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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오늘을 위해/소소한 행복

연하 카드 보내려다가

by 감사화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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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초가 되면 은혜를 입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정성껏 담아 연하 카드를 보내고 있다. 보통 우체국에서 발행하는 연하 카드에다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섞어 많이 보낼 때는 40 ~ 50장의 연하장을 일일이 붓글씨로 적어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에 늦어도 12월 중순까지 보냈다. 올해도 우체국에서 연하 카드를 12월 초에 구입을 해놓고 차일피일하다가 어제(12월 21일) 일본 2장과 국내 8장을 보내려고 우체국에 들렀다. 그런데 일본으로 연하 카드를 보내려고 하니 코로나 19 때문에 일반 국제 우편은 모두 배로 가기 때문에 빠르면 한 달, 늦으면 석 달이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특급으로 보내면 우편 요금이 얼마인지와 배송 기간을 물으니 연하 카드 한 장 당 15,000원이고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우체국에서 발행한 2021년 연하 카드>

어처구니가 없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결국 국내 연하 카드만 보내기로 하고, 일본으로 보낼 연하 카드는 도로 집으로 가져오고 말았다. 이미 속표지에 일본어로 내용을 적었고 봉투에 주소까지 적은 상태라서 국내의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없는 처지라서, 이메일로 먼저 일본에 계신 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보통 국제 우편으로 보낼까 한다. 최근 들어서는 연하 카드를 보내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고, 대부분 이메일이나 SNS로 대체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결혼식 청첩장도 우편을 이용하기보다는 SNS를 더 많이 활용하는 것처럼, 연하 카드나 크리스마스 카드도 그렇게 변화하고 있으니 내년부터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연하 카드라고 하니 고등학교 다닐 때 절친한 친구와 크리스마스 카드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길거리에 나가 판매를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무슨 용기로 그런 과감한 행동을 했는지 젊음이라는 것이 좋기는 좋은 것 같다. 코로나 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작년까지만 해도 지금쯤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시내가 들썩거릴 정도로 많은 청춘 남녀들이 모임을 가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들떠 있었는데, 올해는 새해 1월 3일까지 스키장과 관광 명소들이 폐쇄되고, 서울은 5명 이상 모임까지 단속을 한다고 한다. 어쩌다 세상이 삽시간에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는지 전염병 하나에 전 세계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 불안하다.

오후에는 약수터에 올라 운동도 하고 물을 길어 왔는데, 바람은 조금 차가웠지만 햇볕이 따사로워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그래서인지 지난 일요일보다 등산객들이 더 많아 보였다. 오늘은 조금 다른 코스를 따라 뒷산의 약수터까지 올랐는데, 가는 길에 보니 지난 여름 태풍으로 처참하게 나뭇가지가 찢어진 소나무가 있어 마음이 아팠다. 겨울 가뭄이 심한지 오솔길도 먼지가 폴폴 날 정도여서 눈이 아니면 비라도 내려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양지바른 곳에는 등산객들이 모여 앉아 따사로운 햇살로 일광욕을 하면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낙동강 하구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바다와 그 위에 빛나는 태양은 또 다른 정취를 안겨주고 있었다.

<처참하게 찢어진 소나무 가지>
<햇살이 드리워 붉게 타는 낙동강 하구언의 오후 풍경>
<아파트 숲 사이에 에덴공원이 보이는 다대포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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