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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차와 약차

매화차

by 감사화 202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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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초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매화차를 만든다. 매화차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선뜻하려고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지만, 여러 과정을 거치고 나서 완성된 매화차를 한 병 만들어 들 때의 뿌듯함과 가족들이나 친지들과 함께 매화차를 우려 마실 때의 그윽한 향과 빛깔 나아가 특별한 분들에게 매화차를 나눌 때의 기쁨을 생각하면 매화가 필 때면 다시 꽃바구니를 챙기고 텃밭으로 나선다.

다른 차들도 그렇겠지만 매화차 만들기는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뒤따른다. 먼저 매화 꽃봉오리를 채취하는 일부터, 따온 매화 꽃봉오리를 손질하는 일, 매화 꽃봉오리를 덖기 위해 전용 건조기에 꽃봉오리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일일이 손을 봐야 하는 일, 어느 정도 건조가 되면 여러 번 뒤집으면서 완전히 건조하는 일, 완전히 덖어진 다음에 깨끗한 병에 밀봉하는 일까지로 매화차가 완성된다.

그런 다음에 매화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맑은 물을 끓여서 용기에 따르고 적당한 양의 덖은 매화를 넣고 우려낸다. 2 ~ 3분 정도 지나면 노란 매화차가 만들어지면서 꽃봉오리들이 다기 속에서 활짝 피어나고, 매화를 감상하면서 그윽한 향기까지 음미한다. 찻잔에 우려낸 매화차를 입안에 한모금 머금으면 매화와 함께 매화 향기까지 온몸으로 따뜻한 기운으로 퍼져나감을 알게 된다. 그래서 옛날부터 많은 선비들이 매화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어림짐작을 해본다.

이렇듯 매화차를 만들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화 꽃봉오리를 채취할 때의 고혹적인 자태와 그윽한 향기이다. 꽃봉오리의 꽃잎도 순백색이 있는가 하면 옅은 연두빛이 감도는 흰색과 옅은 분홍색 및 다소 짙은 분홍색도 있고 옅은 미색이 감도는 흰색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색들이 어우러진 꽃봉오리를 모아 놓으면 그것만으로도 환상적인 한 폭의 동양화와 같다. 거기에다 꽃봉오리를 따면서 손끝에 묻어나는 매화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꽃받침 제거 작업을 할 때 손끝에 전해지는 매화 꽃봉오리의 부드러움과 눈과 코를 통해 전해지는 향기이다. 꽃봉오리를 채취할 때는 바삐 눈과 손이 움직이다 보니 자세히 꽃봉오리를 볼 겨를이 없었지만, 꽃받침을 제거할 때는 꽃봉오리 하나하나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꽃봉오리 뒤에 달리 꽃받침을 떼내어야 하기 때문에 매화 꽃봉오리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그때 보게 되는 꽃잎은 순수 그 자체라 눈이 부시다.

셋째, 손질한 매화 꽃봉오리를 전용 건조기에 넣고 덖을(건조할) 때의 꽃봉오리가 변화하는 모습과 더할 나위 없는 향기이다. 몇 시간 간격으로 꽃봉오리가 어떻게 모습이 바뀌는가를 관찰해보았는데, 꽃봉오리 원래 색상은 그다지 변하지 않으면서 물기가 사라지면서 바싹바싹하게 말라가는 모습이 신기하고, 꽃봉오리가 건조되면서 사방으로 퍼지는 향기가 거실을 온통 매화 향기로 가득 채워져 취할 정도가 된다. 점차 양은 반으로 줄지만 그 아름다움과 향기는 그대로 간직된다.

넷째, 완성된 매화차를 뜨거운 맑은 물에 우릴 때의 조금씩 피어나는 고운 자태와 코를 자극하는 그윽한 향기이다. 처음에는 꽃봉오리 였다가 점차 물속에서 저절로 꽃을 피워가는 매화의 모습을 보면 슬로비디오를 보는 것 같아 절로 탄성이 난다. 거기에다 감춰두었던 향기까지 주변을 짙게 물들게 하는 마력에 어질어질하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꽃봉오리가 물 위에서 아래쪽을 향하며 조금씩 피어나다 완전히 피고 나면 점차 물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은 몽환적이다.

다섯째, 그렇게 노랗게 우려낸 매화차를 마실 때 입안에 감도는 매화차 맛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향기이다. 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전혀 거부감이 없고, 입안 가득 배여 드는 아릿한 맛과 함께 은은하게 전해오는 향기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찻잔에 갓 따온 활짝 핀 매화 한 송이까지 띄워 놓으면 신선도 부럽지 않은 최상의 차가 된다. 매화는 꽃도 좋지만 이렇게 꽃봉오리로 매화차를 만들어 마시니 매화가 더욱 친근감을 느끼껴지고 아낄 수밖에 없다.

매화차의 효능은 보통 몸과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해주며, 폐의 기운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한다. 나아가 소화기 기능을 조화롭게 하여 기능을 정상화시키며 간장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고 독성을 없애며 담을 삭혀 주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매화꽃이 다량 함유하고 있는 항상화 성분들인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카테킨 성분이 풍부하여 노화 방지, 피부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매화차를 만드는 과정을 차례대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1) 매화 꽃봉오리 손질하기(꽃받침 제거하기)

<꽃받침을 제거한 뒤의 여러 가지 색상이 어우러진 싱싱한 매화 꽃봉오리>

(2) 손질한 꽃봉오리를 덖기(건조시키기)

<전용 건조기에 갓 올린 손질한 매화 꽃봉오리>
<확대시켜 본 아름다운 매화 꽃봉오리>
<8시간 정도 덖은 매화 꽃봉오리>
<다시 13시간 뒤의 매화 꽃봉오리>
<다시 6시간 뒤의 완성된 매화 꽃봉오리>

(3) 완성된 매화차 우리기

<다기에 우리기 시작한 매화차>
<다기 아래쪽으로 가라앉으며 활짝 피어난 매화>
<다기 윗쪽에서 기품있게 피어난 매화>

<다기 아래쪽에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매화 꽃봉오리>

<다른 받침을 갈아서 장식해 본 매화차>
<다기 아래쪽에 무더기로 피어난 매화>
<보기만 해도 맛과 향기 나아가 멋까지 느껴지는 매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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