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꽃무릇을 본 것은 약수터에 물을 길으러 갔을 때(9월 20일)인 것 같다. 운동 기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자그마한 운동장(?) 뒤편 비탈에 특이하게 생긴 꽃대가 올라오고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 꽃무릇이었다. 무리를 지어 피면 더 아름답고 장관인데, 이곳에는 몇 개의 꽃대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꽃봉오리와 생김새를 보니 영판 꽃무릇이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멀리 다니지를 못하고 있는데, 가까운 절에라도 가서 꽃무릇이 더 많이 어울려 피고 있는 모습을 감상하고 싶다.
전라도 고창의 선운사와 함평의 용천사 그리고 영광 불갑산 및 정읍 내장산의 꽃무릇과 제주도 한림공원 꽃무릇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림의 떡이다. 보통 꽃과 잎이 동시에 피거나 나지 않기 때문에 상사화라고도 하지만, 상사화는 여름에 피는 연분홍색의 꽃으로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상사화나 꽃무릇은 이름 때문인지 사찰에 많이 심는다고 한다. 일주일 지나서 약수터에 다시 갔을 때는 꽃무릇이 활짝 피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 있어 갈 때마다 눈길이 저절로 가고 있다.
붉은색의 큼직한 꽃무릇 꽃송이를 보면 마치 화려한 왕관처럼 보인다. 꽃무릇의 꽃 크기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꽃송이가 특이하게 생겨 있는 것 같다. 꽃무릇은 보통 9월과 10월에 피며 알뿌리는 약용으로 쓴다고 한다. 알뿌리에 독성이 있어 충분히 우린 뒤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 꽃무릇의 알뿌리를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알뿌리를 캐서 텃밭에 심어왔으면 한다. 몇 년 전에 하동 악양면 최참판댁에 갔다가 백합 뿌리를 사 와서 심은 적이 있는 것처럼 직접 키워보고 싶다.
다음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꽃무릇에 대한 내용(출처 : 몸에 좋은 산야초, 저자 장준건)이다.
꽃무릇은 여러해살이 알뿌리식물이다. 알뿌리는 넓은 타원 꼴이고 지름이 2.5~3.5cm이며 껍질은 검다. 길이 30cm 안팎의 잎은 줄 꼴이고 끝이 뭉뚝하다. 잎 한가운데의 굵은 잎맥이 희게 보인다. 가을에 잎이 없어진 뒤 알뿌리에서 30~50cm의 길이인 꽃줄기가 자라나 여러 송이의 큰 꽃이 우산 모양으로 달린다. 지름이 7~8cm쯤 되는 꽃은 붉게 피며 길이 4cm쯤 되는 6장의 피침 꼴 꽃잎을 가지고 있다. 꽃잎은 뒤로 말리며 가장자리에는 주름이 잡힌다. 6개의 수술은 꽃잎보다 훨씬 길어 꽃 밖으로 길게 뻗어 나온다.
꽃무릇은 열매를 맺지 못하며 꽃이 말라죽은 뒤 짙은 녹색 잎이 자라난다. 남쪽의 따뜻한 지방에 나며 주로 사찰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원래 일본에 나는 풀이다. 생약명은 석산(石蒜)이며, 오산(烏蒜), 독산(獨蒜)이라고도 한다. 알뿌리를 약재로 쓴다. 알뿌리는 꽃이 진 뒤 굴취하여 꽃자루와 잔뿌리를 따버리고 깨끗이 씻은 다음 그늘에서 말린다. 때로는 알뿌리를 생으로 쓰기도 한다. 알뿌리에 라이코린(Lycorin), 등 여덟 가지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구토 작용을 일으킨다.
또한 알뿌리는 거담, 이뇨, 소종, 최토(催吐)에 효능이 있다. 적용 질환은 기침, 가래, 임파선염, 각종 종기 등이다. 말린 약재를 1회에 0.5~1g씩 200cc의 물로 달여 복용한다. 종기에는 생알뿌리를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 독성 식물이지만 알뿌리를 짓찧어 물속에서 잘 주물러 찌꺼기를 걸러낸 다음 다시 물로 여러 차례 씻고 가라앉히는 조작을 되풀이하면 독성이 제거되고 질 좋은 녹말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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