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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과 풀

곱게 핀 분꽃

by 감사화 202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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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화단(꽃밭)에서 자주 보았던 꽃들 중에는 봉숭아꽃, 채송화, 분꽃, 샐비어(사루비아)꽃, 나팔꽃, 국화, 달리아꽃 등이 있었던 것 같다. 몇 년 전에 자주 다니는 절에서 분꽃 씨앗을 받아 텃밭에 심었는데, 지금은 텃밭 한쪽을 차지하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곱게 피어나 갈 때마다 화사하게 반겨준다. 분꽃은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인지 첫해에는 몇 포기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웬만한 풀들을 제압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다. 나팔꽃처럼 햇살이 나오기 전이나 해가 질 때가 되면 꽃봉오리를 펼치며 피어나고 햇살이 두터운 한낮에는 꽃봉오리를 오므린다. 여름에는 붉은 꽃이 하나 둘 피어나다가 가을이 되면 한 그루에 무리를 지어 피어나 아름답다. 곧 주름진 동그란 새까만 씨앗이 맺히는데, 익은 씨앗 속은 분가루 같은 하얀 가루가 들어 있다.

<텃밭에 활짝 피어난 분꽃 (9월 15일 오전 7시경)>
<아침 이슬을 머금고 피어 있는 분꽃>

살살이꽃이 가을 속의 고향을 그리게 하는 꽃이라면 분꽃은 어릴 적 학교 다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교실 앞 화단 한쪽에 자리를 잡고 등교할 때와 하교할 때 곱게 피어나 재잘거리며 오가는 학생들을 말없이 바라보면서 곧 쑥쑥 자라서 예쁜 얼굴에 더 아름답게 보이려 하얀 분가루를 묻힐 날이 올 것이라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학교 다닐 때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교복을 맵시 있게 입으려 하얀 칼라를 빳빳하게 다림질하고 명찰을 똑바로 달려고 했던 것 같다. 요즈음은 교복을 입지 않지만,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는 것이 훨씬 편하고 반듯한 언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벌써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지만 분꽃이 그 추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보름 뒤에 다시 본 분꽃 (9월 30일 오전 7시 30분경)>
<까만 씨가 보이는 가운데 활짝 피어난 분꽃>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등에 나와 있는 분꽃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분꽃은 관상용으로 심어 기르는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로, 분화()·자미리·초미리·자화분()이라고도 한다. 뿌리는 굵다. 줄기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마디가 굵고 높이 60-100cm이다. 잎은 마주나며 난형 또는 넓은 난형,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끝이 뾰족하다. 꽃은 6-10월에 가지 끝의 취산 꽃차례에 피며 향기가 나고 붉은색, 흰색 또는 노란색이며 식용색소 원료다. 잎을 염증약으로 쓴다. 자가 교배 및 타가 교배를 통해 분홍색, 보라색, 자주색, 크림색 등 다양한 꽃 색과 무늬가 나타난다(Showalter, 1934). 꽃 싸개 잎은 꽃받침처럼 보이며 녹색이고 5갈래로 갈라진다. 꽃잎은 없다. 열매는 난형이고 겉에 주름이 있으며 검게 익는다. 뿌리는 자말리근()이라고 하며, 이뇨·해열·활혈()에 쓴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원예식물로 꽃 색과 무늬가 다양하다. 꽃말은 겁쟁이, 내성적, 소심, 수줍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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