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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풀 그리고 차/꽃차와 약차

구기자꽃과 차

by 감사화 202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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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구기자(枸杞子, 구기자나무의 열매)를 따서 말린다. 올해는 제대로 구기자나무를 관리하지 못하여 거의 구기자 열매를 수확하지 못했지만, 얼마 전에 조금 따서 말리고 있다. 어릴 때 고향집 우물가 무궁화나무 아래에 구기자나무가 있었는데, 꽃은 여름 내내 피어도 작아서 눈이 가지 않은 것 같고,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자그마한 주황색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때는 그것이 구기자인 줄도 몰랐었다. 구기자나무는 삽목을 하면 잘 자라기 때문에 봄에 새싹이 돋아나기 전에 20 ~ 30cm 정도 길이로 잘라 심으면 이내 뿌리를 내린다. 또한 번식력도 강하여 쑥쑥 가지를 뻗치고 자라 연보라색 꽃이 피고 이내 열매가 열린다. 꽃도 꽃이지만 익은 구기자도 예쁘다.

<꽃잎을 젖히고 힘차게 피고 있는 구기자꽃>

재래종 구기자나무는 열매인 구기자가 작은 편(타원형으로 길쭉한데, 보통 길이가 1 ~ 1.5cm 정도)이지만 최근에는 재래종보다 몇 배가 되는 제법 큼직한 구기자가 열리는 구기자나무도 있는 것 같다. 몇 해 전에 몇 그루를 구입하여 텃밭에 심었는데 작년까지 우리 집에서 먹을 만큼은 수확을 했었고, 재래종 구기자나무도 함께 구해서 심었더니 토질이 좋아서 그런지 원래 있던 자리의 구기자보다 두 배는 더 큰 것 같았다. 제법 많이 수확을 했다고 해도 건조를 시키면 반에 반도 되지 않게 납작하게 줄지만, 차로 우리면 마시기에도 순하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여, 겨울에는 생강차와 함께 따끈하게 끓어 자주 마시는 편이다. 구기자는 날 것을 그냥 먹어도 달짝해서 먹을만하다.

<가을 햇살을 맞으며 탐스럽게 영글어 있는 구기자>

구기자를 따오면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뒤, 햇볕에 말리다가 마지막에는 전용 차 건조기를 사용하여 완전히 말린 뒤에 밀봉을 해두었다가 조금씩 차로 우려 마신다. 지금까지는 구기자나무가 자라는 대로 그대로 뒀는데, 그러다 보니 가지가 마음대로 뻗어나가 아로니아 나무나 매실나무까지 걸치고 있는데, 내년 봄에는 1m 이내의 길이로 잘라 가지런하게 키워볼까 한다. 구기자꽃은 별 모양의 작은 연보라색으로 가지에 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고상하게 보인다. 원래 구기자는 장수 약재로 하수오와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구기자꽃의 꽃말은 희생, 관심, 기억이라 한다. 구기자나무에 주황색의 구기자가 주렁주렁 매달려 서산으로 지는 햇살을 받아 더욱 붉게 보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수확해 온 구기자를 건조시키고 있는 모습>
<거의 건조가 끝나가는 구기자>
<저무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잘 영근 구기자>

다음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나오는 구기자와 구기자나무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구기자는 가지과에 속하는 구기자나무의 열매이고, 구기자나무는 낙엽성 활엽관목(闊葉灌木: 넓은 잎의 떨기나무)으로 줄이 처져 있는 줄기는 보통 1∼1.5m 정도이고, 작은 가지가 변한 가시가 있는데, 없는 것도 있다. 잎은 털이 없고 어긋나며 여러 개가 모여 나고, 톱니가 없는 난형(卵形) 또는 난상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잎자루는 1㎝쯤 된다. 6∼9월에 자줏빛 꽃이 잎의 겨드랑이에 1∼4개가 피며, 화관(花冠: 꽃부리)은 통상종형(筒狀鐘形: 대롱처럼 속이 비고 종처럼 생김)이고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다. 열매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장과(漿果: 살과 물이 많고 씨앗이 있는 열매)이고, 10·11월에 붉게 익는다. 길이는 10㎜, 지름은 5㎜정도이다. 처음에는 달콤하나 나중에는 쓴 맛을 낸다.

건조했을 때에 겉이 쭈글쭈글하고, 속에는 많은 씨가 들어 있다. 씨는 편평하고 콩팥 모양이며, 지름이 약 2㎜ 정도이고 황백색이다. 열매의 모양과 색깔이 예쁘고 작아서 고서에는 ‘괴좃나무여름’이라고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남도 청양군이 집산지이다. 성분은 베타인(betaine)·제아잔틴(zeazanthin)·카로틴(carotene)·티아민(thiamine), 비타민 A·B1·B2·C 등이 함유되어 있다. 동물을 실험한 결과, 베타인 성분은 생체내 대사 물질의 하나인 친지질물질(親脂質物質: 지방에 가까운 물질)로 밝혀졌다. 간장에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간세포의 신생을 촉진하며, 혈압을 내려주는 작용도 한다. 약성(藥性)은 평범하고 독이 없다.

효능은 만성 간염과 간경변증 등에 복용하면 염증이 제거되고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생식 기능이 허약해서 허리과 무릎이 저리고 아프고, 유정(遺精)과 대하(帶下) 등의 증상에 유효하다. 안과 질환으로 인한 시력 감퇴 등에 효과가 있고, 노인의 백내장 초기 증상에 응용한다. 구기자를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이 왕성해지며, 다리와 허리 등의 힘이 강해지고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구기차(枸杞茶) 또는 구기주(枸杞酒)로 이용한다. 열이 있는 사람에게는 투여를 금한다. 한방에서는 강장제로 사용되고, 대표적인 처방으로 기국지황환(杞菊地黃丸)이 있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 의하면 구기자의 성분은 베타인, 베아크산틴, 카로텐, 티아민, 비타민A, B1, B2, C 등이 함유되어 있어, 그 효능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강장제, 해열제로 허리 요통에 쓰인다. 구기자뿌리 껍질은 지골피(地骨皮)라 하여 한방에서 소갈, 오한 등의 해열제로 이용된다. 1800년 전 후한시대에 저술된 『신농본초경』에서는 상약(上藥), 즉 무독한 것으로 인삼과 구기 등을 들고 있다. 『본초경』에서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근골을 단단하게 하며 몸이 가벼워져서 늙지 않고 더위와 추위를 타지 않는다고 소개되어있다. 민간에서는 구기차 또는 구기주로 이용한다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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