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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물봉선화

by 감사화 202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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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추석날 가는 성묘를 앞당겨 다녀왔다. 예년 같으면 형제들 내외와 조카들도 함께 성묘를 갔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19가 진정이 되면 함께 성묘하기로 하고 나와 남편, 둘이서 다녀오게 되었다. 미리 준비한 찹쌀 인절미와 술 그리고 안주를 들고 시조부모님 산소부터 성묘를 했다. 마침 선소로 가는 길가에 밤송이들이 떨어져 있어 살펴보니 알밤이 함께 뒹굴고 있어 하나 둘 줍다 보니 두세 번은 삶아먹을 정도의 제법 많은 알밤을 주웠다. 시조부님과 시조모님의 산소는 위아래로 나뉘어 있어 먼저 시조부님 산소부터 성묘를 하고 이어서 시조모님 산소를 성묘한 뒤, 산소 주변을 둘러보다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예쁜 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 한 꽃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언젠가 어떤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 물봉선화였다. 처음에는 한쪽에만 피어 있는 줄 알았는데, 다시 사방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에 물봉선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는 환삼덩굴 속에 무리를 지어 활짝 피어 있기도 했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보다. 말로만 들었고, 책이나 TV에서만 보았던 물봉선화를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고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꽃 색깔은 짙은 자주색이고, 꽃 모양은 조금 특이하게 생겨 있었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물봉선화를 만나니 반가워서 가까이 가서 살펴보기고 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도 했다. 물봉선화가 우리나라 고유의 봉선화라는 말도 들은 것 같아서 더 끌리기도 했다.

10월에 흔히 꽃밭에서 보는 봉숭아처럼 씨앗을 받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노래 가사처럼 손끝으로 살짝만 닿기만 해도 씨앗 꼬투리가 터지면서 사방으로 씨앗이 흩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받아야 하는데 야생이라 언제 씨앗을 받아야 할지도 몰라서 내년 봄에 산소 주변에 새싹이 돋아 조금 자라면 그 모종을 몇 포기 옮겨 심어볼까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물봉선화는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만주가 원산지인 반면 봉숭아는 원산지가 인도와 동남아시아라고 한다. 국어사전에 보면 봉숭아와 봉선화는 같은 이름의 꽃이라고 하면, 여기서 봉(鳳)은 봉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어릴 적에 손톱에 물을 들이기(소금이나 백반 또는 괭이밥과 함께 어깸)도 했던 정감이 가는 꽃이다.

또한 봉선화(鳳仙花)는 봉숭아라는 이름 외에도 금봉화(金鳳花), 급성자(急性子), 투골초(透骨草), 지갑화(指甲花), 봉선(鳳仙), 봉황죽(鳳凰竹), 소홍도(小紅桃), 금사화(禁蛇花), 등잔화라고도 한다. 예전에는 남자아이들도 봉선화물을 들였다. 이것은 봉선화가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예부터 봉선화는 못된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져 있다. 집의 울타리 밑이나 장독간 옆, 밭 둘레에 봉선화를 심으면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믿었다. 실제 봉선화에서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봉선화를 심으면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봉선화를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출처 : 한국세시풍속사전).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한다.

<가을 햇살을 맞으면 곱게 피어 있는 물봉선화>
<시조모임 산소 옆에 자리잡고 피어 있는 물봉선화>
<옆쪽에서 바라본 물봉선화의 모습>
<시조모님 산소 앞쪽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물봉선화>

참고로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식물"에 나오는 물봉선에 대한 내용을 옮긴다.

물봉선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연해주에 분포하고, 봉선화과 물봉선속에 속하며, 8월에서 9월 사이에 자주색이나 붉은색의 꽃이 피며, 한해살이풀로 관화(觀畵) 식물이고, 키는 약 60cm까지 자란다. 잎은 어긋나기 하며 넓은 피침형이고 끝은 뾰족하고 기부는 좁아져서 엽병에 이르며 엽병을 제외한 길이 6-15cm, 폭은 3-7cm로서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고 꽃차례의 잎은 엽병이 거의 없다.

꽃을 보면, 총상꽃차례는 가지 윗부분에 달리며 꽃자루는 꽃대축과 더불어 밑으로 굽고 붉은빛이 도는 육질의 털이 있으며, 꽃은 8-9월에 피고 홍자색이며 꽃잎은 모두 3개인데 양쪽에 있는 큰 꽃잎은 길이 3cm이고 거는 넓으며 자주색 반점이 있고 끝이 안으로 말린다. 꽃받침 잎은 3개, 수술은 5개이며, 꽃밥은 합쳐지고, 암술은 1개이다. 꽃 아래 1편은 주머니 모양이다.

열매는 삭과(열매 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어져서, 각 칸 속에 많은 종자가 들어있는 열매의 구조)로 피침형이고 길이 1~2cm로서 익으며 탄력적으로 터지면서 종자는 튀어 나가고 과피가 말린다. 물봉선은 산지의 습지에서 자라며, 부식질이 많은 점질토나 사질양토에서 잘 자란다. 주로 냇가의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자생하며, 충분히 관수 관리한다. 반그늘 또는 그늘에서 잘 자라고, 습기와 그늘진 곳이면 되며 이식성은 보통이다.

유사종으로는 노랑물봉선, 미색물봉선, 가야물봉선(꽃은 흑자색), 흰물봉선이 있고, 실생과 삽목으로 번식한다. 보통 정원이나 화단에 심어 관상하고, 전초(全)를 야봉선화()라 하며 약용(해독, 악창 궤양 등)으로 쓴다.

우연히 마주친 예쁜 꽃

이름이 뭐냐고 물어도
수줍어 돌아서 웃기만 할 뿐

어디서 왔으냐고 해도
아무런 대답 없이 맑은 하늘만 바라볼 뿐

기억을 더듬어 떠올리니
그리 찾고 보고팠던 물봉선화

손톱에 물들이던 봉숭아는
먼 나라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처음부터 함께 하고 있었으면서
한번도 마음 내어 찾아나서지도 않아서인지
서로 서먹서먹 하여 바라만 볼 뿐

이제라도 만났으니
오래 오래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고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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