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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살살이꽃

by 감사화 202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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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중의 하나가 살살이꽃이다. 대부분 코스모스로 알고 있는 꽃이지만 코스모스의 순수한 우리말이 바로 살살이꽃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살살이꽃은 "코스모스의 우리말이다. 코스모스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양을 보고 붙여준 이름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살살이꽃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벌써 가을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살랑살랑 흔들리는 살살이꽃의 자태가 눈에 선하다. 요즈음 교외로 나가보면 길 양쪽으로 나란히 줄을 지어 빨강, 분홍, 하얀 살살이꽃들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승학산 약수터에 가도 운동기구가 있는 앞쪽 끝자락과 약수가 흘러내리는 길 앞쪽에 그리 많지는 않지만 살살이꽃들이 지난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피어나 오가는 등산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여름에는 꽃대와 꽃이 모두 가늘고 작아 마치 가녀린 소녀와 같았지만, 가을에 들어서면서 훌쩍 키가 자랐고, 꽃도 훨씬 커져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성숙한 처녀와 다름이 없어 보여 역시 살살이꽃은 가을을 알리는 전령이 틀림없어 보인다. 꽃 색깔은 연분홍도 아름답고, 빨강도 매혹적이며, 하얀색 역시 청순하여 눈이 부시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 보면, 살살이꽃은 중남미 멕시코 원산인 신귀화식물(Neophyten)이면서, 탈출 외래종으로 분류된다. 화훼 식물로 도입된 후에 탈출해 이미 전국 각처에서 드물지만 자생한다. 작열하는 햇볕이 내리쬐는 하천 바닥에서 자갈, 모래가 쌓인 천변에 일시적으로 군락을 형성할 때도 있다. 살살이꽃은 자신의 고향에서 살아가는 서식처 환경과 가장 비슷한 따가운 햇살에 습윤한 환경 조건을 발견한 셈이다.

살살이꽃은 해방 이후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1930년대 서울 지역의 식물상 목록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속명 코스모스(Cosmos)는 희랍어로 카오스(Chaos, 혼돈)에 대응되는 말이다. 즉 코스모스는 ‘질서 정연함’ 또는 ‘장식’을 의미하며, 현대에 와서는 ‘우주’를 뜻한다. 종소명 비피나투스(Bipinnatus)는 2회 우상(羽狀, twice-pinnate)의 잎 모양을 뜻하는 라틴어다. 꽃은 6~10월에 가지와 원줄기 끝에 1개씩이 핀다.

이외에도 살살이꽃은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추영이라는 약재로 쓴다. 추영 약재는 눈이 충혈되어 아픈 증세와 몸이 붓는 것을 치료해 주며 종기, 청혈과 소염 작용이 뛰어나다고 한다. 또 카페인이 없고, 비타민이 풍부하여 건강차로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또한 살살이꽃의 꽃말은 꽃 색깔에 따라 순정, 애정, 순결, 조화 등으로 나눈다고 한다.

아래에 9월 20일부터 9월 23일까지 승학산 약수터에서 스마트폰으로 담아본 살살이꽃의 아름다운 자태이다. 앞으로 코스모스라고 부르기보다는 순수한 우리말인 살살이꽃으로 불렀으면 좋겠다.

<빨강 살살이꽃 (9월 20일 오전 7시 45분)>
<연분홍 살살이꽃 (9월 21일 오전 7시 55분)>
<빨강, 하얀, 연분홍 살살이꽃 (9월 23일 9시 5분)>
<청순하기까지 한 하얀 살살이꽃 (9월 23일 9시 5분)>

 

가을이 오면

어디 가나 가녀린 몸으로

산들바람 몰고 다니는 아름다운 꽃

 

 어디서 봐도

그리운 고향으로 달려가게 만들어

추억을 더듬게 하는 예쁜 꽃

 

언제 만나도

반가워 손짓으로 인사 하면서

헤어지기 아쉬워 발길 떨어지지 않는 고운 꽃

 

너의 이름은 살살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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