나무, 서쪽에는 감나무, 남쪽에는 오동나무, 북쪽에는 대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감은 심장과 폐장의 기운을 원활하게 해주고(潤心肺 : 윤심폐), 설사를 멎게 하며(澁腸 : 삽장, 泄利 : 설리), 갈증으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많이 먹어도 몸이 여위고 소변량이 많아지는 증세(消渴 : 소갈)에 좋다고 한다. 이외에도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여 피부 탄력을 넘치게 하고 감기 예방에 좋으며, 시력 보호와 피로 회복 및 숙취 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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